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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내가 기억하는 FC서울의 김남춘 이야기

섹시치 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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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fcseoulite.me/free/3210614 복사

2012년 말이었을거야. 


아마 그때부터 지금은 사라진 드래프트제도가 일부 변경되어 팀당 1명씩 자유계약 선수라는 제도로 신인 선수를 영입할 수 있었어


그땐 몇년동안 수많은 유망주들을 J리그로 빼앗겼던 것 때문에 대부분 리그 팬들은 자유계약 제도를 통해 A급 유망주들을 K리그에서 잡아두길 바랬고


그때문인지 자유계약 영입이라하면 올대정돈 들락날락거리거나 청대 에이스같은 좀 들어본 선수가 오길 바랬었어


아마 이쯤부터 U-23제도가 도입되서 윤일록 말고도 즉시전력감 U-23선수가 한두명 더 있었으면 했거든


당시 홍명보가 감독이던 올대 평가전도 자주보러 다녔었는데, 그때 지금은 수원에서 뛰는 박형진, 대전에서 뛰는 박용지 이런선수들이 와서 빠르게 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근데 온건 왠걸 올대, 청대명단에서 본적도 없고 심지어 나이도 엄청 많은 선수더라고. 당시 주전이던 김동우, 김주영이랑 한살밖에 차이 안나고, 김진규랑 4살차이였는데. 심지어 당시 4옵션이던 전년도 신인 센터백 이택기도 김남춘이랑 동갑이었어.


그래서 왜 아까운 자유계약 쿼터를 굳이 센터백에 투자하나 의문이었어. 심지어 U-23쿼터도 충족 안되는.


그리고 김동우가 뜬금 이른나이에 경찰청으로 입대하고, 센터백 공백이 메워져야했는데 영입을 단 한명도 안하더라.


솔직히 그때 내심 기대했었어. 김남춘이란 선수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길래 최용수가 주전급 센터백이 나갔는데도 아무 영입을 안할까?


물론 김동우의 공백은 아디의 센터백 출전과 수비형 미드필더 한태유가 센터백으로 포지션 변경을 꾀하며 센터백 3, 4옵션을 맡았고 


김남춘은 FA컵 32강전 연세대학교와의 경기와 16강이 확정되어 부담없던 ACL 6차전 부리람과의 경기 단 두 경기만을 나왔어


솔직히 말해서 이 두 경기 모두 직관했는데도, 머릿속에 김남춘에 대한 기억은 없었어. 찾아보고 안거지. 이때 입단동기였던 이상협이 미친듯이 잘해서 출전기회좀 주길 바랬던 기억이 나네


많은사람들이 김남춘의 등번호로 26번과 4번을 기억하고있지만, 김남춘의 데뷔번호는 28번이었어.


최용수감독은 신인들한테 앞번호를 주는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박희성-14번, 김남춘-28번, 이상협-30번 3명의 선수나 30번대 안의 등번호를 받았길래 등번호 발표할 때부터 기대를 모았었지.



2013시즌을 마치고 지난경기 시작 직전 눈물을 흘리던 오스마르가 영입되면서, 부리람에서 달던 28번을 달기로 해. 김남춘이 번호를 양보해서 26번으로 변경하게 되었고, 대부분 이 시즌부터 기억하고 있을거라 생각해.


시즌 초반은 마찬가지로 전년도와 같이 중용받지 못했어. 메인전술이 쓰리백으로 바뀐 덕에 출전기회가 늘법도 했으나, 경기력이 곤두박질치면서 다시 포백으로 회귀하며 자연스레 우선순위에도 밀리게되었지


그러다 월드컵기간동안 최용수감독이 기존 쓰리백의 약점을 보완하였고, 쓰리백의 핵심멤버가 되는 이웅희가 팀에 적응을 완료해 쓰리백을 다시 메인전술로 삼았지. 


이 때 월드컵때문에 경기가 밀린 것+ACL로 인해 경기가 상당히 많았기때문에 김남춘이 기회를 받기 시작했어. 


당시의 김남춘은 지금과는 다르게 김주영과 이웅희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발이 빠른편이었고 쓰리백의 스토퍼 역할을 맡을 수 있었지. 


이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주전경쟁에 참여하게 되었어, 데뷔골도 넣고



2015시즌은 김주영이 이적하면서 쓰리백에서 포백으로 다시 회귀하려했지만, 시즌 초반 엄청난 부진과 수비불안으로 인해 다시 쓰리백으로 회귀하게 돼. 


중앙엔 김진규에서 박용우, 오른쪽은 이웅희가 부동의 주전이었고 왼쪽 한 자리를 전역하고 돌아온 김동우와 함께 경쟁했었지.


김동우와 김남춘 모두 좋은 활약을 펼쳤었는데, 이 때 김남춘이 경기전날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하루살이' 발언을 하게 돼.


