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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축구] 아무것도 아닌 글 (1)

잼아저씨 title: No.4 김남춘잼아저씨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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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fcseoulite.me/free/9237595 복사

시작하기 전에 앞서


이 글은 시즌 시작 1달 남짓 남은 작금의 무료를 달래기 위해 쓴 축알못이 가진 상념의 가녘이다.

또한 스마트폰을 이용해 즉석으로 쓰는 글이므로 전문적인 통계나 수치 같은 게 없을 것이다.


—-


우리의 2022년은 2021년과 다르게 읽힌다


잠깐만 태엽을 돌려보자. 회전목마가 엉덩이를 들이밀고 범퍼카는 후퇴하고 사마귀는 허물을 입고 입고, 겹쳐 입을수록 몸이 작아진다. 그렇게 돌리다 보면 지금과 별 다르지 않은 햇살이 실내로 들어오는 시간에 도달하게 된다. 그렇다,2021년 1월 28일 근처로 왔다.

이 날은 팔로세비치의 이적 확정이 공식 발표나기 3일 전이었고, 나상호를 영입한 뒤 2주 남짓이 지난 당시. 우리는 시즌을 향한 청사진에 도근대는 가슴을 가지고 있었다. 왜 도근거렸을까?다음과 같은 이유였을 것이다.

1. 작년(지금으로부터는 2년 전)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여밀 수 있는 기회의 부여

2. 미지로 두려웠던 것들이 앎으로 상쾌해진 간담회

3. 그 외에도 (변명하거나 모르는 내가 쓰기엔 너무나도) 다변들

우리는 그렇게 기대했다. 그 뒤에는? 시간이 흘렀다.

흘렀다고 했다. 흐르는 게 아니라 흘렀다고.

그 동안 우리는 행복하기도 했고 짜릿하기도 했고 답답하기도 했고 서로의 얼굴을 긁기도 했다. 아마 알음알음 서로에게 친절하기도 했던 사이가 멀어졌기도 했을 것이고 그 반대의 일도 일어났을 것이다. 하여튼 2021년이 흘렀다.

이제 2021년은 더 이상 흐르지 않는다. 유난히 적요했던 보신각의 종소리가 분산되면서 같이 사라졌다. 2022년 2월 2일 2시까지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2022년 2월 2일 2시까지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그럼 지금, 2021년과 무엇이 달라졌을까.

우선 킷스폰서가 10년 동안 동행한 르꼬끄에서 프로스펙스로 바뀐 걸 볼 수 있다. 공식적으로 바뀐 걸 발표하기 전부터 코어 팬들 사이에선 알음알음 들려온 이야기였지만 굳이 언급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프로스펙스가 서울의 유니폼 디자인을 외주로 맡겼기 때문이다.

이것이 뭐가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그 외주를 받은 이가 FC서울 갤러리에서부터 서울을 향한 팬심을 드러내주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주목하라 답하고 싶다. 외주사는 서울의 팬이고, 서울의 팬들이 선호하는 예상디자인을 10년 동안 주시해왔으며, 감각이 있었기에(이게 가장 중요하다) 그의 손에서 탄생한 유니폼 디자인은, 프로스펙스를 속된 말로 “하꼬 브랜드”라 폄훼하던 이들마저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 디자인이 시사하는 의미는 한 팬의 덕업일치를 차치하더라도 결코 작지 않다.

2021년보다 팬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노력하는, 더 근접하려고 노력하는 구단의 행동이 명징하게 남은 기록이기 때문이다(이러한 기록은 유니폼 뿐 아니라 팬들에게 친숙한 밈으로 충전된 SNS의 소통성 게시글들 또한 포함된다).


그 다음으로는 주전급 중 나간 선수들이 거의 없다는 것에의의를 둘 수 있겠다. 대변화를 맞이하기 위해 2020년까지 있던 (당시로 한정하면) 주전급들과 작별을 해야했던 2021년과 다르게, 주전급의 이탈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작년의 공격을 주도하던 선수들도, 새롭게 키우기 시작한 선수들도, 가능성을 보여주던 선수들도 다 지켰다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팬의 눈으로는 작년보다 시즌을 점쳐보는 한선그리기가 용이해졌다(분익사바 분익사바 오익데구닷사익 올 시즌은 어떤가요). 아마 나는 이 다음의 글을 쓰기 위해 이 글을 쓰려한 것이다.

그러니까 이 글은 선무당의 한선그리기일 수도 있는 글, 처음부터 길이 없는 글.

더 이상 흐르지 않기에 휘발하고 있거나 고여있는, 하나의 연못 같은 상징이 있다. 상징이기에 불안정해보이고 추상적으로 보이지만 상징이기에 건드려도 안전하다. 설령 돌을 던져 옷을 적실 게 튀어나온들 휘발할 것이다. 이런 연못 앞에 표지판이 있다. 2021년.

상징 속에 잠겨 있는 걸 보면 한 사람이 눈을 감은 채 걷고 있다. 파문이 일렁일 때마다 걸음도 흔들린다. 발자국은 쉽게 지워져 안을 걷고 있는 사람은 유령 같다, 아니 유령에 가깝다. 물속의 몽유병은 이와 같다. 얼굴을 들여다보면 익숙한 얼굴이다. 박진섭 감독. 그렇다. 박진섭 감독의 몽유병은 현실에서 박살났다.


(다음에 계속)


——

자투리시간에 쓰이는 이 글은 완성되면 폭파할지도 모르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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