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감
비
공감
1.
비는 표정을 지우고
비는 손을 지우고
그것이 은유라니 그것이 우화라니
우산이 눈알이 되고
박스티가 저수지가 되는
비를 감내하며
비는 감내해야 하나
생각하는 건 터무니없다 생각이 들어
감내해야하는 것들은 되도록 생각하지 않으려 애쓰면서
가끔은 비가 지나가길 생각하고
비가 아주 없어지길 생각하고
가령 맑은 날 지하철 안의 시퀀스
그렇지 요즘은 쉽게들 반성한다
지하철에서 옆에 앉은 두 사람에게서 들은 대화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해서 나도 모르게 집중해서 듣고 말았습니다
그 다음 그들은 쉬울 수 있는 것들을 나열해보는데
개와 딸기
달걀말이와 거리두기
만남과 산책
공원과 분수
바다와 여행
운명과 주인공
미로설계와 비상구
방정식과 지진
진행될수록 쉬운 것 같지 않군요
쉬운 것과는 자꾸 망연해지는군요
우리가 왜 이런 걸 낳기 시작했지
몰라
(꺄르륵)
그 다음에 사람들이 반성을 할까 번성을 할까 궁금해졌지만
이번에 도착한 역에서 내려야합니다
사람들은 계속 즐겁고
그런 시퀀스를 만들려 하나
몰라
(꺄르르)
2.
캐스터: 공감과는 전혀 상관 없는 공감 아님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진행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해설: 아무튼 내 잘못은 아닌 듯함
대충 케장콘
ㅡㅡㅡㅡ
탭에 충실했다 후후후
추천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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