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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길 잃은 축구] 낙서가 묵시록이 되어가는 현재에 대한 단상

잼아저씨 title: No.4 김남춘잼아저씨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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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fcseoulite.me/free/7073365 복사

0. 바깥의 낙서


사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패한 뒤 사장님, 단장님과 미팅을 했어요. 그때 '우리가 자칫 2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 드렸죠. 

(출처: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07/2019010700343.html)

인터뷰다시 뛰는 최용수 감독 선수 구성 스트레스, 안고가야 할 숙명


위의 말은 2018년 12월 19일 sbs에서 먼저 언급한 말이다. 나는 이 글을 쓰기 위해 인터뷰를 다시 회독했는데 다음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돌아와서 보니깐 "누가 해주겠지, 우리가 설마 하위 스플릿 내려갈까"라는 생각이 많더라고요. 팀에 대한 희생은 보이지도 않았죠. 이런 점들이 저를 화나게 만들더라고요.
(출처 : SBS 뉴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062016&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이 뒤로 3년이 지났다. 2018년의 선수들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혹시나 해서 염려하는데, 범인 찾기에 대한 글이 아니다. 베테랑 논란, 유령 범인 추적은 지겹다.). 작금의 주전 선수들 상당수는 올해, 작년에 영입된 뉴페이스들이다. 그러므로 이 글은 위의 문장이 그저 눈에 들어왔을 뿐, 해당사항에 걸리는 선수는 없다고 믿음을 가진 채 진행하려고 한다.


1. 3년 전의 말이 되돌아오는 상황까지의 간략한 정리


시간이 흘렀다. 최용수가 떠난 건 저번 시즌이다. 처음에는 믿어줬음에도 보답하지 못함으로 구단과 전 감독은 갈등이 깊어갔고 결국 하나가 떠나야 했다. 이 사건에 대해선 구단을 탓하려는 게 아니다. 좋은 대학을 나오면서 기업정신이 제대로 박힌 우리 구단은 어떤 "현실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을 테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전 감독과 헤어져야 했겠지.

그 뒤 다음 감독을 선임했을 것이다. 여러 감독 후보가 리스트에 올랐고, (아챔까지 포기하면서) 박진섭 감독이 선임됐다. 나는 당시에 기쁨과 의심을 둘 다 가졌었다. 다만 구단의 의도가 확실히 보였기에 최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했다. 당시에 그래서 "구단은 현재 철학이라는 반석이 없고 그 반석을 다른 곳에서, 성과를 낸 박진섭이라는 반석을 가져"왔다고 해석하려 했다.

하지만 3월 이후 서울은 내리막길을 가고 있다. 내리막길, 이것 이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자세한 내용에 대해선 전술도 잘 알고 선수도 잘 아는 사람들이 쓴 글들이 많다. 이 글은 그런 분석적인 글은 아니다.


2. 모두가 움직인다(김언 시인의 시집 제목), 근데 우리는 왜 문워크를 추고 자빠졌나


1. 에서 썼듯 지금 우리 구단은 작년에 비해 많은 변화를 줬다. 여러 선수들과 작별하고, 새로운 선수를 데려왔으며, 감독, 심지어는 사장까지 바꿨다. 그래서 예전에 2020년까지의 서울과 올해 서울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 쓰기도 했다(운영진이 다르다, 영화로 치면 최소 시리즈가 바뀐 것 정도는 되지 않을까).

그러나 올해는 우리만 변화를 준 것이 아니다. 특히 겨울이적시장에 대해서는 모든 구단들이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굵직하거나 알짜 영입을 하는데 힘을 썼다. 그렇다 모두는 움직인다. 2020년이 아닌 2021년을 위해. 아무도 2020년을 언급하지 않고 그저 현재에만 집중하는 식으로, 미래를 집중하는 식으로.

그런데 요즘 들어 느끼는 거지만 서울의 방향은 하나 같이 2020년을 잊으려는 것에 불과한 시즌 운영을 보여주는 것 같다. 어떤 걸 말해도 하나 같이 지금의 순위는 서울의 순위가 아니다. 라는 투의 인터뷰를 아마 올해 초부터 일관되게 새로 들어오는 뉴페이스마다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물론 여름이적시장 때 하는 말의 뉘앙스는 2021년을 조명하는 건 맞다. 다만 2021년을 전체적으로 볼 때 늘 이런 말이 나오면 2021년을 말해도 2020년을 말하는 것 같은 느낌과 자꾸 접촉하게 된다.).

일단 앞으로 가긴 하는데 어째 시선이 뒤를 향한 상태. 그러니까 문워크.

문워크는 보기엔 화려하다. 그러나 그건 타자가 무대를 보거나 술회할 때 영상과 이미지로 작용할 때 휘황하고 행복하다 느낄 수 있는 거지, 무대 밖이라는 현실에서는 살아가는 움직임이 아니다. 그러므로 문워크란 특정한 조건 안에서 특정한 시퀀스 안에서 유효한 움직임인 것이지, 평상시에 취할 자세가 아니다. 무대 밖에서의 문워크는 만만하게 뒤통수를 노출할 뿐이다.


3. 잊어야한다 계속 말하는 건 결국 잊지 못하는 게 자신이어서다


잠시 낙서로 돌아가보자. 최용수는 이 팀 강등도 각오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구단은 변화를 모색했고, 그 과정에서 당시를 안도하며 웃을 수 있었던 감독과도 이별하고 새 얼굴들을 들여왔다. 과거를 잊기 위해 그리고 구단은 참으로 정석적이게도 들어오는 얼굴들마다 "현재 혹은 작년의 순위가 서울이 원래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니"라고 말을 시킨다.  그 결과, 짜잔. 과거만을 보면서 자꾸 과거를 잊어야 한다고 반복하는 역설적인 시퀀스가 완성된다.

하도 저 똑같은 인터뷰 내용들만 보다 이런 생각을 한다. 서울의 원래 순위란 무엇일까 하고. 잊어야한다는 것 안에 "원래"가 있다면, 그 "원래"에서 무엇을 가져오려는 것인지 생각도 해봤다. 이 점에 대해서는 예전에 썼던 "무조건적인 귀네슈 시절 모델 복구"를 염려해보기도 했고. 그 시절에서 가져오는 게 단순하게 즐거운 축구 뿐인지, 혹은 그 시절의 모든 것들(나쁜 것, 시대에 맞지 않는 구닥다리까지. 만에 하나 정말 이러면 성역 없이 이 구단은 재창단 수준의 물갈이가 필요하긴 하겠다.)을 가져오려는 것인지. 그러나 구단 내부에 속한 사람이 아니므로 함부로 쓰긴 뭐하다.

 다만 한 가지, 아마 2020년에 눈이 머무른 것처럼 보이는 구단은 우리 구단 밖에 없다고 생각이 든다. 이미 2022년까지 4개월밖에 남지 않은 현재임에도 말이다. 그리고 그 2020년은 2017년부터 보이던 하락세의 결정타를 한 방 얻어 맞은 시즌이며, 최용수가 말한 회상을 예언 언저리까지 왔던 해다. 이미 떠나보냈어야 할 말. 그러나 그걸 떠나보내지 못한 우리 팀은 결국 그 회상을 예언으로 믿어나가고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4. 낙서

그렇다. 이 글은 말장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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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익수
  • Hasebak
    Haseb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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