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수 이때 감동이지 않았냐
가장 기억에 남는 일? 당시 감독은 계속되는 무승에 예민해져 있었고, 팀 자체도 휘청이던 때였다. 물론 나 또한 그시즌의 경기력은 최악이었다. 감독은 휴식기 이후 인천전에서 나를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그 경기는 결국 졌는데, 감독이 져도 상관없다는 식의 행동을 하는걸 보니 화가 머리끝까지나서 폭발할것만 같았다. 라커룸을 발로 차고 축구화를 마음대로 던지곤했다. 그러자 내가 난동을 치는걸 들은 주장이 나를 호출했다.
경기 전날 술을 먹는 선수에게 면죄부란 없다. 감독이 그동안 너에게 간섭하지 않았던건 너에게 그만큼의 믿음이 있어서다. 넌 최고의 행운아야. 대부분의 감독들이었다면 너는 팀에서 버려지듯 쫓겨났을거다. 감독이니까 너에게 기회를 주는거라고.
그리고 이어지는 다음경기는 포항전이었다. 감독은 아무말 없이 조용히 날 선발명단에 올렸다. 나 또한 아무말없이 골을 넣었고 팀을 14경기만에 승리로 이끌었다. 감독과 나에겐 서로 깊은 대화가 필요없었다.
- 2042년 fc서울의 원클럽맨 황헌수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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