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21세기에도 존재하는 반인권적 적폐, 외국인노동자 차별과 착취 여전
[앵커]
요즘 축구계의 부족한 일손을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채우고 있는데요.
열악한 처우나 임금착취가 비일비재하고, 항의라도 했다가는 쫒겨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어스름한 새벽, 비닐하우스 안에서 불빛이 새어나옵니다.
온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공간엔 먼지 쌓인 가재도구와 컨테이너 박스가 있습니다.
그 안에 20대 중반의 외국인 노동자가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한 채 영하의 추위를 견디고 있습니다.
변변한 식재료도 조리도구도 없지만 하루 세 끼를 모두 이곳에서 해결해야 됩니다.
[알리바예프/우즈베키스탄 노동자]
"방도 추워요. 바깥도 추워요. 음식 밖에서 만들어도 추워요"
휴식도 없이 리그 35경기를 뛴 대가는 3억에 조금 못미칩니다.
유럽에서 온 푸른 눈의 외국인 노동자들 임금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금액입니다
[알리바예프/우즈베키스탄 노동자]
"그 친구들하고 밥도 같이 못먹어요. 내가 말했어요. 사장님, 조금 올려주세요"
불만을 이야기하면 한국 노동자들과의 형평성이라는 말만 돌아옵니다.
[고용주]
"예산은 정해져있는데, 누워있는 한국 친구들하고의 계약도 있어서.... 누워있는 친구들을 그냥 내칠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알리는 추운데서 온 친구라 추위에 강해요."
참다못한 알리바예프씨는 지난 11월,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하기 위해 한글로 된 계약서를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서툰 한국어 실력에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는 힘든 일이었습니다.
계약 내용도 모른 채 노예계약서에 서명하는 한 외국인노동자
[알리바예프/우즈베키스탄 노동자]
"처음엔 한국에서 일한다는 것에 들떠서 계약서를 잘 살펴보지 못했어요. 영어 계약서요? 제공받지 못했습니다. 그게 있었다고 해도 저 영어 못해요."
알리바예프씨는 지난 해 한국에서 노동을 시작한 이후로 우즈베키스탄 통역을 지금껏 제공받지 못했습니다.
"감독님만 믿고 여기에 왔어요. 한글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관계자/모자이크]
"찍지마. 성질뻗쳐서. 이 친구 내보냈을 때 우리가 사람을 바로 끌어다 대지를 못하는데 그것에 대한 피해는 기자님이 보상하실거요?"
현재 알리바예프씨는 구단의 요청대로 몸을 만들기 위해 포르투칼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직전입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이 구단에서 벗어날 희망이 있다고 말하는 알리바예프씨.
다음엔 계약서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걸 배웠다는 게 한국행의 소득이라며 수줍게 웃습니다.
https://www.fmnation.net/45504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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