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가 원할하게 운영되려면 반말이나 욕설을 금지해선 안 되지만 적정선의 규제 역시 필요하다
사람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즐기는 이유는 '비격식적인 의사소통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장점 때문이다. 하지만 반말이나 욕설에 과도한 제재가 가해진다면 사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오프라인에서처럼 '격식적인 의사소통'을 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래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반말이나 욕설에 일일이 제재를 가하면 커뮤니티에 유교식 예의범절이 강하게 자리잡게 된다. 그리고 이는 사이트의 성격을 폐쇄적으로 만들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욕설을 무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악영향을 준다. 위트가 있거나 친근감이 있는 욕설이 아닌,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욕설이 난무하게 되면 욕설을 불쾌하게 여기는 유저들이 이탈하게 된다. 또한 그리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사회적인 이미지 역시 크게 하락하게 된다. 당장 일간베스트, 워마드, 디시인사이드 등 욕설이 난무하는 사이트들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어떠한지 생각해보면 금방 답이 나올 것이다.
이는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친한 친구끼리 혹은 동료끼리 가벼운 욕설을 하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경우 이를 지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그 욕설은 타인과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닐뿐더러 친근감의 뉘앙스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어느 누군가가 패륜적인 발언이나 혐오스러운 언사를 거리낌없이 하게 된다면 사람들은 그를 피하게 된다. 왜냐하면 패륜적인 발언이나 혐오스러운 언사에는 친근감이나 위트가 아닌 '타인에 대한 공격성'이 매우 강하게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온라인 커뮤니티가 원할하게 운영되려면 반말과 욕설은 허용하되,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수준의 욕설에 대해선 어느 정도 제재가 필요하다. 물론 그러한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온라인 커뮤니티 관리자나 구성원들의 합의와 조율이 필요할 것이다. 타인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제약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규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사람들 중에 아직 가치관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어린 10대들도 있는 만큼, 온라인 커뮤니에서 제한해야하는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수준'의 욕설의 수위는 패륜적인 언사, 정치/지역/생명 혐오발언, 성희롱 정도면 충분하리라 본다. 즉, 'x발', 'x○○○', 'x병할', 'x같다', 'x친', 'x질 것 같은' 등등의 욕설 정도는 괜찮지만 그 이상의 수위를 넘어가는 욕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다소 지양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는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지정하고 있는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과도 어느 정도 궤가 비슷할 것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허용되는 언사의 수위는 '거친 욕설·은어·비속어(성적인 언어 포함) 등이 있으나 반복적·지속적으로 표현되지 않아 언어·폭력적 요소가 과도하지 않은 것, 청소년의 바른 언어 습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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