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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밤에 불면 배암 나온다던
어무이 말씀이 문득 생각나
나는
이불자락을 머리끝까지 치켜올렸다
세상은 밤보다 무서운 검은색이었고
두 개의 동그란 별만이 하얗게 떨며
불타고 있었다
나는
승리를 갈망하면서 차마 이기질 못했고
비겁한 무승부로 스스로를 위로해야했다
슬픈 밤이었지만 무서웠고
무섭기에 더 구슬프게 울 수밖에 없었다
결국 배암 한 마리가 어디선가 기어나와
내 가운데 다리를 물었다
제목: 설라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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