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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서울이라고라 첫번째 외침] 감독님, 감독님이 Head Coach라고 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title: 루피서훈이 15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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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fcseoulite.me/free/7088180 복사

  

 축구 감독은 보통 영어로 Manager 또는 Head Coach라고 불립니다. 오늘은 이 단어 중 Head Coach에 초점을 맞춰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Head Coach, 문자 그대롭니다. '머리 코치', 직역하자면 '머리 또는 고개 코치'인데 왜? 감독에게 Head, '머리'라는 말을 붙여줬을까요? 사실 너무 쉽죠. 직역 그대로 선수단의 '머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대체 'Head, 머리'는 무슨 뜻일까요?.  제 생각과 여러분의 생각이 같을까요? 'Head'라는 단어를 영어사전에서 검색해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1. 머리, 고개

 2. (사고력, 판단력을 의미하는) 머리, 뇌리

 3. (특정 방향으로 이끌어) 가다, 향하다.

 4. ~을 이끌다. 책임지다.


 

 제가 해석하기엔 이렇습니다. 감독이 Head Coach로 불리는 이유는 1. 그 팀의 머리, 즉 지도자이기 때문이고 2. 그 팀에게 철학과 생각을 불어넣어주는 두뇌이자 3. 한 팀을 이끌어 나가는 결정권자이며 4. 그렇기 때문에 팀과 선수단이 향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련에 사건들에 책임을 지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구요. 적어도 저는 이렇게 해석했고 이 생각은 축구를 보는 한 웬만해서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럼, 우리 FC서울의 감독님은 'Head Coach'라는 직책으로 불리기에 마땅한 역할을 팀에서 수행하고 계신지 묻고 싶습니다. 백번을 양보하고 이성적이 아니라 감성의 영역으로 제 자신을 설득해봐도 저는 도무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FC서울의 선수단을 감독하고 있으니 지도자는 맞습니다. 하지만 그건 단순히 그 위치에 임명되면 자연스럽게 부여되는 성질입니다. 누구나 그 자리에 임명될 수 있는 자격만 있다면 그 역할은 수행할 수 있고 Head Coach로 불릴 수는 있다는 말입니다. 20시즌 말미 서울팬들이 자조적인 농담으로 했던 '그래서 김여정 P급 있냐?'가 실제로 일어나서 P급이 있는 김여정이 FC서울에 사령탑이 됐어도 말이죠.  제가 말하는 감독의 능동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은 윗 문단에 2번과 4번을 말합니다. 감독, 즉 부여된 성질인 지도자와 결정권자라는 직함말고 '비전 제시자'와 '책임을 지는 사람'에 대한 질적이자 핵심적인 역할을 감독님이 능동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지에 여부 말이죠. 


당신이 이기지 못했기에


 박진섭 감독님이 이 팀에 부임하고 지나온 8개월이란 시간동안 어떤 철학을 주입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눈을 씻고 찾아봐도 모르겠습니다. 8개월이란 시간 누군가에게는 짧은 시간일 수도 있죠. 인정합니다. 그럼 시간을 떼어놓고 얘기하겠습니다. 감독님이 8개월 동안 이 팀에 어떤 철학을 주입하려는 시도는 있었나요? 감독님의 플랜A는 무엇입니까? 서울에서 박진섭감독님이 보여준 '둘리볼'로 대표될 만한 핵심 플로우가 있었나요? 그런 철학이 통해서 점차 나아지는 점진적인 성장이 있었나요? 순위표에서 FC서울의 순위는 상향곡선을 그리며 내일을 기대하게 했나요? 자 이 대답과 함께 다시 묻고 싶습니다. 박진섭감독님과 FC서울의 2021시즌, 그 8개월은 과연 짧은 시간이었나요? 그리고 한 팀의 Head Coach로서 어떤 책임감을 이 팀에 보여주었나요?


우리는 정말 시간을 두고 성장하고 있습니까?


