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오래 됐다(오스마르와의 시간을 생각하며)
2014 2015 2016 2017 2019 2020
(2018 황새 나쁜...)
난 아디가 매우 특별한 케이스라고 생각해왔다
한국인 선수조차 계약상으로 실력상으로 팀을 1년도 못채우고 떠나는 k리그에서
특히 괴물급 외국인 선수는 5년 이상 리그에서 장기근속을 하는 경우 한 팀보다 리그 공용제로 존재하는 느낌이 강한 이 리그에서
오직 서울만을 위해 헌신했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고마웠고 특별했다
특별했기에
아디의 은퇴식에서 아디와 같은 케이스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생각했고
한편으로는 아디 같은 케이스를 다시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해서 허하고 공한 마음에 슬펐었다
그래서 오스마르가 2017년부터 뜬금 결장이 생겨나는 등 이별이 암시됐을 때 충격이 없을 줄 알았다
선수와 감독의 불화는 스포츠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일이고 그 불화로 둘 중 하나가 나가는 것 역시 마찬가지였으니까
아디 같은 케이스가 드물다고 알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오스마르가 우리 팀에서 2014~2017년 3년을 헌신하고 2018년 황선홍 전 감독으로 인해 세레소에 갔을 때
충격을 받았다
한편으로 난 오스마르가 아무리 그랬어도 2018년을 함께할 거라 믿고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오스마르는 우리 팀 선수고 다른 팀에 갈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마 당시 나는 아디 때의 이별만큼 슬펐던 것 같다
시간이 흘러 황선홍 감독이 나가고
2019년 오스마르가 돌아왔을 때
솔직히 생각했던 것보다 감동이 크지 않았다
오해 말라
오스마르가 싫었던 게 아니다
그가 일본에서 부진해서 내키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냥 어쩐지 오스마르는 당연히 서울로 돌아올 거란 근거 없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에
서울로 돌아온 기쁨이 떠날 당시 슬픔보다 크지 않았다
그렇게 2019년 오스마르가 돌아온 팀의 성적은 팬들도 알 것이다
그리고 그 시즌도 어느새 작년 시즌이 되었고 올해 2020년 시즌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말하니 오스마르와의 시간이 그렇게 길었던 것 같지 않다
그러나 문득 세어보면 오스마르가 우리와 함께한 시간은 짧지 않고
그렇게 우리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는 특별해지고 있다
과거의 아디와의 시간이 그랬듯
모르는 사이에 우린 오래 됐다
추천인 35
댓글은 회원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