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닌이] 6월 6번째 - 육상 선생님을 만났습니답
원래 계획대로면 어제 밤에 뛰었어야 하는데 피곤해서 그냥 일찍 자고 오늘 새벽에 뛰기로 함.
이번 달에 매번 야간 달리기만 하다가 새벽 달리기 하려니까 신선한 느낌이었음.
물론 분명 새벽 5시쯤인데도 너무 환해서 놀랐음.
런닌이답게 평소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하던대로 악으로 헥헥거리며 뛰는데, 정기적으로 새벽 조깅하시는 분들이 한 명씩 이른 시간에도 와서 뛰더라.
최대한 다른 사람들 무시하고 마이웨이로 뛰는데 딱 봐도 몸이 굉장히 좋아보이는 (근돼 느낌이 아니라 근육모양이 예쁘고 체지방도 없어보이는) 중년신사분이 육상 좀 하는 사람의 포스를 풍기며 뛰더라.
매번 10-11km 정도를 움직이는 보닌쟝, 9km 정도 뛰고 마지막으로 피치를 올리려고 하는데 역방향으로 뛰어오는 그 육상인 포스 풍기는 중년신사분과 눈 마주침.
그러더니 갑자기 같이 뛰어보지 않겠냐고 말 거시더라고.
누가봐도 초하수 런닌이가 아둥바둥거리는 게 안쓰러워 보여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잘하는 분이 뭔가를 가르쳐주신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 흔쾌히 잘 부탁드린다고 함.
지금까지 막연하게 코로나 시국이 끝나면 10km 코스 마라톤이나 나가야지 하고 뛰었는데 인터벌 달리기를 하자고 하심.
고등학교 체육 시간 이후론 처음으로 “인터벌 달리기”란 말을 써본 거 같다.
처음에는 그분이 선두로 달리고 내가 뒤쫓는 식으로 200m 인터벌 달리기를 했는데 자세 잘못된 거 이것저것 알려주심.
스스로 무게중심을 낮게 가져간다고 생각했는데 객관적으로 몸을 생각보다 뒤로 많이 젖히고 뛰었더라고.
그리고 초시계로 시간 측정하면서 뛴 것도 군대에서 승급 체력심사 이후로 거의 처음이었음.
두 번째 뛸 때는 내가 선두로 뛰고 그 분이 뒤에서 페이스 맞춰주셨는데, 처음에 알려준 거 떠올리면서 달리니까 시간이 10초가량이나 단축되더라;;;
그동안 얼마나 개판으로 뛰었는지 여실히 느낌.
이미 설라에서 본격적인 육상 세계(?)가 있다는 느낌은 어렴풋이 느꼈으나 맛보기로 접한 거 같아 신선한 경험이었음.
평소보다 초과해서 12km 가량 뛴 건 예상 밖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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