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소나무' 기성용 아래에서 꿈틀대는 '잔디' 김진성 [인터뷰]
https://n.news.naver.com/sports/kfootball/article/076/0003715843
김진성은 13일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 "득점 빼고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경기 중에는 그의 움직임에서 땅 위로 힘차게 뻗어올라가려는 잔디의 의지를 느꼈다. 김진성은 이제야 국내축구 팬들에게 각인되고 있지만, 2020년 신인이다. '광운대 에이스'는 지난해 K리그에서 엔트리에도 들지 못하는 등 힘든 나날을 보냈다.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어도 수십번은 왔을 터. 김진성은 "내 현실에 대해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우리 팀 미드필드진에 워낙 좋은 형들이 많았다. 그저 훈련 때 열심히 하면서 형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건 배우려고 했다. 그 덕에 전술, 수비, 공수전환, 템포와 같은 부분은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고 했다.
올해 서울 사령탑으로 부임한 박진섭 감독은 동계훈련 때 김진성의 가능성을 알아봤다. '서울 레전드' 김진규 코치의 번호였던 등번호 6번을 선물했다. 지난 3일 강원 FC전에서 K리그 선발 데뷔 기회를 잡았다. 당시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해 후반 10분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하고 교체된 김진성은 포항전에선 가장 익숙한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허벅지 문제로 결장한 기성용의 대체자로 낙점받은 것이다. 김진성은 "훈련 때 (기)성용이형 몸에 문제가 생긴 걸 알고 어쩌면 내가 선발로 뛸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소중한 기회다. 민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자, 이렇게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민폐를 끼치진 않은 것 같은데, 실점하는 장면, 수비적인 부분에서 내 활약이 아쉬웠다. 많은 분이 고맙게도 축하를 해주셨지만 나는 만족하지 못했다. 내 골보다 팀이 홈에서 승리하길 바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골 영상도 따로 돌려보지 않았다고.
포항전에서 전반엔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후반엔 더욱 공격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등 두가지 매력을 뽐낸 김진성은 "클라스가 다른 성용이형처럼 할 순 없겠으나, 내 나름대로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출전한 2경기에서 팀이 모두 패했는데)다음 경기에 나선다면 그땐 무조건 팀이 승리하도록 돕고 싶다. 서울더비는 꼭 이겨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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