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현재 FC서울 구단의 기록집계방식에는 다소 문제가 있습니다
*너무 길어서 읽기 번거로우시면 맨 밑의 5줄 요약만 읽으시면 됩니다.
현재 구단 공식 입장에 따르면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비공식경기로 간주하는 1986 K리그 챔피언결정전, 1992 리그컵 챔피언결정전, 1999 슈퍼컵, 2001 슈퍼컵은 FC서울의 공식 기록 집계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물론 제가 따로 정리하는 FC서울 통산 기록에는 저 대회들도 함께 집계하고 있습니다. 대신 구단의 입장을 존중하고, 제 기록을 보시는 팬들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각주로 따로 설명을 덧붙이고 있구요.
다만 구단의 집계 방식은 통상적인 공식 기록 집계 방식과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작년 9월 13일에 수원에게 2-1로 승리했을 때 언론에서는 '역사적인 통산 100번째 슈퍼매치'라며 많은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이 100경기는 1999 슈퍼컵을 포함한 것입니다. 그리고 1999 슈퍼컵은 서정원이 수원으로 이적한 이후 안양LG와 수원삼성의 라이벌리즘이 제대로 분출된 첫 경기였죠. 그렇기에 이 경기는 슈퍼매치의 역사를 거론할 때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경기입니다.
하지만 FC서울 구단의 현재 방침대로라면 저 경기는 비공식경기입니다. 지지대더비의 시작을 알렸고, 슈퍼매치 역사에서도 가장 중요한 경기가 우리 구단의 공식 기록에서는 없는 경기로 취급되는 것이죠. 그리고 언론에서 인정하는 슈퍼매치 100경기도, 우리 구단의 입장에 따르면 99번째 슈퍼매치가 되는 것이구요. FC서울 구단의 입장대로라면 100번째 슈퍼매치는 우리가 수원에게 1-3으로 패하며 슈퍼매치 무패기록이 종료되었던 9월 26일 원정경기 입니다. 하지만 FC서울 구단은 그 부분에 대해서 일언반구의 언급도 하지 않았죠.
물론 '슈퍼컵은 이벤트 경기니까 공식기록에서 빼도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반론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축구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슈퍼컵을 공식기록에서 제외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당장 얼마 전 모드리치가 달성한 레알마드리드 통산 400경기도 스페인 슈퍼컵 기록을 포함하여 집계된 기록이었죠. 그리고 2017년 10월에 수원삼성이 구단 통산 1000경기를 앞뒀을 때도 제가 락싸에 비슷한 이야기를 올린 적이 있었는데, 당시 수원 구단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비공식경기로 간주한 K리그 챔피언결정전과 슈퍼컵도 기록의 연속성을 위해 수원삼성 구단 통산 기록에 포함시킨다"는 방침을 발표했죠.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슈퍼컵이나 다른 챔피언결정전을 비공식대회로 친다고 해서, 우리 구단이 FC서울 통산 기록을 자체적으로 집계할 때도 그 대회들을 비공식경기로 집계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수원의 사례처럼 우리가 자체적으로 기준을 따로 정해서 집계해도 문제될 것이 없는데 말이죠.
5줄 요약
1. 현재 FC서울은 구단의 공식 기록을 집계할 때 한국프로축구연맹의 K리그 기록을 그대로 가져오고, 거기에 FA컵과 ACL 등 다른 대회 기록들을 합산함.
2. 그런데 그건 일반적인 방식이 아님. 유럽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언론에서도 그런 식으로는 집계 안 함
3. 게다가 연맹의 기준을 존중해서 우리팀의 기록을 집계하면 슈퍼매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가 비공식경기가 돼버림.
4. 참고로 수원은 연맹의 입장을 존중하되, 기록의 연속성을 위해서 연맹이 비공식으로 간주한 경기들도 수원삼성 통산 기록에서는 공식기록으로 간주함
5. K리그 기록이 아닌 FC서울 통산 기록을 집계할 때도 굳이 연맹의 방침을 신경써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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