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레스토랑, 어라운드그린
나는 육식을 싫어하는 종류의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좋아하는 편일 것이다. 아울러 남의 식생활에 대해 힐난하거나 그런 종류의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가짜뉴스와 같은 궤도의 탈진실의 영역으로 사유를 확장하면서까지 아직 공격하지도 않은 타인의 채식에 대해 선빵식의 한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하지만 이런 내겐 가끔 참을 수 없이 채식이 당기는 날이 있다. 나물을 잔뜩 넣은 된장찌개라던지, 뭉글뭉글하게 쪄낸 연근과 당근, 마늘종이라던지.
육식을 좋아하는 만큼 채식의 매력 역시 느끼고 있어서, 가끔은 비건 음식을 찾아 인터넷을 뒤적거리기도 한다.
그러다 이번엔 친구가 찾은 장소가 한 곳 있어 같이 가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식당은 망원역과 합정역 사이에 위치해있다. 간판의 크기가 작아, 건물 앞까지 갔음에도 순간 찾지를 못했었다. 심지어 건물의 계단을 올라가면, 당황스럽게도 유리문이 아닌 철문이 닫혀 있어, 가게를 운영하지 않는 걸까 싶었다.
식당은 주인이 혼자서 식당을 운영하고, 주문은 벽면의 키오스크로 받는다.
식당 내부 인테리어를 말하자면, 목재 테이블을 중심으로활용해 빈티지와 판타지 사이에서 온화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들 속 주택의 어렴풋한 느낌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쉽겠다.
메뉴는 크게 파스타, 리조또, 피자로 구성되어있다. 친구와 나는 매콤한 버섯 파스타와 뿌리채소피자+연근 피자를 먹었다.
그동안 내가 경험한 비건 요리의 맛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최소한의 조리법으로 채소 본연의 들큼한 맛을 강조하는 맛, 다른 하나는 정반대로 토마토 등 산미가 강한 음식을 통해 간을 다소 강하게 해 화려함을 강조하는 맛. 해당 식당의 맛은 후자에 해당된다. 때문에 비건 음식에 대해 전자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경험을 안겨줄 것이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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