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뻘글) 수원팬들의 심정
뭐 사실 스포츠라는게 각자 응원팀은 다르지만 팀을 대하는 심정은 비슷비슷하잖아?
경기장안에서는 너죽네 나죽네 하고 슈퍼매치땐 서로 강등콜해도
결국 경기 끝나고 양재역 내려서는 순간엔 우리는 아무도 관심가지지 않는 인기없는 개축팬이라는 글을 언젠가 본적이 있음
결국 개축판에서 응원가만큼이나 상대 팀 팬들 심정을 잘 아는게 라이벌팀이라고 생각됨
그런의미에서 지금 수원팬들의 심정을 뻘글로나마 써봄
내가 만약 수원 삼성팬이라면 슈퍼매치 직관 이후 짜릿한 승리에 도취됐을꺼임
'됐다' '이건 잔류다'
마음 한 구석엔 강등의 공포로 억눌려 있었는데
슈매 끝나고 카니발때 잠시마나 잊으며 즐거워 했겠지
그리고 집에와서 게시판을 보면서 망상을 했을꺼임
'가만보자... 올 시즌 3전전패 했던 서울상대로 원정승?
그런데 다음 경기가 올 시즌 단 한번도 수원을 못 잡은 강원? 그것도 빅버드에서?'
내가 수원팬이라도 쉽게 강등을 생각하진 않았을꺼임
아무리 내려놨다 내려놨다 너스레 떨어봐도 쉽게 내려놨겠음? 마지막 경기가 2.5만명이 온걸 보면 걔네는 끝까지 못 내려 놓은거야
강원만 문제 없이 잘 잡고 현실적으로 연패중인 수원fc를 생각한다면 최종전엔 순위가 뒤 바뀔꺼라고 생각했을꺼임
슈매도 이겼겠다 연승도 하겠다 펨코 게시판도 서울 팬들이 다 나갔으니 무주공산이겠다
본인들 판이고 사기는 오르고 세상이 다 수원삼성편이라 착각했겠지
그러니 당연히 만만한 서울팬들 게시판에서 패면서 한편으론 팀의 위기상황에서도 우리는 끝까지 응원한다는 낭만으로 팀을 포장 한 뒤
최종전을 당연히 이길꺼라 자만한 수원팬들은 카드섹션 꽃가루 연막등등을 준비했겠지
강원만 잡았으면 역대급 잔류 팬 역대급 낭만 팬으로 포장 할 수 있었으니까
근데
비겨버렸네?
거기에 수엪은 제주랑 비겼네?
어? 강등이네?
아니 빅버드 1층 매진에 2.5만명이 왔는데?
마음속 한구석에 있던
애써 모른체 하던 강등이란 공포를 슈퍼매치에서 다 없애버리고
강원을 잡은 뒤 역대급 생존왕과 낭만으로 가득찬 팀과 팬으로 남을꺼라는 망상이 마지막 순간에 산산히 부서졌지
어? 이게 아닌데?
우리는 낭만의 팬들이 모인 수원삼성 팬인데?
강원잡고 작년처럼 플옵가서 잔류를 해야 게시판에서 낭만팀 국내 최고의 서포터즈를 가진팀으로 포장을 하는데?
마지막엔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 했을텐데
이 팀은 끝까지 희망고문만 엄청나게 하다가
90분간의 엄청난 응원끝에 강등이라는 나락으로 떨어진거야
그 90분간 수원이 강등 당할꺼라고 수원팬 누가 생각했겠어
난 강등 직후 빅버드의 그 긴 침묵이 증거라고 본다
수원이 강등 당한다는걸 마지막까지도 못 받아 드린거지
그래도 하늘은 수원편이라 생각했던 그 끝에
강등이라는 잔인한 현실이 긴 침묵을 만들었다고 봄
추천인 164
댓글은 회원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