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과 선수를 무시하는 프로구단(다소 장문)
이전부터 느껴왔던 부분이지만 GS스포츠는 서울이라는 팀과 선수들 그리고 팬을 끌어안기엔 너무 작은 그릇이 아닐까 합니다. 어쩌면 애초부터 스포츠판에 발을 들이지 말았어야 할지도 모르죠.
우승을 경쟁하는 타 팀들이(심지어 시민구단조차) 너도나도 시즌을 위한 투자를 착실히 해나갈 때, 효율경영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불과 1년도 되지 않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팬들은 팀을 위해서 응원하고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저도 그 중 하나였구요.
헌데 최근 몇 시즌을 보면 팀이 점점 망가져가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낍니다. 웃기지도 않은 자체 샐러리캡 제도라던지, 팬들을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 밖에 여기지 않는 프런트의 행태와 소통없는 일방적인 행보 등 진짜 이게 21세기 프로축구단이 맞나 싶은 것들만 골라 하고 있습니다.
전 이전부터 GS기업의 철수를 꾸준하게 바래왔던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최용수 감독님과 팬을 위해 뛰는 선수들을 보며 ’이번엔 달라지겠지..’ 하며 지켜보기만 하던 차에 결국 오늘 일로 참아왔던 것이 터져버리고 말았네요.
왜 항상 팬들이 감내해야 할까요? 단지 프런트가 일을 못했을 뿐인데. 어째서 우리가 응원하는 이 팀이 강등 위기도 겪고, 선수 대우도 못하고 거짓말이나 하는 구단이 되었는데...그럼에도 그들 눈에 팬들은 없겠죠. 그저 이번 일도 대충 수습해버리고 관심이 식기만을 기다릴 뿐 일겁니다.
참담합니다. 제가 10년 이상 응원해온 팀이 미래도 비전도 없는 팀이란 것에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여기서 더 나아지지도 않을 거라는 절망섞인 제 전망이 사실이 될 것만 같아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그럼에도 차마 이 팀이 차라리 망해버리라고, 강등이나 당해버리라고 할 수 없는 이유는 저 그라운드 위에서 열심히 노력 중일 우리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 때문일 겁니다. 그들을 위해서라면 팬으로서 당연히 응원하는 게 도리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저조차도 구단의 행보에 너무 지쳤습니다. 제가 오랜 시간 응원했던 이 팀을 감히 버린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겠지만, 오늘부로 사랑하는 서울과 K리그를 잠시 떠나려고 합니다. 아마 이 글도 당분간은 정들었던 서울라이트에서 쓰는 마지막 글이 되겠지요.
오늘 일이 마음에 상처를 받은 팬 분들이 힘을 합쳐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구단의 행보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건전한 비판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구단도 그에 응답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구요. 모두 좋은 저녁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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