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만 박사가 인듀어런스호에 강제 도킹을 시도했다가 폭발로 끔살당하고 인듀어런스호는 엄청 빨리 회전하는 상황.
이걸 지켜본 쿠퍼가 망설임 없이 인듀어런스호에 수동 도킹을 시도하면서 케이스와 나눈 대화가 이 영화의 백미라고 생각함.
CASE: It's not possible!
COOPER: No. It's necessary.
케이스는 인공지능 로봇임. 인간이 수행하기 힘든 작업이나 계산을 하도록 만들어진 존재임.
인공지능 로봇의 입장에서는 수동 도킹이 "가능/불가능"의 문제로 비춰질 수밖에 없는 거임.
하지만 쿠퍼는 인간임. 동시에 과학자임.
그렇기 때문에 "가능/불가능"의 확률적 사고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생존"이라는 문제 앞에서 이걸 "의무/재량"의 문제로 전환해서 사고해버림.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이 보여주는 "인간다움"의 한 단면이 너무나 경의롭게 느껴졌음.
"고등" 생명체인 인간은 그렇지 않은 생명체와 비교했을 때 이성적이고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발달했지만,
생존이라는 문제 앞에서는 고등 생명체 역시 한낱 "생명체"에 불과하고, 생존을 위해서라면 "불가능한 일이지만 해야 하는 일"을 결국 "해야 하는 일"로 결단해버리는 모습이야말로 인간이 짜낼 수 있는 용기의 가장 순수한 모습이 아닐까 싶었음.
저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오는 원초적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인간의 용기"를 떠올리고 나 스스로도 결의를 다질 수 있는 용기를 얻기도 함.
인터스텔라에는 이외에도 수많은 명대사, 명장면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저 장면만큼은 역대 SF 영화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명장면이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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