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와 유스로 국내선수들 육성하겠다는 구단의 소리가 개소리인 이유(장문)

최근 우리팀의 영입 기조를 보면 모두가 알다시피 국내선수들 중 빅네임의 영입은 임대 영입이 아니고서야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있다

뿐만아니라 외국인 쿼터도 4인을 1년 내내 채운것도 4년전이 마지막이고 심지어 올해는 진짜 좀 써먹은 용병은 오스마르 한명이다(그마저도 올해 부상이 많아 자주 결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팀은 이전부터 젊고 빠른 팀으로 개편한다는 소리만 해오고 현재 루머의 기조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 말을 듣고 창창한 유망주의 성장으로 인해 다시 리빌딩에 성공해서 강해질 서울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순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그건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생각이다

최근 오산고가 유스리그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오산중이 전국 유망주들을 쓸어모으고 있다는 기사를 많이 보았을 것이다 물론 이것은 긍정적인 일임에 틀림이 없다 유스가 잘 커서 안좋은점이 무엇이 있으랴?

근데 유스들에게 전적으로 우리의 미래를 맡긴다는건 현실적으로 특히 우리팀에겐 허황된 소리고 난 이것을 밀고 나가는 구단의 행보도 그저 선수단 인건비를 아낀다는 말을 슬며시 돌려말하는 속이 구린 행보로 여긴다

그럼 왜 현실적으로 왜 이게 개소리냐? 

1) 유스가 올라오면서 즉각즉각 팀에서 주전이나 레귤러 멤버로 차지할만큼 허접한 프로팀이 없고 유스만큼 확률이 낮은 복권도 없다

예전에 읽었던 머니볼이라는 책에서 나온 말이 있다

"우리는 매년 유망주들 드래프트를 통해서 선발해 왔다. 근데 성공하는 애들은 20프로만 되도 대박이라는 소리를 해댄다. 도대체 어떤 기업이 20프로라는 성공확률을 보고 대박이라고 말하는가?"

그만큼 스포츠에서 유망주들이 터진다는거 자체가 극히 확률이 낮은 구조라는거다 저 20프로는 참고 프로지명을 받고 올라온 사람들중에 성공할 수치를 말하는거다 즉 우리가 매년 신인 입단 인터뷰하는 선수들 중에 5명중 한명만 건져도 진짜 초대박이라는거다

저 책은 야구단에 관한 실화를 다룬 책인데 스카우터들이 제대로된 데이터를 가지고 선수 선발하는것이 아닌 자신의 선수에 대한 개인적인 인상만을 가지고 선발하는 것에 지적하면서 나온 얘기다. 

재밌는것은 저 말을 한 야구단 단장인 빌리빈은 저 얘기를 하고 데이터 스포츠의 끝판왕인 야구의 특성에 맞춰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한 신인 선수들을 선발했는데 그해에 선발한 7~8명의 신인 선수들 가운데 현재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메이저리거는 단 한명이다 치밀하고 철저하게 골라도 저 모양이라는거다

또 유스 출신 선수들 중에서는 우선지명을 받고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있다. 대학리그는 말안해도 프로팀 1군도 아닌 2군에 밀리는 실력을 지닌 팀들이 있는곳이다

그런곳에서 조차 유스들 중에 우수하다고 여겨져서 우선지명 받고 가는 선수들 중에 해매는 선수들도 많고 결국 우선지명을 받았음에도 콜업을 받지 못하는 선수들도 많은 것이 유스 시스템의 세계다

우리 리그에서 전통 유스 명가로 알려진 포항과 울산의 유스들 조차도 올해는 새로운 유스 출신 중에 아무도 터지지 않았으며 작년에도 고작 이수빈, 오세훈 단 2명만이 두각을 나타냈을 뿐인데