그 인터뷰를 통해 인식이 바뀌게 되더라고, 그냥 있는지 없는지 신경안쓰는 로테이션 선수 1에서 지금까지도 생각나는 김남춘이 된건.



15시즌 막판까지 주전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데다 경쟁자인 이웅희가 입대하게되어 16시즌엔 시즌초부터 주전으로 활약하나 했지만


오스마르가 센터백으로 내려와 왼쪽 스토퍼 주전자리를 맡고, 대표팀출신 심우연과 정인환이 영입되고, 오른쪽 주전자리는 경쟁자 김동우가 맡으면서


김남춘은 다시 전력외로 밀려버려.


이 시즌은 군대에 있던터라 사실 경기를 그렇게 많이 보진 못했었어


최용수감독이 떠나고 황선홍이 오고 국가대표 주장이던 곽태휘가 복귀했지만


어느샌가 다시 출전한 김남춘은 일취월장한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다시 주전으로 자리잡지


이때 황선홍이 김남춘 대신 주구장창 센터백 듀오로 오스마르와 곽태휘를 선발로 내보냈는데


거의 매경기 뒷공간 허용하다 매북이었나? 진짜 처참할정도로 뒷공간만 후벼파이면서 김남춘이 다시 등장해


그리고 서울 입단 이래 최고의 폼을 보여주며 스플릿 무패를 이끌고, 모두 기억하다싶이 역전우승을 이뤄내지



이후 나이가 꽉차서 군대에 입대하게 돼


당시 경쟁자가 이웅희, 이경렬, 윤영선, 임채민, 김진환, 이광선 등등 엄청났었어.


때문에 초반엔 주전경쟁에서 밀렸다가, 수비형 미드필더에 공백이 생기자 한번도 뛰어본 적 없던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출전하고


몇몇 선수들이 전역하자 센터백 주전으로 활약하며 주장이던 여름이 부상을 당하자 주장직도 수행하는 등 고군분투하다 2018년 말 전역을 하게 돼


알다싶이 당시 서울은 승강PO에 갈만큼 최악의 시즌이었고, 곽태휘, 황현수, 김동우, 이웅희 등 기존 주전선수들의 폼이 무너져버리면서 양한빈만 홀로 고군분투했는데, 최고의 활약을 펼친 2016년 말미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길 원했지.


때마침 최용수 감독도 복귀를하고, 김남춘은 전역하자마자 주전자리를 차지해


그러나 3경기정도 뛰었나? 인천과의 경기였어. 별 문제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쓰러지더니 실려나가더라고


다들 축구 자주보니까 알거야. 갑자기 쓰러지면 정말 큰 부상이라고


꽤 오랜 기간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던 북런트때문에 경미한부상이 아닐까 하는 헛된 희망을 가졌으나 검사 결과는 십자인대 부상


그리고 십자인대 부상은 대부분 군면제가 될 정도로 치명적인 부상이지


최전성기 나이에 군대 입대해서 1년 9개월 마치고 겨우 전역해서 소속팀 경기 뛰는데 3경기만에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을 마치게 됐고 


1년 가까이 걸리는 재활을 하여야만 하고, 돌아오더라도 자리가 있다는 보장은 없을 뿐더러 이 폼을 유지할 수 있을까? 또 구단이 30살이 넘어가는 수비수를 기다려 줄까?


당시 일개 팬인 나도 이런생각이 들었는데 선수 본인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차라리 군대가기 전에 부상당했으면 군대라도 안갔을텐데. 나같은 사람이었으면 그 길로 은퇴를 택했을 것 같아.



그렇지만 모두 알다싶이 1년이라는 긴 재활을 견뎌내고 당당히 전북과의 원정경기에서 복귀하게 되지. 전성기만큼의 스피드는 잃었지만 그만큼의 노련함과 수비리딩능력을 보여주며 매경기 1실점 이상 하던 수비라인을 안정화시켰고, 6경기 연속 패했던 전북에게 승점 1점을 따내는데 성공한데다


대구와의 ACL 티켓을 건 마지막 경기에서 오래간만에 클린시트를 견인하며 3년만에 ACL에 복귀하는데 성공하였고, 그와 동시에 김남춘과의 계약기간도 끝나게 돼.


히든풋볼이었나? 봄과 관련된 수비수가 부산으로 간다고 해서 이제 우리팀과의 인연도 끝이겠구나 싶었는데 3년 재계약을 하더라고, 구단에서 이례적으로 보도자료와 인터뷰영상까지 뿌려가면서


인터뷰에서 '처음과 끝도 FC서울에서' 라고 했던 말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



없는 필력으로 꽤나 긴 글을 작성하게 된건 김남춘 선수가 우리팀에서 보낸 모든 시즌을 겪어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새로운 기억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고


그 시절을 지켜봐왔던 팬들에겐 추억 회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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