 그래도 모르시겠다면 시계를 10년전으로 돌려보죠. 황보관 감독님이 FC서울을 맡았던 그 시절로요. 2010시즌 서울은 우승을 차지합니다. 빙가다 감독님의 안정적인 축구로요. 그리고 빙가다 감독님은 시즌이 끝난 뒤 복합적인 이유로 재계약이 불발되어 서울을 떠나고 황보관 감독님이 서울의 2011시즌 사령탑으로 낙점되어 부임합니다. 그리고 결과는 다들 아시다시피 리그에서 1승, 챔스에서 2승을 합쳐 3승 4무 4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로 4월 시즌 중 자진사임하고 나가게 되죠. 이 당시 FC서울 선수단이 약했냐구요? 아니요. 우승주역이던 김진규와 정조국이 이적을 그리고 공수를 매끄럽게 이어주던 최효진 김치우 등이 군입대를 했지만 제파로프, 몰리나, 현영민, 김동진, 하대성, 데얀, 아디, 최태욱과 젊은 자원들이 넘치던 팀이었습니다.


적어도 자신의 한계와 감독으로서의 책임감은 알았던


 그래서 황보관 감독님은 한계를 더 명확히 느꼈나봅니다. 사실 11경기면 기다려줄만 합니다. 적어도 한 달은 더요. 하지만 황보관 감독님은 성적에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습니다. 황보관 감독님은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지만 책임을 졌습니다. 저는 그 용단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뒤로 황보관 감독님은 두번 다시는 지도자의 자리를 맡지 못했습니다. 자진사퇴당시 이 생각을 안 할수 없었을 겁니다. 여기서 물러날 경우 축구지도자로의 자기 커리어에 큰 흠집이 날 거라는 점을요. 그럼에도 한 팀의 Head Coach로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게 감독이라는 자리가 주는 책임감과 무게라는 걸 황보관 감독님은 알고 있었기 때문일겁니다. 그래서 그 결과는 어땠나요? 

 

 다들 아시다시피 당시 수석코치였던 최용수 감독님이 감독대행을 맡게됩니다. 이 때가 4월 26일입니다. 약 7개월의 시간이 지난 2012년 말인 11월 19일 울산과의 챔피언십 결정전이 끝난 후 서울의 성적은 몇위 였을까요? 3위였습니다. 최용수 감독님은 부임당시 14위의 팀을 맡아서 15승 4무 4패라는 성적을 내며 3위로 챔피언십 결정전으로 향했습니다. Head Coach, 최용수 감독님은 진정한 Head Coach의 자격이 있는 감독님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두 잠시 머릿속으로 떠올려봅시다. 최용수 감독님의 축구 이른바 '욘쓰볼'을요. 모두가 떠오르는 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용수의 축구는 그랬습니다. 철학이 있고 책임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랬기에 최용수 감독님은 2018년 FC서울을 다시 한 번 강등의 위기에서 구해냈고 2020년 누구보다 사랑했던 팀에 더 이상 어떤 노력에도 자신의 철학과 비전이 통하지 않자 모든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고 떠났습니다. 최용수 감독님이 Head Coach의 자격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상식적으로요. 



그는 서울 최고의 Head Coach였다.


 자, 우리 10년 전의 일을 보고왔습니다. 다시 물어보겠습니다. 8개월의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조건은 똑같습니다. 2011시즌 23경기 15승 4무 4패의 최용수 감독님과 10년 뒤 2021시즌 23경기6승 6무 11패의 박진섭 감독님 8개월의 시간은 정말로 여러분들이 느끼기에 짧은 시간입니까? 2011시즌에 비해서 2021시즌 선수단의 구성에 엄청난 차이가 날 정도로 약하다고 느껴지진 않습니다. 하대성, 몰리나, 아디, 데얀 그리고 기성용, 오스마르, 지동원, 팔로세비치, 나상호 어떤가요? 정말 박진섭 감독님에게 부여된 시간이 짧았나요? 