이수빈 조차 후반기에 임대온 최영준한테 밀려서 주전을 차지하지 못했고 오세훈도 아직 원소속팀에서 자리가 없어 임대를 돌고 있는 현실이다

즉 ㅈㄴ게 확률이 좋고 유스가 터져봤자 1년에 1명을 주전으로 쓸 수 있으면 다행인게 유스다

2) 촉망받던 유스만 성공할거라는 생각의 착오

프로지명을 받는 선수들 모두 재능과 실력이 그렇지 못했던 선수들과 비교해서는 우수했던 선수들인건 틀림이 없을것이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특별히 더 유명한 유스 선수들이 있기 마련이다 고딩때 선수상을 타고 어디 대회 최우수 연령별 대표팀 에이스 빠른 월반 등 수많은 수식어들은 우리를 그 선수들을 향해 주목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런 선수들만이 성공하는게 아니다 

유스 위주의 젊은 선수 육성에 우선적으로 투입되고 육성될 선수들은 이런 선수들이겠지만 결국 우리 기대대로 크지 못하고 실패할 수 있는 것이고 그 확률이 적지 않다 

그리고 그런 유망주들에 밀러 그 사이에 우리의 잊혀진 다른 유망주들은 기회를 찾아 이팀 저팀 옮겨다니다가 터질 수도 있는 일이라는걸 명심하자

당장 우리팀에서 국대에 제일 가까운 주세종을 보면 소위 말하는 엘리트 코스라고 불리는 연령별 대표팀에 훈련 멤버로 올림픽 대표팀에 한번 소집 된게 전부다

엘리트 위주로 잘나가던 애들 위주로 팀을 개편하고 키워도 결국 터지는건 저런 선수들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고광민 황현수 김남춘 등 당장 우리팀만 해도 이런 류의 선수들이 너무 많다

3) 유스로만 강팀을 만드려면 얼마의 시간이 소요될까?

아까도 말했듯이 매년 올라오는 선수 중 한명만 프로에서 자리잡아도 성공인게 유스의 세계다

그럼 우리팀이 현재 하는것처럼 국내 빅네임 영입은 없이 다 유스로만 채우려고 한다는 가정을 해보자 

그리고 우리가 아주아주 유스를 잘키워서 매년 한명씩 새로운 유스들이 자리잡는다고 가정하자 

외국인은 평균적으로 3명이 제 역할을 한다고 가정하면

주전 중에는 8명을 유스로 채워야하고 주전만 강해서는 강팀이 되긴 힘드니까 교체 3명정도는 쓸만한 자원을 둬야 한다고 가정할때

11명의 선수들을 우리는 유스로 채워야한다

그럼 한명씩 터진다는 가정을 세웠으니 총 11년이 지나야 새로운 강팀이 하나 만들어질텐데... 

문제는 앞에 가정들 부터 이미 비현실적인데 우린 또 다른 현실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았다

바로 선수들의 꾸준한 기복 없는 활약이란 있을 수 없다는거

즉 저 11명의 선수들이 모두 같은 시기에 기복없이 좋은 활약을 보여야 가능한 가정이다

저렇게 매년 한명씩 자리잡아봤자 어떤 선수는 어떤해에 부상이랑 컨디션 난조로 슬럼프가 올 수 있고 어떤 선수는 새로운 감독이랑 합이 안맞아서 슬럼프가 올 수 있다 즉 11명 모두 꾸준하지 않으면 저거 조차 소용없다는 얘기

당장 우리팀의 그 어떤 축구선수도 기복없이 커리어 내내 잘해온 선수는 단 한명도 없고 리그 전체를 뒤져봐도 그런 선수는 5명도 안될거라 확신한다 

4) 결국 돈을 아끼기 위한 유망주 중심의 정책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우리에게 유스의 중요성에 대해 눈을 뜨게 하면서 환상을 줬던 해외축구 팀은 바르샤일것이다 

갈락티코 정책으로 슈퍼스타들을 끌어모은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세얼간이와 메시 그리고 피케에 푸욜까지 전부 유스 선수들로 채워넣은거 보고(물론 유스가 아닌 주전들도 꽤 있지만 유스의 비중이 높은건 사실이다) 

