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럭키금성황소 축구단 구자경 초대 구단주 인터뷰
'85전략프로구단주에게 듣는다
성실한 매너 인화로 팀웍강화
'「소」처럼 저돌적이고 부지런할 겁니다'
최하위 반성「기록축구」역점
럭키금성축구단 구자경 구단주
85년은 소의 해다. 팀 마스코트가 황소인 럭키금성으로서는 을축년을 맞는 감회가 남다르다. 황소는 항상 부지런하고 온순하며 유사시에는 저돌적으로 지칠 줄 모르는 투지를 발휘하는 유익한 동물이다. 럭키금성축구단 구자경 구단주(럭키금성회장)는 『올해는 럭키금성의 해인만큼 황소에 날개를 달아 슈퍼그라운드에서 웅비의 나래를 펴 황소돌풍을 일으키겠다』며 결의에 차있다.
지난해는 6개 프로구단 중 최종주자로 출범,시행착오도 많았으나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한 한해였다.
구회장은 『프로구단 창설은 즉흥적으로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 막대한 투자가 수반되는만큼 상당기간 검토, 결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순풍에 돛을 달듯 순탄한 항진만을 바랄수는 없지만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운영으로 훌륭한 선수를 배출하고 세계무대에 도전하는 한국축구의 일익을 담당, 전축구애호인에게 사랑 받는 럭키금성팀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프로구단 기본운영목표를 밝힌다.
구회장은 이어 『특히 올해 축구단운영 방향은 지난 1년을 거울 삼아 정밀한 기록을 바탕으로 교육적 측면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한다.
프로팀 운영은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하는 만큼 손익계산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럭키금성팀은 기업의 선전효과를 전혀 고려치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높은 뜻에서 창설됐다.
『기업인으로서 홍보측면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겠으나 체육진흥과 우수선수양성이라는 측면을 우선 고려했읍니다. 사실상 럭키금성이 6개구단 중 제일 먼저 스포츠전문회사를 설립, 운영하는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하고있읍니다』
구회장은 간접적으로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을 강조하고있다. 럭키금성프로팀 창설로 얻은 것은 「럭키」와 「금성」이 분리되어 인식되어 오던 것을「럭키금성」으로 합치시켰다는 홍보효과를 최대치로 풀이하는 구회장. 축구단이 럭키금성 전가족에게 소속감을 심어주고 공동의 관심사를 유발하는 구심체역할을 한 것도 또 하나의 효과로 꼽는다.
지난해 럭키금성은 6개 프로구단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대부분 축구인들은 이를 사필귀정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선수·감독·구단의 사기가 중천해 있다. 럭키금성은 지난해 최하위의 성적에도 불구, 모든 선수의 연봉을 인상했다. 창 설당시 계약금과 연봉을 다른 구단에 준했었는데 대부분의 구단이 83년말로 연봉을 조정했었다. 럭키금성은 창단 만1년도 되지 않은데다 지난해 팀성적으로 볼 때 연봉인상은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다.
그러나 구회장은 『지난해 창설팀으로 비록 결과는 나빴다하더라도 경기마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에는 더욱 열심히 뛰어 좋은 성적을 올려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사기진작을 위해 전선수 연봉인상을 단행했읍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구회장은 소위 년봉의 적정기준이 어디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축구선수들의 가치척도가 전종목의 선수들이 받는 대우와 국민의 이해도,그리고 각계 전문직업인들의 소득수준 등을 망라해 종합적인 선에서 조정, 검토되어야한다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축구선수들의 가치척도는 타종목이나 전문직업인들과 공통점이 있다. 단지 역할과 영역,대상이 다를 뿐이므로 올해 연봉인상은 불가피했다고 설명한다.
구회장은 『올 동계훈련은 코칭스태프가 기획 실시하겠지만 기본지침은 우리기업의 사시인 인화를 바탕으로 팀웍을 강화하고 인화를 실전에 적용시키며 매 훈련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매너를 기르고 지키는데 역점을 두겠읍니다』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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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구자경 초대 구단주님 말씀대로 리그 참가 첫 해 꼴찌를 기록했던 럭키금성황소 축구단은 훗날 이영표, 박주영, 기성용과 같은 훌륭한 선수들을 배출해 세계무대로 진출시킵니다.
또한 구단을 이어받은 허창수 구단주님도 구자경 구단주님의 말씀과 궤를 같이하듯, 기업의 홍보보다는 체육진흥과 대중적 저변확대를 최우선시하여 구단명에 기업명을 넣지 않도록 결정합니다.
FC서울은 K리그 최초 평균 유료관중 2만명을 돌파하고 연이은 빅네임 영입으로 한국축구의 흥행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습니다.
이 인터뷰를 진행한 1985년, 럭키금성황소 축구단은 우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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