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마케팅 일하던 북붕이로서 치어리더 관련한 긴 글
많은 북붕이들이 치어리더를 폐지해야한다 하고 주장하는데 사실 쉽지 않다.
물론 나는 서울 마케팅 대행사에서 일한적은 없고 우리 구단이 내가 아는 시스템과 동일하게 일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경험한 이 업계에선 쉽지않아..ㅋㅋ
치어리더라는게 일반적으로 구단하고 직접계약을 하지 않아 구단이 입찰경쟁을 통해 위임한 마케팅 대행업체랑 계약을 하는게 일반적이야. 근데 대행업체에 일이 맡겨진다는건 여러가지 이해관계가 섞이는 일이기 때문에 확 뜯어내기 쉽지 않기도 해..ㅋㅋ 대행사는 말 그대로 대행이지 팬 입장을 대변하는 업체는 아니니까 모든걸 팬 입장에서 생각해주진 못해. 치어리더는 또 팀별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서 이미 자기들끼리 체계가 잡혀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시사항이 많이 안들어가도 알아서 움직이니까 되게 편한 홍보수단이기도 하고..
또 가장 큰 문제는 치어리더들이 행정하시는 윗분들께 보고하기 가장 좋은 응원수단이라는거야. 경기를 응원하러 가는 우리 입장에서는 응원은 수호신이 하고 단상만 차지하고 뭐 하지도 않는데 뭐가 필요하냐 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냥 정말 처음 경기를 보러 온 사람들 입장에선 치어리더가 있고 없고 차이가 은근 느껴지는게 크다고 해. 또 구단의 높은 어르신들은 대개 치어리더를 꽤 선호하시더라고.
나도 다른 프로스포츠구단 일을 할때 치어리더가 왜 필요하냐 없애는게 낫지 않냐 건의한적이 있다? 근데 윗분들이 경기장에 오실때 치어리더가 없으면 꼭 한마디가 나온대. 거 뭐 치어리더 같은거 없냐, 단상 하나 만들고 데려다 놓는거 어렵냐. 대행업체 입장에선 솔직히 치어리더 비용 크지도 않은데 윗선에서 내려오는 그런 피드백을 무시하고 없애자고 적극적으로 건의하기 어려워. 없앨거면 대안을 내야하는데 대안이라는게 은근 비용과 품을 크게 잡아먹거든
마지막으로 치어리더 활용방안에 관한 이야기인데.. 치어리더를 경기 외적으로 더 활용하려면 필수불가결적으로 선수들이 붙어야돼. 지역행사, 기관행사, 심지어 학교행사를 돌리려고해도 치어리더만 간다 그러면 그럴거면 오지마세요 하는경우가 90프로야 현실적으로..ㅋㅋ 각종 행사에서 스포츠팀이 온다그러면 선수를 기대하지 치어리더는 정말 부가적인 요소거든. 중국집에서 단무지만 보내는 것 같은 느낌.. 근데 내가 업계에 있을때 듣고 알기로는 엘지 스포츠쪽이 전반적으로 선수들이 경기 외적인 행사에 도는걸 별로 안좋아해.. 선수는 경기와 시즌에 집중해야하고, 비시즌일땐 잘 쉬고 훈련해야지 외부행사 한다고 밖에 돌 시간이 어딨냐 하는 입장.. 그래서 대행사에서 선수 활용하는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제안하기가 어렵다고 들었어.
나도 솔직히 치어리더가 서울의 상황에 훌륭한 수단일까라는 생각엔 동의할 수 없어. 그렇지만 당장 변할까 싶긴해. 업체가 바뀌거나 윗선에서 잘라내라 하지 않는 한.. 기왕 있어야만 하는거면 그냥 조금의 라이트 팬들에게라도 즐거움이 되면 됐다 마인드로 걍 좋게좋게 보면 어떨까. 뭐 하는게 너무 적어서
3줄요약
- 치어리더 자르기 쉽지않음
- 왜냐면 윗대가리가 좋아함
- 자르거나 변화시키기 어렵다면 그정도는 좋게좋게 봐주자..
추천인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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