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호가 뛰는 곳, 마치다를 알아보자!

 

 

마치다시는 인구 43만 명의 중소도시로, 도쿄 시내와는 30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변두리라는 지역적 특성과 많은 양아치들로 인식이 안 좋았지만, 그만큼 집값이 저렴하다는 점이 젊은이들에게 장점으로 작용하면서 현재는 나름 번화가가 됐습니다. (일본판 노원구) 

도쿄 시내와의 연계가 좋고, 전철 오다큐선을 타면 30분 내외로 빠르게 신주쿠에 갈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포켓몬스터>를 개발한 타지리 사토시가 대표적인 마치다시 출신 인물입니다.

곤충을 잡으며 어린 날을 보낸 이곳이 태초마을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하네요. 

 

 

 

 

 

 

 

[마치다 젤비아의 '젤비아'는 무슨 뜻일까?] 

 

 

느티나무의 영어 명칭인 '젤코바'와 사루비아꽃의 합성어입니다.  

 

 

 

 

 

 

 

[FC 마치다 젤비아] 

 

 

FC 마치다 젤비아는 2023시즌 J리그2 1위로 구단 역사상 최초의 우승, 최초의 승격에 성공했습니다. 

항상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7년 연속 2부에 머물렀던 고시낭인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외국인 공격수 에릭 리마와 미첼 듀크를 앞세운 전력은 시즌 개막 직후의 6연승으로 검증됐고, 일왕배 축구대회에서 J리그1 준우승팀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1 - 4로 부수는 이변도 보여줬죠. 

하위권 팀들의 집중 수비에 고전하던 때도 있었지만 11라운드부터는 그대로 1위를 유지했고, 리그 마지막 5경기도 5연승으로 마무리하면서 그야말로 맛있는 시즌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마치다는 좋은 성적에 여유를 부릴 수 없는 승격팀. 

시즌이 끝나자마자 여러 명의 재계약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거취가 정해지지 않은 선수들이 많은 관계로 2024시즌 스쿼드 구상이 미궁 속에 있습니다.

주전 선수들을 최대한 지켜보고, 상위권 팀들에게 제안이 온다면 많이 받고 팔아야 하는 1부에서의 도전이 시작됐습니다. 

 

 

 

 

 

 

 

[쿠로다 매직] 

 

 

25세부터 감독 생활을 시작한 UEFA PRO 라이센스 보유자. 

 

1994년부터 2022년까지 28년 동안 아오모리 야마다 고등학교 축구부 감독직을 맡아왔고, 프로팀 감독 1년 차인 2023년에 마치다를 J리그1으로 승격시킨 비현실적인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 축구계에서는 이미 명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분위기랍니다. 

 

쿠로다 고 감독은 빠른 공수 전환을 중요하게 여기고, 기본적으로 많은 활동량이 요구되는 4-4-2, 3-4-3 포메이션을 사용하면서 상대 팀의 자세에 따라 포메이션과 선수를 적절하게 바꿔가는 모습을 2023시즌에 보여줬습니다. 

 

(나상호 선수가 감독의 입맛에 맞았기를!)

 

 

 

 

 

 

 

[마치다 GION 스타디움] 

 

 

기업명을 뺀 원래 이름은 '마치다 시립 육상 경기장'입니다. 

 

갑자기 서울 이랜드가 자기네 경기장을 '레울 파크'라는 다소 오글거리는 애칭으로 부르는 게 생각이 나네요.

이랜드도 그냥 명명권 따지? '서울 이랜드 스타디움' 하면 거부감도 없고 얼마나 좋아!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경기장은 청주종합운동장보다 약간 더 작은 15,489석의 규모입니다. 

K리그는 관중 수 증가와 시야 확보 차원에서 가변석을 세우는 추세인데, 육상 성적이 좋은 곳답게 육상 트랙을 존중해주고 있습니다. 

 

마치다 홈 경기를 관람할 생각이 있다면 빠르게 예매를 하는 게 좋겠고, 이쯤에서 2024시즌 북념글을 하나 예상해 볼까요? 

 

제목 : <마치다에서 북붕이 봄 ㄷㄷ> 

내용 : (대충 나상호 유니폼 입은 등짝 보여주는 사진) 그거슨 본인이었던 거시야~ 

 

 

+  경기장 인근 철도역은 없으며, 시내에서 경기장까지의 접근성은 떨어지는 편입니다. 

 

 

 

 

 

 

 

[나짱에게] 

 

 

 

게임 캐릭터 닉네임을 '나상호'로 지을 정도로 서울에 오기 전부터 마음에 들었고, 나중에 정말 서울로 이적해줘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나상호가 짱'이라는 뜻의 별명이 있는데, 일본에서는 진짜 '나쨩'으로 불리겠네요. (웃음) 

FC도쿄에서는 백업 멤버였던 나상호 선수에게 때때로 해외 무대가 높은 벽처럼 느껴졌을 것이고, 이번에 마치다가 내민 손을 반드시 잡아야 했던 심정을 우리는 이해합니다.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바라며 도망치듯 왔던 성남과 서울에서 절정의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마치다 팬들도 위기에 강한 나상호 선수가 가진 실력을 의심하지 않을 겁니다. 

또 우리는 서울 선수로서의 나상호만을 소비하고 때려치는 것이 아닌, 인간 나상호로서의 선택을 지지하는 수호신이 아니겠습니까. 

 

박주영 이후 공격수 부문에 대들보가 없어보였던 갈증을 나상호 선수가 많이 해소시켜줬고, 성적이 안 좋았던 최근의 FC서울에서도 당신은 공을 잡을 때마다 모두를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나상호 선수가 자랑스럽습니다. 

이제는 도쿄의 축구왕이 되기를, 나상호 선수로 하여금 축구도시 마치다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설라칸타빌레] 

우타다 히카루 - Beautiful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