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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축구-나는 왜 축구를 볼까

잼아저씨 title: No.4 김남춘잼아저씨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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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fcseoulite.me/free/6799498 복사

1.

 

"졌다. 또 졌다."

 

인천유나이티드의 다큐멘터리 영화 "비상"의 시작을 알리는 문구다. 요즘따라 이 문구가 자꾸 나한테 온다. 좀 다른 모습으로.

 

"졌는데 또 질 것이다."

 

요즘 서울 경기가 끝나면 드는 생각이다.

 

프런트의 영입 관련, 행보 관련, 감독의 영입 관련, 전술 관련, 선수들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 글들이 이미 올 시즌 1바퀴가 돌기도 전에 전부 쓰여졌다. 나도 썼고 나 외에도 썼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게 스마트폰이라 글을 길게 쓸 순 없겠지만, 아마 노트북이라 해도 저 요소들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글은 쓰기가 거시기하다. 이미 쓴 것에서 더 진행되는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글은 왜 쓰는 걸까. 위 문단의 마지막 문장 때문인 것 같다.

 

2.

"더 진행되는 생각이 없다."

 

난 이게 참 무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퇴보하는 중이라면 차라리 다음에 이야기할 거라도 있지. 정체된 거라면 쓸 수 있는 건 원론적이고 주변적인 글일 뿐이다.

당연하다. 내가 구단 관계자도 아니고, 구단의 문제점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방법도 없으니까.

원론적인 건 평소에도 썼으므로, 후자인 주변적인 것이라도, 그러니까 저 문장이 도출된 것에 대한 심경에 대해 풀어쓰기로 했다.

 

왜 서울은 멈췄다는 느낌이 있는 걸까.

 

난 이 느낌을 받을 때마다 예전에 볼만찬에서 언급된 이야기가 자꾸 떠오른다.

 

"이 팀은 재창단 수준으로 개편해야 한다"

 

3.

재창단 수준이라는 건 어느 정도인 걸까.

단순한 스쿼드의 영입 방출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만약 그랬으면 우린 올해 근 몇 년 중 역대급으로 이적시장을 활발하게 보냈다고 하는데 적어도 작금의 순위에 자리잡진 않았을 것이다.

프런트도 사장이 바뀌면서 감독이 원하는 그림을 그리도록 겨울에도, 여름에도 이적시장에 손을 행사할 수 있게 했다.(사실 나팔여를 빼면 상당수가 트레이드나 FA 영입이긴 하지만 넘어가자. 나팔여가 싼 것도 아니고.)

그럼 감독, 분명 책임이 있다. 그러나 잠시 예전의 글을 빌려오자면 "3년동안 감독이 6명이 바뀌었는데 2019년 빼면 성적이 개판"이다. 감독 하나만 겨냥하기엔 이 팀의 문제는 상상 이상으로 커 보인다.

다시 말하지만 감독도 문제 있다. 다만 감독만 문제는 아니라는 글이다.

 

설라에서는 강버지라 불리면서 기성용 등을 데려올 수 있게 한 강명원 단장에 대해선 BBC, 인맥 있는 유저 등위로부터 찬사를 받는다. 위 종류가 아니더라도 귀네슈 시절부터 있던 올드팬들의 지지도 있다. 나는 강명원 단장에 대해선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느낌이고. 서울이라는 구단에 대해 자부심도 있어보이고.

 

4.

근래 긍정적인 이야기들만 모아보면 우리 팀의 순위는 무슨 안락한 순위에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프런트의 영입 행보, 감독을 지지하는, 나쁜 분위기는 아니라는 선수들, 프런트의 이적시장에 대한 팬들의 긍정적인 평가, 팬들 사이에 전해지는 프런트에 대한 훈훈한 이야기들.

 

근데 성적은 보다시피 12위다.

 

선수 네임드, 감독의 전술, 적극적인 이적시장참여 전부 차치하면 12위가 눈앞에 있다.

 

무엇인가 근본적으로 어긋난 느낌이 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팀끼리 우리 괜찮지 않아? 하고 자위하는 느낌이다.

 

한편 팀의 축구는 예전에 잠히히 라는 펨네 분이 분석해준 대로라면 큰 변화가 없다.

전방에서 지나치게 만들다 힘 다 빼고 후반 막판에 힘 후달리는 축구; 영입된 선수들의 부족한 오프더볼, 기동력이 부족한 중원, 만들어가는 동안 빌드업에 참여도 안 하는데 체력이 늘 부족한 센터백 등.

 

이러한 상황에서 내가 보는 축구의 느낌은 다음과 같다.

 

"분명 이것 저것 들어갔는데 변화가 없어"

 

변화가 없다.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이 사랑해야 할 축구가 아닌, 어제와 오늘과 내일과 모레와 글피가 같은 축구.

"정체된 것 같은 느낌"

 

그렇게 중력적으로 끌려오는 문장 두 개.

 

"이 팀은 재창단 수준으로 뒤엎어야 한다."

"졌고 다음에도 질 것이다."

 

이런 마음을 갖게 한 축구를 왜 나는 보는 것일까.

희망적인 글은 쓰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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