'잠수소년' 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 글을 씁니다.

솔직히 이 정도 문제제기가 뭐 죽창감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닉네임을 거명하고 쓸 수 있는 탭이 여기밖에 없어서요. 그렇다고 주어 없이 비판하면 전달이 안 되니 무의미한 글이 되겠고요.

그러니 탭이 흉흉하다고 괘념치 마시길 바랍니다. 양해를 구합니다.

응원 방식에 대한 생각이야 당연히 다를 수 있고, 비판 걸개와 야유라는 표현에 대한 감정 또한 누구나 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장 저도 강원전은 걸개 직접 보면 너무 가슴아플 거 같아서 못 갔거든요. 그래서 선생님의 생각이나 방향만으로 화가 났다곤 말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 댓글은 제가 참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갔습니다. 그래서 따로 글을 써 왜 화가 나서 부정적 반응을 남겼는지를 소명하려고 합니다.

먼저 제가 아는 한 응원단과 팬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응원단은 FC서울로 예를 들면 치어리더나(넓게 보면 장내아나운서도 포함될 수 있겠죠) 타종목의 응원단장 등 구단에서 고용해서 응원 및 홈구장의 분위기 환기를 담당해 주시는 분들을 지칭합니다. 그분들이 담당 팀을 팬만큼 좋아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고용됐어도 팀에 충성할 수 있는 거죠. 오히려 소속감이 더 클 수도 있는 거고. 다만 핵심은 그분들은 구단과의 계약관계로 우리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기에, 경기를 못하거나 운영을 파행적으로 해도 비판 의견을 남길 수가 없다는 겁니다. '그게 응원단인가?' 하시기 이전에 응원단은 애초에 그렇게 할 수 없어요. 잘릴 걸 각오한 게 아니고서야.

그리고 그게 응원단과 팬이 다른 가장 근본적인 지점입니다. 팬은 매 경기 돈을 쓰고 구단의 경기에 입장하는 사람들이고, 당연히 비판할 권리가 있습니다. 더구나 매 해 300억을 쓰고 전현직 국가대표가 다수 포함된 팀이 4년째 6등도 하지 못한다는 건 굳이 축구나 스포츠만이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나 비판받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비판은 팬의 권리이자 어쩌면 의무입니다. 누가 봐도 잘못된 길을 가는데 바로잡을 사람이 없다면 내년엔 AGAIN 2018이 터지거나 더 끔찍한 시즌이 될 수도 있겠죠. 그것만은 막고파서 하는 절규를 무슨 의무방기이자 못 할 짓으로 이야기해서야 되겠습니까?

우리는 단지 이 팀이 못했다고, 꼴보기 싫다고 야유하고 장문의 비판 걸개를 준비한 것이 아닙니다. 운영비는 최상위권이면서 성적은 4년째 중상위권도 되지 못하는 이 팀에 위기의식이 있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더 크게 몰락해도 이상할 것 없기에 다음을 위해서라도 질타하는 것일 뿐입니다.

말씀처럼 내년 우승을 위해 으쌰으쌰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으쌰으쌰가 '오직 응원' 이어선 곤란한 게 지금 팀 상태입니다. 이미 그렇게 했잖아요? 3년 동안 강등위기를 겪었어도, 직전 해 9위(10위부터 승강전입니다)한 감독님을 구단이 재신임했어도, 반 년밖에 못 있을 게 입단 시기부터 확실했던 황의조가 나갔다고 월간 성적이 바로 강등권을 찍어도 우리는 믿고 응원만 했습니다. 이 성적 내고 이렇게 시즌 치르고 평균관중 1위할 수 있는 구단이 서울 말고 대한민국 프로스포츠 전체에 존재할 순 있을까요? 그렇게 응원한 대가가 '리하위'인데, 응원만 한다고 뭐 달라질 게 있겠습니까. 우리의 야유는 걱정이고 절박함입니다. 부정적 반응이 나온 배경에 대해선 함구하면서 우리를 질 때는 집에 가는 가짜 지지자로 둔갑시키려 하지 마십시오.

단어를 응원단이라고 잘못 선택하셨지만, 저 댓글엔 '니들이 그러고도 팬이냐?' 는 뜻이 맥락상 들어갔으리라 추측합니다. 같은 서울 팬이고 그러면 동지니까 똑같이 되돌려드리진 않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엔 같은 팬에게 그런 타인의 존재 이유를 지우는 말씀은 하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