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I: 서양사학계에서 Lord는 ‘경’이라고 번역하지만 Sir를 ‘경’이라고 번역하는 것은 대체로 부정확하다고 간주한다.
일단 Lord가 Sir보다 훨씬 높은 작위를 가리킨다.
영국을 기준으로 Sir는 기사나 준남작 작위를 가진 사람을 지칭하는 표현인데, Lord는 그 윗급인 귀족이나 고위관직자(예를 들어, 영국에서 총리는 자동으로 제1재무경(First Lord of the Treasury)을 겸직한다.)를 지칭하기 때문이다.
마치 신라 골품제에서 진골과 성골을 그 밑의 6두품이랑 묶어서 귀족이라 부르는 것이 정확하지 않은 것과 같달까.
많은 사전에서 여전히 둘 다 “경(卿)”이라고 번역하지만 이건 서양의 작위를 동양식으로 껴맞추다보니 생긴 결과다.
문제는 아직까지 Sir가 “경”으로 번역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마땅한 번역어가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는 Sir를 “써” 내지는 외래어 표준법에 맞춰서 “서”라고 번역하는데 이게 “경”처럼 한자어도 아니고 입에 감기지도 않아서 낯설어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앞으로 교양있는 북붕이들은 Sir Alex Ferguson을 지칭할 때 “써 알렉스 퍼거슨” 또는 “서 알렉스 퍼거슨”이 더 정확한 번역임을 알아두쟈. 알렉스 퍼거슨 경이라고 하면 의문의 신분상승이 일어나는꼴
이상 대학생 때 수업 중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영국사학자 교수님 앞에서 Sir를 경이라고 번역했다가 개털렸던 북붕이가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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