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3일차
여기는 경기도 양주시 백석읍과,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을 잇는 마장호수이다.
어제의 내가 양주에서 파주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중이다.
여기는 눈이 아직 다 안 녹았지만, 어째서인지 서울보다 덜 추운 느낌이었다.
중학생 때 책상 봅슬레이를 탄 이후로 썰매를 타 본 적이 없는데, 꽁꽁 언 호수를 보니 오랜만에 썰매 타고 싶어진다.
슬라이딩 센터가 따로 없었던 옛날에는 다 이런 곳에서 썰매를 탔을 텐데, 그러다가 얼음이 살짝 녹은 것도 모르고 어이없게 빠져서 불귀의 객이 되는 이들도 많았으리라.
걸어서 10분도 안 되어 파주로 넘어왔다.
풍경은 딱히 변하지 않고, 저 멀리 공사 중인 둘레길과 출렁다리가 보인다. 저기까지 걸어 간다.
마장호수 둘레길은 2개의 길로 출렁다리 너머 1바퀴를 순환할 수 있게 계획되어 있는데, 아직은 반대편 길이 미개통이기 때문에 왔던 길 그대로 돌아가야 한다.
둘레길은 아직 맛보기 단계이다.
출렁다리를 한 번 건너 와서, 반대편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리 많이 흔들리지는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겁 안 먹고 잘 건너 간다.
6 - 0으로 패배한 대구전 경기 하이라이트를 표정 안 찡그리고 볼 수 있을 정도의 담력이라면 얼마든지 건널 수 있다.
흔들다리까지 건너 보고, 다시 걸어서 양주시로 돌아왔다.
여기는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고 대중교통으로 쉽게 갈 수 없는 곳이라, 많이 혼잡하지 않고 충분한 여유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약 10분 가량만 걸으면 서로 다른 2개의 도시인 양주와 파주를 동시에 오갈 수 있어, 나름 가성비도 있다.
오는 길에 군부대와 공동묘지가 많아서 분위기가 살짝 음산한 것만 빼면, 충분히 와 볼 만한 좋은 여행지라고 생각한다. 😙
북 밍 아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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