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직관 후기

어느덧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거주한지 2주는 지났음.

흔히 알려진 관광지도 다 가보고 구석구석 다 돌아다닌 이후로는 뭔가 좀 지겨워지기 시작했는데

마침 지겨워진 틈에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연고로 하고 있는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홈 경기가 어제 열려서 가봤음.

가즈프롬 아레나 (국제대회에서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 이라고 불림) 모습인데 상당히 미래지향적인 건물처럼 지어졌음.

마치 DDP를 보는 느낌이랄까.

경기장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짐 검사가 굉장히 빡셈.

개리그 수준이 아니라, 여기는 지하철 부터 경기장까지 쭈욱 경찰들이 서있음. 러시아 공권력 개무서운거 알지?

그리고 경기장 입장하기 위해서는 짐을 검사해야 하는데 우리처럼 "소지품 꺼내보세요~" 수준이 아니라

그 왜 우리 공항가면 x레이로 짐 검사하는거 있잖아. 거기에다가 짐 먼저 보내고 외투 다 벗고 몸 수색 꼼꼼히 받은 이후에 추가로 가방 꺼내서 보조배터리나 약 같은거 확인한 뒤에 보내줌.다만 다들 너무 친절히 말해줘서 기분나쁘거나 하진 않았음.ㅎㅎ 아무래도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보러오는 관광객은 별로 없기 때문에 그렇겠지?티켓인증! 인터넷으로 예매 안했는데 개리그 생각하고 현장발권하러 가니깐 남은 좌석이 거의 없더라...

티켓 개이쁨...

여기는 새로지은 스타디움 답게 서울이 북측광장에서 하는 행사 같은것을 경기장 내부에서 함.경기장 내부 복도가 상당히 넓어서 저렇게 레크레이션 할 공간도 충분하고.. 뭐 레크레이션 자체는 서울이 하는 레크레이션이랑 비슷해서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들더라.

다만 저기 맞은편 사진은 못찍었는데 매점이 있음.

매점이 한군데만 있는게 아니라 쭈우우ㅜ욱 이어져 있는데 암튼 맛있는거 많이 팔더라.

시설 너무 좋아보였음.

경기 시작 2시간 전인가에 들어왔었음. 역시 여기나 우리나 경기시작 30분 전에 슬금슬금 들어오는게 제맛이지.

경기전에는 우리 서울처럼 저렇게 전광판에다가 사람들 하나하나 다 비춰주면서 재밌는 것들도 많이 유도하더라. 서울이랑 좀 비슷하다고 느꼈음.

그나저나 저렇게 1층이랑 2층 사이에 있는 LED전광판 너무 좋다... 서울은 다 회색이라서 칙칙하게 보기 싫은데 ㅋㅋㅋ

암튼 얼마전에 샀던 머플러도 가지고 경기 볼 준비 함.

아 맞다 여기 개폐형 돔 구장이라서 허구연씨가 좋아할듯....은 모르겠고 아무튼 경기장 안이 따뜻하더라.

난 경기장에 미리 들어와있어서 몰랐는데, 서울이 북측광장에서 버스킹 하던 것 같이 여기선 복도에서 노래부르고 아님 자기들 매점 음식 홍보하고 그러더라. 마케팅 너무 잘함.

이제 킥오프하기 전.. 사람들이 복도에서 놀다가 많이 들어왔음.

https://youtu.be/0Nhv5rk8rog

제니트의 첫 득점장면. 러시아의 영웅이자 제니트의 주장인 쥬바가 넣음.

 https://youtu.be/469CIi85XDs

쥬바 득점 이후에 관중들 리액션... 진짜 너무 멋있음.

서울이나 다른 여러 개리그 팀들이 하는건 쨉도 안되는듯.

+) 이건 좀 TMI인데 오늘 여기 직관가고 느꼈음. 제발 개리그 장내 아나운서들 말 많이하지 말길.... 호응유도도 관중들이 좀 알아서 하게 냅두고 그러는게 오히려 더 축구장이 웅장해지는 효과를 가져올 것임.

https://youtu.be/izZ06F_JFzA

 https://youtu.be/rVnSYHGPgt0

 이건 제니트 서포팅 영상. 맞은편에 앉았는데도 소리 들리는거 봐..

미쳤다 진짜.. 그렇게 많은 응원가가 있지도 않은데 이걸 단 한번도 질리지 않게 부르는 능력들이 대단한 것 같음.

https://youtu.be/_znvopSOo88

 이건 이란의 대표팀 공격수 아즈문 득점 장면임. 개멋져

관중은 58000명 왔어.

암튼 그렇게... 경기 끝났고

결과는 제니트가 로스토프를 상대로 6:1 대승!

페널티킥이 한 경기에 4번이나 나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너무 재밌더라.

개리그에 비해 패스속도도 엄청 빠르고 다들 몸을 아끼질 않음.

개리그 패스속도가 그렇게 느린다는 것은 어제 제니트 직관하고 다시금 생각하게 됐음.

옆자리에서 축구 같이보던 러시아 축구팬 친구가 찍어줌.

러시아인 누가 거칠고 싸가지 없고 인종차별 한다고 했냐.

지금까지 내가 여기 살면서 만난 러시아인들 전부 착하고 남들 도와줄려고 하는 사람들밖에 못봤음.

이건 가즈프롬 아레나 나가면서 찍은 사진. 실물로 보면 진짜 너무 멋짐.

암튼.. 이번에 제니트 직관하면서 제니트 팬 된 것 같음.

여기 도시도 너무 좋고, 경기장도 너무 좋고, 팬들도 너무 멋지고 축구도 너무 재미있게 함.

너무 재밌는 경험이였다. 다음 경기도 직관가야지.

유니폼도 살건데 쥬바랑 아즈문 고민하다가 아즈문 마킹으로 지금 생각중임..

뭐 궁굼한거 있으면 댓글로 남긴다면 내가 경험한 선에서 답변 주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