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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서울팬의 펜][02] 우리는 마땅히 화낼 부분, 자랑스러워할 부분, 우려할 부분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Seoulite title: POTM3 나상호Seoulite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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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약간 당연할 수도 있는 얘기지만 혹시라도 모르는 서울팬을 위해서 "평균 객단가""평균 관중수"에 대해 설명해볼게. 댓글로도 적었지만 서울팬들이 각자 나름대로 생각해봤으면 하는 내용이라서. 물론, 이미 다들 어느 정도 아는 내용일거야.

 

시즌이 끝날 때마다 연맹과 언론을 통해 발표되는 "평균 객단가""평균 관중수"는 흥행경쟁력의 양대 지표야. 전자는 흥행경쟁력의 질적인 부분을 나타내고, 후자는 흥행경쟁력의 양적인 부분을 나타내. 하나씩 설명할게.

 

 

2.

"평균 객단가"(이하 "객단가")관중 1명이 경기 하나 보는 데 내야하는 돈을 말해. 돈을 벌어들이는 구단 입장에서는 거꾸로 말해 경기 하나 운영할 때마다 관중 1명으로부터 걷는 돈을 말하지. 객단가는 흥행경쟁력의 질(quality)을 보여줘. 객단가가 낮으면 아무리 많은 관중들이 와도 막상 구단이 벌어들이는 총 관중수입은 관중수 수준을 따라잡지 못해. 매북이 대표적인 예야. 걔네 이번 시즌에 관중수 1위했다고 자위하는데 총 관중수입이 우리한테 한참 밀리잖아 (서울 2,953,347,500원 vs. 매북 1,873,842,574원 = 11억 원 가량의 차이). 객단가가 서울 수준을 따라오지 못해서야. 이건 곧 매북의 1경기가 지닌 값어치가 서울의 1경기가 지닌 값어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걸 의미해. '18시즌 서울 경기력 눈썩는 수준인데 매북의 1경기보다 서울의 1경기가 더 값어치 있다고?!'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건 시장이 평가하는 서울의 1경기 값어치를 말하는거야. 생각해봐. 어느 날 갑자기 전남에서 객단가를 높인다고 시즌권 가격을 50% 올렸다고 쳐 봐 (그래야 서울 N/E석 전 경기 시즌권 가격이랑 같아짐). 전남 팬층이 그걸 견딜 수 있을까? 아님 우수수 떨어져 나갈까? 시장이 평가하는 값어치라는 건 별 게 아니라 그 가격을 매겨도 팬층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의 가격을 말해. 매북이 평관수가 많다지만 막상 티켓값, 시즌권 가격을 올렸을 때 늘어나는 수익 증가분이 평관수 하락으로 인한 수익 감소분을 버틸 수 있는지 장담할 수 없는거야. 그렇기 때문에 이거 자체가 FC서울이라는 브랜드가 지닌 가치를 간접적으로나마 드러내는 지표이기도 해. 마치 유명 브랜드의 가격 인상에 대한 인내심이 듣보잡 브랜드의 가격 인상에 대한 인내심보다 큰 거랑 비슷하달까. (참고로 이번 시즌 FC서울 객단가는 11,981원, K리그1 전체 객단가는 7,326원, K리그2 전체 객단가가 4,162원이야.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EPL은 객단가가 거의 10만원에 육박해.) 시즌 말미에 서울이 K리그 승강PO 가면서 어떤 정신 나간 "연합군" 팬들이 "K리그2의 흥행을 위해 서울 강등을 기원합니다"라고 했는데 서울 빼면 K리그1 흥행력 폭망하는 건 서울팬만의 망상이 아니라 팩트야. 수원이 이제서야 겨우 객단가 1만원 선 돌파했는데 이미 서울은 2016년부터 객단가 1만원 돌파해서 K리그1 전체 객단가를 멱살 잡고 끌어올리고 있었던거지.

