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정확히 2년 7개월만에 찬물로 샤워함 (장문주의, 군대주의)
본인은 한여름에도 더운 물로 샤워하는 '뜨샤충'임
(불편해도 이해 부탁 ㅎ)
근데 오늘은 너무 더워서 눈 딱 감고 찬물 샤워 조져버렸다..
정확히 전역하고 2년 7개월만의 일인데
내가 복무한 대대 건물은 지은지 30년이 넘은, 거의 쓰러져가는 건물이었음
건물이 오래됐으니 자연스레 다른 부속시설도 낡았던 것이 당연지사였고
보일러도 자주 고장났음
1주일에 적어도 1번.. 많으면 1주에 2번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았음
그러면 이제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는 날 병사들의 대처법은 둘로 나뉘게 됨
1) 1주에 1-2회 정도는 샤워를 포기한다.
2)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1일 1샤워는 해야지 눈 딱 감고 샤워실 간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은 2번파였고 정말 억지로 찬물에 몸을 맡겼다.
평소 샤워시간이 15분이라면
차가운 물로 씻는 날은 정말 아무리 오래 참아도 10분을 넘기기 힘들었음.
여름이라면 체력단련 후에 찬물 샤워는 오히려 좋을수도 있지만..
겨울철, 그것도 강원도에서 겨울철 찬물 샤워는 진짜 힘들었다..
샤워장으로 걸어가다가..
샤워장에서 찬물로 고통받는 전우들의 비명소리를 듣고서
한두번 정도는 생활관으로 발길을 돌렸던 적이 있었음을 이 글을 통해 북붕이들에게 털어놓는다..
전우들의 비명 소리는 그곳이 샤워장인지,, 아니면 지옥의 불구덩이 속인지,, 알 수 없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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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재미없는 군대 얘기였고..
군복무 시절 '타의에 의한' 찬물 샤워로 인한 고통으로 남은 PTSD였을까..
절대 '자의에 의한' 찬물 샤워는 하지 않았던 나였지만
계속되는 폭염에 결국 참지 못하고
내 손으로 한쪽 끝으로 샤워 스위치를 돌린 후 찬물에 몸을 맡겼다..
0.1초의 고통스러움, 10분간 이어진 시원함에 만족감을 얻고 이렇게 뻘글을 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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