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인천은 왜 서로를 혐오할까?
경인더비라 불리며 라이벌리가 아닌 혐오로써 상대를 증오하는 지경까지 이르게된 서울과 인천의 관계에 대해 써보려합니다.
2004년 부산과의 첫 경기에 입문하여 20년간 서울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조금의 서울 편향성이 있음을 양해부탁드립니다.
1. 자격지심
<2023 스플릿 마감 직후 K리그1 평균관중>
서울은 GS를 모기업으로 삼는 기업구단으로 풍족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수많은 스타플레이어와 감독을 데리고 우승경력이 많은 팀이다.
나아가 수도를 연고지로 삼으며 최다 관중 기록을 석권할 정도로 열정적인 서포터즈를 거느리고 있다.
이는 미디어를 통해 모든 K리그 팬에게 각인되었으며, 관중과 성적을 모두 잡은 팀으로 타 팀의 공공의 적이 되었다.
인천은 모기업이 없는 시민구단으로 리그 준우승과 FA컵 준우승이 최고 성적일 정도로 서울에 밀리는 현실이다. '일당백'이라 자위하지만 평균관중 1만명이 목표일 정도로 비인기구단에 속하고 있다.
이는, 인접한 연고지를 갖고 있는 인천의 팬들에겐 자격지심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성적, 관중 등 모든 부분에 서울에 밀리기에 오히려 악으로 깡으로 서울과 접점을 만드려 하고 라이벌리를 강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 2006년 콕콕신 사건
<서울의 대응을 조롱하는 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이 생기기 이전 문학에서 진행 된 경기에 인천팬은 서울의 원정팬들에게 욕설을 쏟아부었다. 이를 들은 서울 팬들은 펜스쪽에 다가와 싸움이 벌어졌다. 그러나 펜스에 막혀 대응이 어렵자 대형 깃발을 가져와 깃대로 인천팬을 찌르는 광경이 펼쳐졌다.
이를 두고 서울은 인천의 선도발이 원인으로 잘못의 원인을 인천에게 돌렸고, 인천은 상해의 목적으로 무기를 휘두른 것에 초점을 맞춰 서울의 잘못을 주장했다.
큰 충돌이 아니었기에 적당히 마무리되는 가 싶었지만 사실 이 사건이 서울과 인천의 기나긴 악연의 시작이었다.
3. 2007년 문학 월담사건
<내용과 무관한 사진입니다>
서울의 모 소모임은 유니폼 구매시 홈 전경기 입장권 교환 이벤트를 이용하여 18경기 입장권을 획득하고 이를 이용해 소모임 인원들이 전부 일반석으로 입장했다. 그 후 원정석으로 이동하기 위해 펜스를 넘어간 사건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이익을 창출하려 했던 것에 인천은 거칠게 항의했지만 큰 피해가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마무리되었다.
4. 장외서포팅 사건
서울은 2008년 서울에서 열린 리그 경기 시작 전 장외서포팅을 진행한다.
이전에도 장외서포팅은 있었지만 이번 서포팅에서 두 팀의 서포터들이 직접 접촉을 하면서 고성과 욕설이 오고갔다.
그 과정에서 침을 뱉고 폭언이 난무하며 혐오의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5. 문학 대첩 사건
서울과 인천의 가장 큰 혐오의 중심적 역할을 한 사건이다. 서울과 인천은 2008년 10월 4일 플레이오프와 우승권의 향방을 놓고 승점 6점짜리 경기를 펼친다.
경기 전 서울은 '천만 수호신의 날개를 달아라' 라는 오랫동안 사용한 걸개를 분실하게 된다. 경기 전은 베이징 올림픽 기간이었기에 창고 관리에 소홀했던 서울은 결국 도난신고 후 문학으로 원정을 떠났다.
<정조국을 가격하는 안재준>
경기는 치열했다. 정조국 선수의 선취득점 이후 주먹감자 세레머니로 인천팬들에게 도발을 시전했고 이준영과 방승환은 거칠게 항의했다. 서울의 안태은은 날을 세워 들어가는 강력한 태클로 경고를 받았으며 태클에 댕한 안재준은 이후 정조국을 팔꿈치로 가격해 광대뼈를 부러뜨렸다.
<찢어진 채 S석에 걸려있던 서울의 걸개>
이처럼 경기는 치열했고 혈투 그 자체였다. 하지만, 중요한 건 경기가 끝나고 나서였다. 분실한 걸게가 문학경기장 S석에 반쯤 찢어진 채로 나뒹굴고 있었다. 이에 경기 전 장외서포팅 충돌, 거친 경기로 인한 정조국 선수의 부상, 도난 당해 찢어진 걸개를 본 수호신들은 이성을 잃기 시작했다.
<서울과 인천의 충돌>
결국, 격분한 서울팬들과 인천팬들은 N석쪽에서 충돌하게 되었다. 경찰이 배치되어 있었으나 너무 소수였던 탓에 초기진압에 실패했고 말싸움으로 시작된 싸움은 물리적 폭행으로 이어졌고 패싸움으로 번지게 되었다. 구급차 여러대가 출동할 지경이었으며 경찰 병력이 보강되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패싸움은 끝이 났다.
이 사건은 자잘자잘한 문제로 독기가 올라있던 두 팀의 혐오 감정을 폭발시키는 주요 원인이었으며 영원한 적대의 길로 들어서는 시작이었다.
