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민] 소년 조영욱, 서울의 에이스 되다
https://sports.news.naver.com/news?oid=216&aid=0000116816
‘프로 4년 차’ 조영욱은 여전히 U22 선수다. 워낙 오래전부터 연령대별 대표팀에서 뛴 탓에 뱀파이어를 보는 기분마저 든다. 2013년 AFC U14챔피언십부터 시작해서 AFC U23챔피언십에도 2018년과 2019년(예선) 연거푸 출전했다. FIFA U20월드컵을 2연속 출전해 11경기나 뛰는 진기록도 세웠다. 그런데도 1999년생이라서 내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다. 연령대 대표팀 72경기, 프로 111경기 출전 기록은 평범한 22세 선수가 해낼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 지금까지 ‘골만 좀 넣으면 좋을 텐데’라는 팬들의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이제 골도 넣기 시작했다.
K리그의 U23, U22 의무 출전 규정이 조영욱의 조숙한(?) 경력을 만들어준 계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보호막 아래에서도 사회생활 적응에 애를 먹는 해당 연령대 선수들은 아주 많다. 주어진 기회 속에서 항상 성실하게 뛰었고 팀을 위해 헌신했기에 조영욱은 지금까지 본인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이러다가 한 골도 못 넣고 시즌이 끝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라는 조영욱의 경기 후 인터뷰처럼 프로선수로서의 고뇌도 한 단계 성숙해지는 동력이었을 것이다.
서울은 여전히 하위권이다. 슈퍼매치 승리는 짜릿한 성취감보다 강등권과 승점 차이를 4점으로 벌렸다는 절반의 안도감에 가깝다. 정규리그는 이제 두 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최하위 강원이 4경기(12점)나 덜 치렀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2년 연속 파이널B가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서울은 2021시즌 종료까지 잔류를 다퉈야 한다. 하필 이럴 때 터지는 조영욱의 득점은 오랜 기다림 끝에 선수를 찾아온 보상일지도 모른다. ‘조깨비’는 이제 더는 벽에 코를 박고 있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최소한 지금 서울에는 조영욱이 에이스이니까.
추천인 60
댓글은 회원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