 

"평균 관중수"(이하 "평관수")경기 하나당 몇 명의 관중이 오는 지를 말해. 물론 연맹에서 평관수 측정 기준을 유료관중으로 한정했으니까 언론에서 평관수라고 하면 유료 평관수를 말하는 거지. 평관수는 흥행경쟁력의 양(quantity)을 보여줘. 비인기 K리그 구단들이 불편해해서 얘기하지 않는 주제 중 하나인데, 현대축구에서 관중수는 곧 권력이야. '응? 뭐라고? 돈이 아니라 관중수가 권력이라고?'라고 생각할거야. 맞아. 머니 게임의 중요성이 커진 현대축구에서는 돈이 곧 권력이야. 근데 돈이 아무데나 향하지는 않아. 돈은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곳으로 향해. 그게 자본주의의 이치고, 현대축구도 결코 이 이치에서 벗어나 있지 않아. 그럼 돈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으려면? 단순하게 생각하면 평관수랑 총 관중수입은 비례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평관수가 많은 구단으로 향하겠지. 총 관중수입이 아니라 구단이 갖는 "브랜드 가치"가 돈을 벌 수 있다면 브랜드 가치가 높은 구단으로 향할 것이고. 그런데 "브랜드 가치"는 결국 구단의 팬 수가 누적되면서 쌓이는 거니까, 완전하게는 아니더라도 대략적으로 '그래서 어디가 브랜드 가치가 높은데?'도 결국 '어디가 평관수 많냐?'로 치환돼. 지금 서울이 가장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은 평관수 회복이야. 연변의 그 분과 성남의 그 분이 합작한 결과 서울의 유료관중 평관수는 2017년 13,969명에서 2018년 11,566명으로 폭락했어. 다시 말하지만 이건 유료관중 기준이야. 전체 평관 기준으로 하면 감소폭은 더 크겠지. 무료관중도 2018 시즌 경기는 보러 오고 싶지 않을테니까 평관수가 폭락하면 어떻게 되는지는 우리의 승점자판기를 보면 돼. 승점자판기 친구들은 2017년 7,912명에서 2018년 6,709명으로 감소했어. 2000년대 후반,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평관수에서는 호각을 이뤘던 승점자판기가 빠른 속도로 맛이 가고 있는거지. 그리고 수원이 K리그에서 인기구단이라는 건 팩트만 놓고 봤을 때 이제는 틀린 말이야. 그나마 저쪽에 남아있는 6,709명의 팬들은 충성도가 높아서 저쪽 구단에서 1만원대의 객단가를 뽑아낼 수 있었지만, 평관수 추이가 하락 일변도라면 총 관중수입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저쪽은 객단가를 높일 수밖에 없어. 객단가를 높이는 건 충성도가 낮은 팬부터 솎아내는 거고. 완전 악순환 그 자체지.

 

 

3.

자, 그럼 지금까지 설명한 걸 바탕으로 제목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가 마땅히 화낼 부분, 자랑스러워할 부분, 우려할 부분을 구분해보자고.

 

