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글)지금에서야 받아들이게된 것 같네
처음, 비보를 접하고 한 십분은 머리가 새하얘졌던 것 같음
새하얘진다는게 머리가 싸해지고 찌릿찌릿해지는거더라 이번에 처음 알았음
하던 일이 도저히 손에 잡히지 않아서 무작정 상암으로 자전거를 밟아갔어
가는 길에 국화 꽃이라도 한 송이 사가려 했지만 파는데가 없어서 아쉬운대로 팬파크에서 머플러 급하게 하나 구매하고 생수와 맥주도 이왕이면 마지막 길에 최대한 좋은걸로 사서 올라갔던 것 같네
처음 갔을때는 어디에다 놓아야 할지, 혹여나 바람에 날아가지는 않을지, 경비 분이 쓰레긴 줄 알고 버리진 않을지 걱정되기도 하고 마음이 먹먹해서 한 시간은 자리에 앉았다 일어났다 반복했던 것 같아
그런 뒤 집에 돌아갔다가 소주 한 잔 못사 간데다(팬파크 지에스는 소주를 페트병으로 팔더라고) 편지 한 장 못쓰고 온게 못내마음에 걸려서 포스트잇이랑 소주 한 병 사가지고 다시 상암에 들렀어
많은 분들이 왔다가셔서 휑해보였던 공간이 꼭꼭 채워져있더라고
생각하지 못한 타 팀 팬들의 위로와 조의에 내가 짊어졌던 죄책감과 슬픔을 조금이나마 분담했다는 느낌을 받았고 조금씩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던 것 같아
내일 경기가 열리더라고. 모두가 위로받을 수 있는 경기가 되길 그리고 남춘 선수가 하늘에서도 행복하길 기도하자
내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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