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빈 선수 부부 유튜브 채널에 아내분이 올린 Q&A 영상

https://youtu.be/W8jPZWeFGf8

Q1. 한국에 얼마나 머물 생각이신가요?

A1. 이 질문은 조금 답하기 어렵네요. 저희는 오래 머물고 싶지만, 결국 축구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현재 계약 조건은 2+1년이에요. 그러니까 저희가 총 3년 머물 수도 있고, 계약이 연장되면 더 오래 있을 수도 있고, 다른 나라/대륙으로 옮길 수도 있겠죠. 저 개인적으로는 한국에 머무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JB의 고향에 대해 알아가고 싶기도 하고 한국어도 약간 배워보고 싶거든요.

Q2. 자가격리하면 정빈 선수는 만날 수 없나요?

A2. 만날 수 없어요. 지금 저는 누구랑도 접촉할 수 없어요. JB가 공항에서 여기로 저를 데려다주긴 했는데, 그게 다였어요. (울상) 그리고 JB는 지금 한국의 남쪽 어딘가로 전지훈련 가있어요.

Q3. 한국에서의 계획이 있으신가요?

A3. 음...없어요. (웃음) 솔직히 답변하면 없어요. 한국어를 좀 배워보고 싶긴한데 그것 외엔 그저 JB를 위해 여기왔다는 것 자체가 기쁜 상태에요. 유튜브 활동을 좋아하니까 그걸 좀 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것 외엔 아마 그림을 그리면서 지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아직은 이렇다할 계획은 없어요. 시간이 흐르다보면 생길 수도 있겠죠? 지금은 막 한국에 도착했고 격리 중이라 유튜브만 하고 있네요.

Q4. 한국에서 영구거주하는 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A4. 제 친정이 덴마크에 있기도 하고, JB의 가족 대부분도 유럽에 살아서 제 생각엔 확실히 미래의 어느 시점에는 돌아가고 싶을 거 같아요.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법이잖아요? 사정이 바뀔 수도 있죠. 저희가 한국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영구거주하기로 결심할 수도 있을 것이고요. 아빠, 만약 이 비디오 보고 있다면 우리 확실히 돌아가긴 할 거니까 너무 걱정마세요.

Q5. 프로축구 선수의 아내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가요? 개인적으로 좋았나요?

A5. 좀 복잡한 심정이네요. 한편으론 많은 사람들이 프로선수의 연인이나 배우자가 되는 것에 대한 환상 같은 게 있는 거 같은데요, 솔직히 굉장히 힘들 수 있어요. 제 생각엔 많은 사람들이 프로선수의 연인이나 배우자라면 이러이러할 것이다 같은 이미지가 있는 거 같은데 그런 이미지의 대부분이 사실과는 다른 거 같아요. 적어도 제가 지금까지 다른 프로선수의 연인이나 배우자 분들과 얘기해 본 바로는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제 생각에 고생길의 특히 대부분은 돌봐야 하는 아이가 있는데 남편이 집에 없는 경우가 많아서 생기는 거 같아요. 프로선수들은 아침부터 훈련하러 가고, 2차 훈련도 자주 해요. 그래서 귀가할 쯤에는 이미 완전히 지치고 뻗은 상태거든요.

여러분이 프로선수의 아내인데 일을 마치고 남편과 비슷한 시간에, 아니면 남편보다는 좀 늦게 귀가한다고 한 번 상상해 보세요. 남편은 이미 지친 상태인데 주말에 다가오는 경기도 준비하고 해야 하거든요. 알다시피 프로선수들은 주말에도 일하는 셈이에요. 반면에 프로선수의 아내는 주말에는 일을 쉬죠. 그래서 여기에 아이가 있는 상황이면... 사실 제가 본 많은 분들은 아이와 함께 있으면서 매우 외로워하는 상황이였어요 솔직히.

저는 직업이 없는 상태라 괜찮은 편이에요. 오히려 (JB가) 다른 직업을 가진 남편보다는 빨리 퇴근하는 편일 수도 있겠네요. 그치만 어쨌든 피곤한 상태라 잠깐 잠들곤 해요. 그리고 주말에 경기가 있으면 물론 저는 경기를 보러 갈 수 있긴 하지만 그걸 뭔가 '남편과 함께하다'고 하긴 좀 그런 거 같아요.

당장의 예를 들자면, 제가 한국축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주 조금만 지켜본 상황이긴 하지만 지금은 조금 무서워요. 왜냐면 여기서는 전지훈련만 해도 무려 6주나 떨어져 있어야 하잖아요? 덴마크에서는 전지훈련 일정이 1주밖에 안 돼요. 스위스도 1주밖에 안 되고요. 이런 상황에서 아이가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6주는... 제가 한국에 온 지 3일째인데 벌써부터 JB가 훨씬 더 바쁜 게 보이고 대화를 많이 못하고 해서 힘들어요. 게다가 격리 기간이 끝나면 이제 혼자서 저 바깥세상에 있을텐데 무서워요. JB, 집에 돌아와 주세요~ 빨리~

Q6. 부모가 될 계획이 있으신가요?

