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차 서울팬이다. 모두에게 위로를 보낸다.
나는 2006년 이장수 감독때 FC서울 경기를 보기 시작했다. 그 당시 FC서울은 박주영을 비롯 이을용, 김병지 등 이름 값있는 국내 선수와 히칼도, 아디 등 실력있는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중위권 팀이었다.
2007년 귀네슈 감독이 부임한 뒤 FC서울은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 정조국, 김동석, 고명진, 김진규 등 전도유망한 젊은 선수가 가득한 젊은 팀으로 변모하였고 당시 국내 최고 스타선수들을 싹쓸이하며 레알 수원으로 불리던 수원삼성과는 다른 매력이있던 젊은 팀이었다.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귀네슈가 부임한 3년동안 FC서울은 정말 강하고 좋은 팀이 되고 있다고 느꼈고, 그 결과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 정조국 등이 해외로 진출하며 북뽕 차오르는 시기였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데얀, 아디를 제하고는 외국인 선수 퀄리티가 좋지 않았다. 만약에 귀네슈 시절 베스트11에 들어갈 수 있는 외국인 선수 2명정도 더 있었다면 우승했을거라 생각한다.
귀네슈의 3년이 지나고 2010년 넬로 빙가다 감독이 부임한다. 2010년 말 그대로 폭풍영입의 해였다. 현영민, 최태욱, 하대성, 최효진, 김용대 등 각 포지션에 국내 최고 선수들을 포진했고 데얀, 몰리나, 아디, 제파로프 등 K리그 최고 외국인 선수들이 베스트 11중 4자리를 채웠다. 선수 구성이 넘사벽이었다. 팀 수준 자체가 달랐다. 내가 18년간 본 팀 구성 중 단연 넘버원이다. 당연히 그 해 우승을 했고, 경기장 갈때 진다는 생각을 정말 1%도 안하고 갔을 정도다. 또한 매경기 구름 관중을 불러모으며 평균관중 3만명을 기록, 그야말로 K리그 최고 구단은 FC서울이었다.
빙가다는 우승했지만 다음 해 FC서울은 황보관이라는 이상한 선택을 한다. 당연히 몇 경기 되지 않아 사임 그리고 최용수 대행체제가 시작된다.
최용수 감독의 FC서울은 매 시즌 우승을 다투는 팀이었다. 다만 최용수 감독 혼자 만든 팀이라기 보다는 귀네슈나 빙가다가 남겨준 유산이 많았다. 김용대, 김진규, 김주영, 이웅희, 차두리, 아디와 같은 당대 최고 수비수들이 있었고, 데얀과 몰리나는 매 경기 알아서 골을 넣어줬다. 그렇게 오랫동안 서울은 안정기를 보냈다.
2016년 최용수 감독이 시즌 중 중국으로 이동한다. 황선홍 감독이 부임하는데 이때부터 FC서울은 FA서울이라 불릴정도로 다수의 노장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다. 외국인 선수 퀄리티도 한없이 낮아진다. 2007년 귀네슈 감독부터 쌓아왔던 팀컬러와 팀빌딩이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경기력은 물론 성적도 중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이후 최용수 - 박진섭 - 안익수로 이어졌고 다들 나름의 방법으로 팀을 재건하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그리고 K리그 최고 명장이라는 김기동이 왔다. 나는 김기동에게 최소 2~3년의 시간을 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기동이 좋아서가 아니다. 내가 18년 이 팀을 보니 한 팀을 바꾼다는건 그냥 선수 몇명 바꾸고 전략 잘짠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내가 본 FC서울은 2007~2010 귀네슈 3년이 5~6년을 먹여살렸다.
냉정히 지금 FC서울 베스트11중 작년시즌 풀타임 주전으로 출전한 선수는 기성용, 최준 2명 밖에 없다. 일류 2경기 나왔나? 이승모, 린가드, 백종범, 권완규, 박성훈, 임상협, 한승규 등 다들 올 시즌 기회잡고 뛰고있다. 후반 들어가서 다들 지치고 페이스 쳐지는거 어쩔수 없다. 권완규 시즌 초 욕먹다가 폼 찾아가는 것 보이듯.. 지금 베스트11 선수들 대부분 작년에 경기를 거의 못뛰거나 쉬었던 선수들이다. 경기력과 체력적인 부분에서 지금 베스트11 선수들도 시간이 필요하다.
또 밸런스적인 측면. 특히 공격쪽을 일류, 김신진, 임상협, 윌리안에게 맡기고 한 시즌을 가기에는 너무너무 약한 것도 사실이다.
개선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김기동 감독이 좋아서가 아니라 실제 그 방법 말고는 다른 답이 없다.
그러니 다들 흥분 가라 앉히고 우리 심호흡한번하자. 김기동 감독의 올 시즌을 정상화로 가는 1년차로 생각하고 긴호흡으로 가야한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김기동 감독이 좋아서가 아니다. 매번 새로운 감독의 1년차만 반복해서는 안된다.
홈 5연패. 나도 18년 팬질하며 첨인듯 하다. FC서울 팬 모두에게 위로를 보낸다. 이 시간을 우리 잘 지나가보자. 그때 그랬던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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