6. 문학 대첩 이후 2020년 이전까지 작은 사건들
1) 2010년 5월 9일 문학에서 펼쳐진 경기에 인천은 '어버이날의 교훈 잊지말자. 연고이전 패륜'이라는 걸개를 걸며 선수를 쳤고 서울은 같은 년 10월 3일 '개천절의 교훈, 개천 니들은 안돼'라는 걸개를 걸며 맞섰다.
2) 2011년 6월 서울은 홈경기에 인천의 거친 파울을 당한 서울 선수들의 투지를 영상으로 만들어 틀었다. 이에 인천은 10월 경기에 어떠한 경우에서도 인천을 버리지 않겠다는 연고복귀를 저격하는 영상으로 맞대응 했다.
3) 2015년 서울의 모 울트라스 소모임은 분실물을 돌려준다는 명목으로 S석에 접근하여 언쟁이 일어났다.
7. 2020년 김남춘 선수 사건
코로나 19로 인한 부분 유관중 시행 도중 2020년 10월 31일 경인더비가 열렸다. 서울은 원정석을 개방하지 않았음에도 많은 인천팬들은 본래 원정석으로 사용되었던 S석에 자리했다. 또, 이 경기는 김남춘 선수의 사망 직후였기에 경기장에 추모 공간을 설치하고 무거운 분위기에 경기가 시작되었다.
<김남춘 선수의 추모 경기>
FC서울은 응원을 멈추고 관람을 이어갔지만 인천은 수시로 박수가 나오는 등 자잘한 응원을 이어갔다. 결국, 인천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자 원정석에서는 큰 환호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팬들에게 사과하는 김도혁>
서울 선수들은 김남춘 선수의 사망에 경기가 끝나고도 중앙에 모여 눈물을 흘리는 와중에 김도혁 선수는 원정팬들에게 다가가 박수를 유도하는 등 반인륜적인 행위를 이어갔다. (이후 자신의 행동에 사과했고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다음 경기 서울팬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했다.)
8. 2021년 손도끼 사건
2021년 10월 30일 김남춘 선수의 기일에 기이하게도 경인더비가 다시한번 매치되었다. 작년의 사건으로 감정이 더욱 악화된 두 팀의 경기를 김남춘 선수의 기일에 배치한 것에 많은 아쉬움이 나오기도 했다.
<유상철과 김남춘을 추모하는 FC서울>
그러나 우려와 다르게 경기는 평화롭게 흘러갔다. 백상훈 선수의 퇴장 등 경기는 거칠었으나 서울팬들은 걸개를 통해 유상철 감독의 추모에 앞장섰고 인천 팬들도 전반 4분 김남춘 선수를 위해 박수를 치며 추모했다.
하지만 사건은 경기 외적인 순간에 터졌다. 후반 막바지 김현의 시간지연 행위를 무시하고 나상호가 경기를 속행하자 네게바가 거칠게 항의했고 이에 원정팬들은 네게바를 향하여 인종차별 욕설이 나오게 된다. 결국 수호신은 인종차별 발언을 인정하며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든다.
<인종 차별 문제 대응 방안을 말하는 수호신>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경기 시작 전 서울의 모 울트라스 소속 인원 두 명이 손도끼와 야구방망이를 들고 입장하다 적발된 것이다. 야구방망이는 경기가 끝나고 야구 경기 참여를 위해 들고 온 것이 입증이 되었지만 손도끼의 경우 인천에 대한 분노와 증오를 표출하기 위해 가지고 갔다고 본인이 직접 밝히며 축구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당시 적발되었던 손도끼와 야구방망이>
결국 당사자는 잔여 경기 및 추후 시즌 전경기 출입 금지 명령을 받았으며 소모임 모든 직위 해제 등 소모임에서도 사실상 퇴출되며 마무리 되었다.
9. 2022년 부터 지금까지
1) 2022년 23라운드 인천은 2:0 승리를 거뒀고 카니발 도중 서울 선수단. 특히, 김진야 선수를 향해 강한 야유를 쏟아내었다. 그리고 버스가 나갈 때 까지 야유는 지속되었는데, 이때 서울 선수단을 태운 버스에서 엿을 날리는 모습이 포착되어 주변 팬들이 흥분하여 또 한 번 난리가 났다.
근처 대기하고 있던 경호 인력덕분에 큰 충돌은 없었으나 자칫하다 서울대첩을 찍을 뻔 한 사건이었다.
<경인더비 관련 뉴스 보도>
2) 2023년 개막전 서울과 인천의 경기 전 서울 서포터즈 창고에 인천팬이 락카 테러를 진행했고, 원정석 뒤에 위치한 라운지석에서 일부 서울팬들이 인천 팬들을 향해 침을 뱉고 물병을 던지며 도발을 하다 시큐리티에게 퇴장당하는 등 경기 시작 전부터 뜨거운 신경전이 벌어졌다.
<수호신 창고에 테러를 감행한 인천>
10. 마치며
아침에 수업들으며 빠르게 쓴 거라 오타가 많습니다.
나무위키 등 자료를 찾긴 했어도 개인 기억에 의존한 경우가 많아 수정되야 할 부분도 많을 겁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추천인 127
댓글은 회원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