우리도 저런 시스템을 만들어보자는 얘기가 국내 여기저기에서 나왔다

그래서 누군가는 우리도 빛을 발하는 날이 오면 바르샤처럼 저리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팀처럼 돈을 아끼기 위한 유망주 위주의 팀을 꾸리려는 팀들은 절대 기대할 수 없는 팀이다

그 이유를 바르샤를 통해서 설명하겠다

바르샤의 최전성기 시절의 시작을 알린 0809 시즌의 주전 멤버 중 바르샤에서 가장 나이많은 선수는 푸욜이다 그리고 가장 어린 선수는 부스케츠 였다 그리고 이들의 나이 차이는 10살 차이고 공교롭게도 푸욜이 바르샤 1군에 올라온것도 딱 10년째 되는 해이기도 했다

(물론 그 유스 정책 위주의 바르샤 조차도 당시 선발 멤버중 4명은 본인들 유스가 아니라 외부 영입으로 채워넣었다)

굳이 내가 이들의 나이를 언급한건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 점을 시사해서 그러는건데 그것은 푸욜이 이렇게 전성기가 다 될때까지 유망주들이 계속 등장했을 뿐만 아니라 

푸욜도 그 10년동안 팀에 남아있었다는 것이다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아까 내가 매년 한명씩 터져주고 모두가 같은 시기에 기복없는 활약을 보여주면 11년뒤에 강팀이 되어있을거라는 가정을 하지 않았는가?

근데 제일 중요한 조건은 그 11년뒤까지 매년 우리팀에서 터져줬던 선수들이 과연 그때까지도 우리팀에 남아 있어 줄거냐는 얘기다

바르샤가 그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푸욜도 이니에스타도 사비도 팀이 최전성기에 돌입하기 전까지 계속 팀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간과하는게 기본적으로 바르샤는 자금력이 상당한 구단이라는 거다

선수를 영입하는데만 돈이 드는게 아니라 세계적인 선수들이랑 재계약해서 연봉을 올려주면서 팀에 남기는데도 돈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바르샤는 레바뮌 소리를 들을 만큼 축구계에서 손꼽히는 빅클럽으로 많은 선수들의 드림클럽이다. 

그리고 그것에 비견되는 빅클럽들이 더 존재해도 바르샤 역시 그 빅클럽들 못지 않게 선수들을 챙겨 줄 수 있는 구단이다

그리고 이 유스 위주의 바르샤 조차 선수들을 영입하는데도 거금을 쏟아붓는 걸 보면 얘네는 돈이 아까워서 유스를 키운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 유스들을 쓸때야 그들이 프로에 증명된게 없으니 몇천 따리로 좋은 선수들을 굴릴 수 있지 모르는 일이나 그들이 프로에 자리잡고 실력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 자연히 그들도 연봉 인상을 요구할 것이고 전성기에 들어서면 혹은 결혼을 하고 집을 사고 독립을 해야하고 미래를 설계하고 제 2의 인생을 살아야할 시기가 다가오면 당연히 그들은 좋은 대우를 원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국내선수들한테 극도의 짠돌이 기질을 보이는 구단이 무슨 수로 얘네를 잡겠는가?

또한 중요한것은 우린 바르샤 만큼의 위상이 없는 팀이고 돈 이외에 다른곳에서 매력적인 드림클럽급 팀이 아니라는 거다 

특히나 앞으로 미래 세대들은 치앙라이한테 아챔에서 지고 3년 중 2년간 강등 싸움을 해온것을 보고 자라온 세대들인데 이런 클럽이 대체 누구한테 드림 클럽이 되긴 하겠는가? 

당장 포항만 봐도 유망주들이 터진 곳 따로 그리고 전성기를 보낸 곳은 다 따로 있어 더 이상 우승 경쟁을 하는 팀에서 멀어진게 현실이다

결론적으로

국내에 중심을 잡아줄 선수들을 영입하지 않고 효율적인 정책의 일환으로 우리의 국내파 스쿼드를 유망주로만 채운다는 것은 그냥 대학 팀보다 조금 더 나은 팀을 만들것이다 라는 말 밖에 더 되지 않으며 나는 이런한 구단의 현실성 없는 비전에 강력히 반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