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스포츠 스토리텔러 키성용] 명장들을 찾아가 질문을 던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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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한 달 동안 지내면서 두 가지 일을 했다. 초반에는 웨일스축구협회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코칭 A라이선스 수업을 받았다. B라이선스는 수료했고, A라이선스는 내년 7월까지 해야 한다. 내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 지 결정하지는 않았으나 코칭 라이선스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라이선스 수업을 받으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고,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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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고생한 보람
이번 여정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이번 한 번으로 모든 걸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 스텝을 위한 디딤돌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짧은 시간에 많은 경기를 보고 많은 감독을 만나면서 다음을 기약할 수 있었다. 축구는 짧은 시간에 만들 수 없다. 전술 주기화, 훈련 주기화라는 표현이 있듯이 적어도 한 달은 지켜봐야 감독이 팀에 철학을 입히는 자세한 것들을 관찰할 수 있다.
많은 감독에게 ‘다음에 오면 길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부탁했다. 모두 흔쾌히 ‘그렇게 해’라고 허락해 줘서 고마웠다. 다음 일은 아무도 모르지만, 그 대답만으로 힘이 됐다. 그리고 이런 대단한 사람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다. 힘들어도 직접 찾아가 만나야 하는 이유가 있다.
유럽 이곳저곳을 오가며 지난날의 나를 긍정하기도 했다. 내가 대단한 선수는 아니었지만 10년 넘게 유럽에서 뛰었기에 나를 아는 이들이 있었다. 그 때문에 인터뷰 요청이 더 수월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했을 것이다. 열심히 뛰었던 것을 조금이나마 보상받는 느낌이어서 뿌듯했다.
이제 나보다 더 대단한 후배들이 곳곳에서 뛰고 있어 더 든든하기도 했다. (손)흥민이와 (황)희찬이 그리고 (이)강인이 덕분에 너무 좋은 걸(훈련장, 경기, 생활 등등) 볼 수 있었고 편안하게 다닐 수 있었다. 다시 한번 그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20대에는 몸으로 축구했다. 튼튼한 몸을 믿고 뛰어서 고민이 많지 않았다. 이제 30대 중반이 되니 모든 상황이 더 궁금하고 고민스럽다. 배우고 싶은 열망은 점점 커진다. 내 축구인생 종착지가 어디일지는 모르지만, 계속해서 질문하면서 나아가고 싶다. (손)흥민이에게 다음에는 주제 무리뉴 감독을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 이번에 못 본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도 꼭 대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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