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부터 대충한 느낌 나는, 배달보다 빠른 순살 치킨
맨날 ○○○, 애널무새 같은 컨셉에 파묻혀있다가
어케하면 좀 다른 인상을 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한 결과,
내가 낸 결론은 이거다.
“내가 가진 가정적인 남자의 면모를 보여주자.”
그래서 시작한 첫 메뉴, 후라이드 치킨 되시겠다.
재료 되시겠다.
닭은 싼 김에 줏어온 안심살 300그람, 그리고 대충 귀찮았는데 안 팔아서 어쩔 수 없이 치킨 튀김 가루 대신 사온 튀김 가루,
그리고 반죽에 넣을 카레 가루와 순후추, 소금, 그리고 파슬리 되시겠다.
배합 같은 거 안 알려준다. 남자는 요리할때 지 감과 손만 믿는거다 원래.
제일 먼저 닭을 중식도로 다 잘라준다. 먹기좋은 사이즈로 잘라주면 된다.
어디서 듣기로는 닭은 차라리 안 씻고 쓰는게 더 위생적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뭐 알아서 물로 씻어주는 것도 나쁘진 않다.
그 다음은, 반죽을 만드는거다.
보다시피, 닭을 염지를 하지는 않고 쓰기 때문에 그냥 튀기면 닭비린내가 날 것이 뻔하니,
여기다가 강황가루, 간 마늘, 후추를 적절히 퍼부어서 냄새를 가려주도록 하자.
간 마늘이 어디서 났느냐, 약간 남아있더라 냉장고에.
그 다음에는 튀김 가루를 위에 3~4스푼 정도 뿌린 다음, 적절한 점도가 되도록 물을 부어준다.
너무 묽으면 반죽이 심하게 얇아지고 씹는 맛도 안 난다.
위에 걸 잘 버무리면 이렇게 된다.
여기서 부터 ○○○ 너무 묽다! ○○○됐다!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걍 강행했다.
그 다음에는 덧가루를 만들어준다.
이게 뭐냐면 그 틀딱 치킨 먹을 때 치킨 표면에 여드름 난 피부 마냥 물결 무늬가 있고 그렇잖아요, 그거 해주는 역할도 하고,
아직 충분히 두껍지 않은 닭 표면 튀김 옷을 더 두껍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튀김가루에 강황, 소금, 후추, 파슬리를 적당히 섞어서 만들어줬다.
여기에 위의 닭을 뒹굴려주면 된다.
자 이제 냄비에 기름 붓고 달구자.
언제 튀기냐고 물어볼 수 있는데, 온도 기준점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
기름 튀는게 무서우면 그냥 저온에서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오래 튀겨도 전혀 문제가 없다.
그리고 우리는 그 동안 설거지를 한다. ○○○.
냄비 안에서 잘 튀겨지는 친구들이다.
참고로 튀길 때는 위에 망이나 뚜껑을 덮어줘서 기름이 안 튀게 하도록 한다.
엄마는 자취방에 계시지 않으니 등짝을 스매싱 당할 일은 없겠지만, 대신 기름이 튀면
허리가 부러지도록 바닦을 닦아야 한다.
얼마나 튀겨야 하냐, 대충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와 ‘별주부가 울며 여쫘오되’ 두 곡을 연이어 들으면
노릇노릇하게 잘 튀겨진다.
첫 번째 치킨이 나왔다.
사실 이거 꺼내다가 냄비에 손 대서 앗 뜨거 ○○○! 하고 저거 전부 다 바닥에 엎었다.
꼭 내 인생 같다.
치킨이 완성된 후의 모습이다.
잘 보면 치킨이 오른쪽 왼쪽이 색이 살짝 다른 걸 알 수 있는데, 이유는 있다.
처음 꺼낸 거 덜 익어서 2분 더 튀겼다.
오른 쪽의 피자는 이집트 전 보면서 쿰척대다가 도저히 안 넘어가서 남긴 피자를 데운 것이다.
걱정마라 이렇게 쳐먹고도 70킬로를 안 넘기니까.
개 존-맛.
나름 드립도 치고 해보려고 했지만 개노잼 진지충 글이 되어버렸다.
길고 지루한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도 받습니다.
사진 ○○○같이 찍었네라고 말만 하지 말아주세요, 왜냐면 나도 알고 있으니까.
추천인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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