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자배구팀의 첫 번째 에이스 최홍석 선수가 오늘 별세했습니다.
지금은 남자배구를 안 봅니다. 같이 봤던 사람하고 헤어졌거든요.
차라리 그런 별것도 못 되는 이유로 애정하던 서울 배구를 놓은 게 다행같단 생각도 듭니다.
좋아했던 스포츠 하나를 끊는 게 작년 2월이 아니라 오늘이었다면,
이유가 시덥잖은 게 아니라 너무 아픈 거였다면 감당도 할 수 없었을 것 같아 그렇습니다.
고인은 드림식스로 시작됐던 서울 남자배구의 오랜 괴로움을 참아냈던 팬들에게 그런 커다란 선수였습니다.
창단과 동시에 10년 암흑기를 맞았던 서울 팀에서 소모만 되다가 전성기가 오니 떠나야 했던 비운의 선수기도 했습니다.
한 시대를 혼자 떠받친 선수가 마흔도 되기 전에 '양복 입고 장충에 돌아왔으면' 하는 IF조차 꺼낼 수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기억을 지우고 싶을 때 왜 자꾸 그게 가장 선명히 떠오르는 날이 오는 걸까요.
가장 각별한 사람은 왜 더 빨리 없어지는 걸까요.
비보와 아무 관계가 없는 팀의 공간이지만 믿기도 어렵고 착잡해서 주절주절 두들겨봅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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