 

 박진섭 감독님은 Head Coach로 FC서울에 어떠한 비전도, 책임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매일 바뀌는 전술과 선수단의 장점이 돋보이지 않는 경기 내용 심지어 통하지 않더라도 시도해보았다고 할 만한 자신만의 색깔조차 없습니다. 팀이 지는 것과 별개로 더 견디기 어려운 건 FC서울이라는 클럽이 '아무런 색깔조차 없는 흔하디 흔한 클럽'이 됐다는 겁니다. 축구계의 전설 요한 크루이프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용이 없는 결과는 지루하다. 결과없는 내용은 무의미하다.' 지금 서울의 축구는 지루하고, 무의미합니다. 거기엔 결과도 내용도 없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박진섭 감독님은 Head Coach로서 지켜야 할 마지막 책임감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질에 대한 목소리가 과연 과한 요구일까요?



정말 우리와 같은 곳을 보고 계신가요?


 기다림이란 발전가능성을 보고 결정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8개월 동안 여러분이 본 발전 가능성은 무엇이 있었나요? 그래서 그 발전가능성의 결과물이 지금 성적표에 담겨있나요? 혹시 지금 감독님은 '책임'대신에 무의미한 '약속'만 반복하고 있지 않나요? 숙제와 답을 찾겠다는 약속 실현되기에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ATM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시메오네는 이런 말을 하며 부임했습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옛 영광을 재현하러 왔다.' 저는 이 말을 보면서 박진섭 감독님의 취임 인터뷰가 떠올랐습니다. '서울은 이 위치에 있을 팀이 아니다.' 이 말은 시메오네 감독님의 말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시메오네 감독님은 약속을 책임감으로 지켜냈고 박진섭 감독님은 무책임하게 내버려두고 있다는 점이죠. 이건 현재 일어나고 있는 명확한 사실입니다. FC서울은 감독님의 무책임함으로 인해 어쩌면 생존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을 지도 모릅니다. 만약 놓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그 한계치에 벌써 너무 가까이 다다랐음은 서울 축구를 지켜보는 모두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겠지요.


 

시메오네가 감독으로 제시한 비전은 공허한 약속이 아니었다.


  일부 팬들이 걱정하고 있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대안이 마땅치 않음을요. '박진섭 감독님이 나가면 누가 감독을 하나요?' 네. 현실적으로 걱정이 되는 주장입니다. 코로나 시국과 더 이상 좋은 감독이 시장에 없다는 점. 그리고 안타깝게도 FC서울이라는 팀이 감독님들에게 독이 든 성배처럼 느껴질 거라는 점도요. 하지만 그 대안을 만들어 놓고 나가는 것도 'Head Coach'의 역할입니다. 최용수 감독님은 김호영 감독님에게 이 팀을 맡아달라고 간절히 부탁하고 나갔습니다. 코로나 시국, 강등이 코 앞에 있는 듯한 성적표로 인한 심리적 부담감. FC서울이라는 클럽의 무게. 그때와 지금의 상황이 그렇게 다를까요? 하지만 최용수 감독님은 마지막까지 결과를 위해 책임을 졌습니다. 그게 마지막 감독님이 보여준 FC서울의 Head Coach로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글을 여기까지 읽으셨을 여러분과 혹시 만에 하나라도 이 글을 읽게 되실 감독님에게 감히 묻고 싶습니다.

 

 "박진섭 감독님은 FC서울의 'Head Coach'라고 불릴 자격이 정말로 있으십니까?"




그냥 요즘 FC서울 블로그 운영하는데 칼럼 하나 쓰고 싶어서 써봤어 내 의견이 절대적인건 아니고 그냥 너네랑 생각을 좀 나누고 싶어서 이름도 서울이야기 + 아고라를 합쳐서 서울이라고라로 지어봤다. 블로그랑 설라에 쓰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써서 올릴 예정이고... 같이 서울이야기나 좀 하자 부족한 글 재주 미안


출처: https://fcseoulhistorygallery.tistory.com/29 [FC서울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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