A6. 저 개인적으로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느끼는 거 같아요. 그렇다고 '영원히 아이를 갖지 않을거야', '영원히 준비가 안 될거야' 하는 건 아니에요. 제가 오랫동안 스스로 느끼기엔 제가 아직은 아이를 그렇게까지 좋아하진 않는 거 같아요.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생각이 점점 옅어지고 있긴 하지만요.

만약 제가 당장 내일 아이를 갖는다면? 뭐, 괜찮을 수도 있을 거 같긴해요. JB의 경우 저보다는 마음의 준비가 된 거 같아요. 저희도 물론 아이를 가질 계획은 있어요. 근데 저희가 "마음의 준비"가 되기까지 일부러 기다린다는 느낌은 아니에요. 그렇다기 보다는 뭐랄까요. 저희는 여기저기 이사를 많이 다녔는데 작년의 상황에서 아이까지 있었다면 생각만 해도...(한숨) 훨씬 상황이 안 좋았을 거에요. 저희는 저희 아이가 이런 상황을 겪는 걸 원치 않아요. 그래서 저희는 상황이 좀 더 안정적으로 바뀌고 난 다음에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거 같아요. 저흰 확실히 아이를 갖길 원해요. 하지만 지금은 기다리는 상황이에요.

Q7. 신앙 생활이(종교가)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나요?

A7. 저희 부부 모두 기독교 가족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렇다"고 할 수 있어요. JB랑 저는 기독교인이고, 교회를 가고, 기도를 하고, 성경을 읽어요. 이게(같이 신앙 생활을 한다는 게) 확실히 모든 것을 수월하게 만들어요. 저는 늘 언젠가 기독교인 반려자와 함께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왜냐면 저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제 아이들을 기르고 싶었거든요. 간단명료하죠?

Q8. 집을 어떻게 꾸미겠다거나 구체적인 인테리어 디자인 선호가 있으신가요?

A8. 제가 디자인을 오랫동안 공부해와서 그런지 좋은 질문이네요. 저는 미디어 그래픽과 디지털 미디어에 대해 공부하면서 디자인 관련 작업들을 했었어요. (소곤) 그리고 사실 저는 제 선생님께 앞으로도 이 분야 관련된 일을 계속 할 거라고 약속했어요. (소곤)

어쨌든, 저는 확실히 스칸디나비아풍 인테리어 디자인을 선호해요. 많은 스칸디나비아풍 디자인은 흰색과 검정색을 써서 깔끔깔끔한 느낌인데, 그것도 좋긴 하지만 제 과는 아닌 거 같아요. 저는 좀 더 다채롭고 재밌는 게 좋아요. 흰색으로 도배하기보다는 제 개인적 색감 취향에 맞아야 해요.

아마도 새 아파트로 이사하고 나면 다양한 스타일을 섞어보는 시도를 할 거 같아요. 언젠가 저희집 투어 영상도 올릴테니 기대해주세요.

Q9. 덴마크가 전반적으로 한국보다 누드인 것에 대해 더 관용적이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A9. 맞는 말인 거 같아요. 제 생각에도 덴마크가 정~말 자유로운 나라여서 웬만한 하고 싶은 거는 다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그리고 맞아요. 해변가에 놀러가면 반라거나 전라인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어요. 예를 들면 많은 여자애들이 비키니 상의를 벗고 있거나 해요.

저도 이것 관련해서 특이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 제가 학교서 집에 가는 버스를 타고 가고 있었는데 도시 한가운데서 어떤 여성분이 전라인 채로 서있는 거에요. 제 생각엔 무슨 우편물을 받으려고 하는 거 같았는데 그건...확실히 특이했어요. 그런데 아무도 뭐라 안 하더라고요. 덴마크 사람들은 남이 뭘 하든지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인 거 같아요. 입고 싶은 건 뭐든 입어도 되고요.

한국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 덴마크 얘기밖에 못하겠네요.

Q10. 한국에 오면서 가장 기대되는 점은 무엇이고, 덴마크에 대해 가장 그리울 거 같은 점은 무엇인가요?

A10. '한적함'이 그리울 거 같아요. 제 부모님은 시골에서 사셨기 때문에 저 역시 한적한 게 익숙하거든요. 그래서 대도시에서 사는 게 저한테는 새로운 도전일 수 있어요. 물론 다시 말하지만 제가 한국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게 많고 경험해본 게 많진 않아요. 그냥 제 느낌상 덴마크 특유의 자유로움이 그리울 거 같아요. 왜냐면 제가 알기로 한국에서는 예의가 중요하고, 예의 바르게 말하는 게 도전이 될 거 같아요.

한국에 오면서 가장 기대되는 점은 한국에 있는 JB의 가족들을 만나는 거에요. 그분들은 한 번도 뵌 적이 없거든요. 그리고 JB가 자란 고향에도 가보고 싶어요. 한국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기대가 되고요. 새로운 문화를 접해보고 제 남편이 어디서 자랐는지 알아가는 게 정말 기대돼요. 이 모든 걸 경험하는 게 저한테는 큰 변화일 것이고, 한국어를 더 배우는 것도 기대돼요. 무엇보다 기대되는 건 그저 JB와 함께 정착해서 같이 살 수 있게 된 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