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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라극장

[시네마 SEOUL] 매드 맥스(Mad Max; 1979) - 우리가 아는 매드맥스,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매드맥스.

Lochas title: 포효하는 보라빛 북극곰Lochas 5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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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에는 [매드 맥스](Mad Max; 1979)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조지 밀러 감독이 1979년 시리즈 첫 작품인 [메드 맥스]를 내놓은 이후로, 이 시리즈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효시격으로 여겨져왔습니다. 많은 작품들이 '황무지'(Wasteland)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황량한 이미지를 차용해왔으며, 아예 [북두의 권]은 세기말적인 분장이나 의상들까지 직접적으로 따오기도 했습니다. 


그럼, 매드 맥스 시리즈라고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를 하나씩 나열해보겠습니다. 



일단 가장 먼저 황무지(Wasteland)가 있겠네요. 포스트 아포칼립스하면 으레 나오는 황무지의 이미지는 매드맥스 시리즈에서 가장 먼저 나왔습니다. 사막이나 다름없는 아무것도 없이 완전히 망해버린 미래상을 영상 속 이미지로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각인시킨 시리즈라고 할 수 있어요. 



GIF 최적화 GIF 원본 다운로드605K > 825K


그 다음에는 카체이싱. 시리즈의 마스코트 차량이라고 할 수 있는 'V8 인터셉터' 차량을 대표로 개성적인 디자인의 차량들이 도로 위에서 철과 피의 오케스트라를 벌입니다. 



그리고 제목처럼 광기(Madness). 그냥 척봐도 맛이 가있는 등장인물들이 많습니다. [매드 맥스]의 조니 더 보이, 토커터, [매드 맥스 2 : 로드 워리어]의 휴멍거스나 자이로 캡틴, [매드 맥스 : 썬더돔]의 블래스터라던가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의 두프 워리어 등 그냥 디자인부터, 그리고 그걸 넘어서 그냥 미쳐있는게 분명한 캐릭터들이 떼거지로 등장해요. 이런 캐릭터들은 매드 맥스 시리즈 특유의 강렬하고 기괴한 이미지를 확실하게 팬들에게 각인시켰습니다. 



자, 그럼 이제 위에 나열한 것들 중 한 반 정도는 잊어버려도 됩니다.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인 [매드 맥스]는 그런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죠. 간단하게 이 영화의 이야기를 한 번 읊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배경은 가까운 미래입니다. 영화가 개봉한 년도가 1979년이니 대충 1990년대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맥스는 다소 무뚝뚝하지만 정의롭고 유쾌한 면도 있는, 경찰 일을 하고 있는 평범한 남자입니다. 예쁜 아내도 있고, 귀여운 아기도 있고, 늠름한 개도 한 마리 키우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맥스는 일상에 지쳐있는 상황입니다. 사회적 기반이 무너질대로 무너져서 경찰서에는 범죄자들을 가둬놓는 감옥 말고는 아무것도 제대로 돌아가는게 없는 상황이며, 늘어나는 범죄를 통제할 수단으로 맥스를 도시의 영웅으로 홍보하고자 하는 서장의 계획은 맥스에게 부담이 될 뿐입니다. 더군다나 거리에 넘쳐나는 범죄자들과 폭주족 갱들에 의해 동료 경찰들이 크게 다치거나 죽어가고, 미쳐가는 걸 보면서 맥스 본인 역시 그렇게 되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매일같이 해야 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가장 친한 동료인 구즈가 폭주족 갱들의 공격에 의해 중상을 입게 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결국 이런 현실에 지친 맥스는 휴식을 취하고자 사직서를 내버립니다. 



토커터(휴 키스 번)


휴 키스 번은 약 40여년이 흐른 후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에서 다시 한번 빌런인 임모탄 조 역할을 맡게 됩니다.


그 덕분에, 이 장면 역시 [분노의 도로]에서 그대로 오마주됩니다.



그렇게 맥스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만, 폭주족 갱들과 이들을 이끄는 토커터의 칼끝은 여전히 그들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맥스의 아내와 아기는 토커터와 폭주족 갱들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하고, 분노한 맥스는 경찰이 아닌 맥스 개인으로서 폭주족 갱들을 전멸시켜버립니다. 이렇게, 무뚝뚝하지만 따뜻하고 정의롭던 경찰 맥스는 무법지대 한가운데서 미쳐버린(Mad)채 우리가 아는 맥스가 되어버린거죠. 



[매드 맥스]의 엔딩 장면.


정신병을 호소하며 목숨을 구걸하는 조니 더 보이를 뒤로 하고, 맥스가 '발은 자를 수 있으나 수갑은 자를 수 없는' 실톱을 던져주고 불을 붙인채 등지는 장면은 이후 [왓치맨], [쏘우]에서 그대로 오마주됩니다.


특히 [왓치맨]에서는 상황, 대사 모든걸 다 그대로 따왔다고 봐도 무방해요.



읽어보셨으면 알겠지만 [매드 맥스]의 미래상은 사회 기반이 무너져가곤 있으나 아직 문명이 유지되어지고 있습니다. 멸망 후 미쳐버린 세상에서 고독한 늑대처럼 살아가는 맥스의 이야기를 다루는 이후 시리즈와는 이야기의 근본부터가 다릅니다. 사실, 영화의 배경 자체를 공권력이 닿지 않는 시골 마을로 옮겨버려도 이야기의 진행에는 별 문제가 없어요. 요컨데, [매드 맥스]가 근미래를 배경으로 택한 건 단지 희망과 시스템이 무너져가는 사회상을 그리기 위해서일 뿐이라는겁니다. 


그런 만큼, 시리즈와 달리 스케일도 조촐하고, 액션의 비중도 적은 편인데다가 장르적으로 완전히 다른 작품인 까닭에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로 매드맥스 시리즈를 처음 접했을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보기 아주 편한 영화는 아닙니다. 무기력한 민간인은 물론, 개, 어린 아이의 죽음이 암시되거나 직접적으로 묘사가 되는 만큼 시각적, 감정적으로도 편하지는 않을 영화예요. 


이 작품은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아닌, 사회 고발물에 더 가깝습니다. [매드 맥스]에서 다뤄지는 사회 시스템의 붕괴와 이에 따른 문제점들은 분명히 과장되어진 감은 있지만 지금 현실에서도 분명히 존재하니까요. 오히려 거대한 시스템적 한계에 부딪힌 무고한 개인이 파멸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다른 매드 맥스 시리즈보다는 이후에 나오는 조엘 슈마허의 [폴링 다운], 그리고 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와 더 맞닿아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경찰이라는 신분을 포기하고, 사회의 문제를 처단해야하는 책임에서 벗어나자, 악의 송곳 끝이 곧바로 맥스를 향합니다. 결국 시스템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는 개인의 사적제재로 해결되죠. 이는 영화 중반부 명백한 중범죄자를 풀어주는데도 경찰들이 힘없이 보고만 있어야 하는 장면과 대비를 이룹니다. 사회 시스템을 유지하고 수호하는 경찰이 무너져서 종국에는 그 자신이 범죄자가 되어야만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지독한 세상이 되어버린거죠. 


이후의 매드 맥스 시리즈의 배경이 급격하게 멸망한 세상으로 옮겨진 건 어찌보면 당연한겁니다. 이미 맥스의 세상은 복수가 끝남과 함께 멸망해버렸으니까요. 


- Lovechair, 2022. 02. 12. 13:32




얼마나 읽어줄지는 모르겠지만, 늘 그렇듯이, 읽어줘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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