우선, 우리가 마땅히 화낼 부분. 시장에서 평가하는 FC서울 1경기의 값어치, 즉 객단가가 FC서울팬들이 체감하는 값어치랑 괴리감이 커지고 있어. 위에서 적은 것처럼, FC서울이 객단가를 높이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한 결과 1만원대를 처음으로 돌파했던 게 2016년이야. 2016년이 어떤 해인지는 다들 기억하지? "최용수 1기 축구의 정점", "서울만의 아름다운 축구의 표상"이라는 극찬을 받는 시즌이잖아. K리그1에서 우승하고, FA컵에서 준우승하고, ACL에서 4강까지 가는 준수한 성적은 물론이고. 이 때 FC서울의 1경기 값어치가 1만원인 게 돈 아깝다고 생각할 서울팬이 있을까? 당연히 없을거라 생각해. 문제는 객단가는 1만원대를 찍어서 비슷한 수준으로나마 유지되고 있는데, 팬들이 체감하는 값어치의 중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력이 꾸준히 저하되면서 객단가랑 현실의 괴리감이 커지고 있어. 세상 대부분의 물가가 그렇듯, 한 번 오르면 쉽게 안 내려오잖아? 그러면 구단은 객단가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뭐가 됐든 (경기력이 아니여도) 서울팬들이 경기당 체감하는 값어치를 충족하기 위해 경기 외적인 거에라도 신경써야해. 각종 장외 이벤트, 팬파크와 푸드파크도 여기에 포함되겠지. 그치만 2018 시즌에 드러났듯이 경기력이 빠른 속도로 떨어질 때 경기 외적인 걸로 값어치를 유지하려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해. 이게 드러난 이상 구단이 가장 본질적인 부분인 "경기력 회복을 통한 FC서울 1경기가 갖는 값어치의 회복"에 힘쓰지 않는다면 서울팬들은 마땅히 화낼 수밖에 없어. 이 지점 넘어서부터는 우리가 오히려 손해본다는 인상을 은연중에 갖게 될테니까. 그렇다고 객단가를 낮추라는 것에도 동의할 수 없어. 그건 오히려 구단이 스스로 자신의 값어치를 낮추는데 동의해버리는 셈이 되니까 팬 입장에서는 괘씸한 거지. 상품을 개선해서라도 가격에 걸맞는 상품을 내놓으려고 노력하지 않고, 상품 개선을 포기하고 그냥 가격을 낮춰버리겠다는 거니까.

 

다음으로, 우리가 자랑스러워할 부분. 한 줄 요약이 가능해. K리그에서 "유일하게" 객단가 1만원대 돌파평관수 1만명대 돌파를 할 수 있는 구단이란 점. 프로축구도 결국은 스포츠"산업"이야. 산업으로서의 경쟁력, 즉 자생력에 대한 고민의 끈을 아예 놓을 수는 없어. 그리고 많은 K리그 구단들이, 아니 사실상 4~5개 인기 구단 제외한 나머지 구단 전부 이 부분에서는 낙제점이야. 이걸로 인해서 K리그가 욕먹어도 나는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해.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K리그 구단들이 나아가야 될 방향을 어찌되었든 현실에서 실현하고 있는 구단이 단 하나라도 있다는 점은 우리가 FC서울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겨 마땅한 부분이야. 매북은 아직 객단가 증가 시 평관수가 얼마나 나가떨어질 것인가라는 시험을 치른 적이 없고, 자판기는 평관수랑 객단가를 등가교환한 셈이니 흥행경쟁력에 있어서 선도하는 구단이라고는 할 수 없어.

 

마지막으로, 우리가 우려할 부분. 위에 이미 적었지만 서울이 가장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은 평관수 회복이야. 자칫 잘못하면 "수원식 악순환"(관중 감소 ☞ 총 관중수입 유지 위해 객단가 인상 or 비용절감을 위해 스쿼드 질 저하 ☞ 관중 감소)에 빠질 수 있어. 욘스가 최근 인터뷰들에서 팬들을 경기장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것을 강조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거야. 위에서 적었지만 현대축구에서 관중수는 곧 권력이야. 이미 우리 평관수 2017년 13,969명에서 2018년 11,566명으로 떡락했어. 위험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팬들은 바보가 아니야. 마땅히 화낼 부분에서 말했듯이, 객단가로 대표되는 표면적인 값어치가 팬들이 체감하는 값어치랑 괴리가 존재하는 한 평관수 감소 추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거야. 그래서 설런트가 비전을 갖는 것이 중요한 거지. 오픈 트레이닝을 주기적으로 열든, 개쩌는 스쿼드를 영입하든 지지고 볶아서 평관수 회복하고 나아가 평관수 2만명대, 3만명대로 나아가려고 노력해야 해. 그러면 또 모르지. 수요량, 즉 평관수가 아예 어나더 레벨이 되면 객단가를 또 올릴 수도 있고, 서울은 그렇게 계속 한국프로축구 산업을 선도해나갈 수도 있는거고.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구단이 아주 중요한 기로에 서있는건데 설런트가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우리가 우려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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