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뒷이야기… 낮은 자세로 친정 찾은 영웅은 낙담했다
K리그 컴백을 타진하던 기성용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너무도 달랐던 '친정' FC서울의 반응과 대우에 크게 낙담했다. 한국 축구와 K리그 발전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복귀를 결심했는데, 돌아온 것은 환대가 아닌 천덕꾸러기 취급이었다.
반응이라는 것은 "네가 그렇게까지 필요한 정도는 아니고"에 가깝다. 돈이 협상 결렬의 핵심은 아니라고 서울도 기성용 측도 말하지만, 사실 대우도 문제였다. 한 관계자는 "나중에 언론을 통해 공개된 FC서울의 제시 금액이 8억원이라지만 그것은 많이 올라간 금액"이라면서 "처음 서울이 내민 금액은 4억원이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2019년도 국내선수 연봉왕은 전북의 김진수로 14억3500만원이었고 불혹을 넘긴 이동국도 10억원 이상을 받았다. 관계자는 "FC서울의 자금력이 좋은 것은 아니다. 내부적인 선수 연봉 가이드라인도 있는 것으로 안다. 구단 사정도 이해는 된다"면서도 "그래도 4억원은 너무한 것 아닐까. 올 시즌 스쿼드 세팅이 끝나 여의치 않다고 해도 다른 형태의 보상 방법을 충분히 찾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사실 기성용은 서울이 제시한 금액까지도 수긍하고 받아들이려 했다는 게 서울 구단 관계자를 포함한 안팎 축구인들의 전언이다. 다 쏟아내려 낮은 자세로 문을 두드렸는데 너무 차갑게 다가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성용이 한국으로, 또 FC서울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이고 잘 해야 한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본인이 가장 잘 알았다. 그 위험부담을 감수하고도 돌아오려고 했다"고 말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은 계산기만 두드렸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실제로 기성용의 한 측근은 "어느 시간부터 성용이는, 서울이 전북 수준으로 몸값을 맞춰줘도 가지 않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전했다.
K리그 한 구단 관계자는 "다른 팀 이야기라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잘 이해되지 않는 게 있다. 기성용은 단순히 '경기력'만으로 평가할 선수가 아니다"면서 "비셀고베와 ACL 1차전을 치르는 수원 삼성이 홍보 포스터에 이니에스타를 넣었다. 수원은 ACL 홈경기 최다 관중을 자신하고 있다. 기성용이 이니에스타는 아니지만, 충분한 티켓 파워를 가지고 있는 선수"라고 씁쓸해했다. 궁극적인 아쉬움은 '풍토'다.
한 관계자는 "지금이야 손흥민이고 그 이전에는 박지성이었으나 그 사이 기성용이 한국 축구의 기둥으로 버텨주던 때가 있었다. 대표선수로 10년 넘게 뛰면서 그가 한국 축구에 기여한 것이 어느 정도라 생각하는가"라고 말한 뒤 "한국은 '영웅'을 인정하고 대접하는 것에 너무 부족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기성용의 에이전트 C2글로벌은 "기성용 선수가 너무 아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축구인은 "FC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K리그가 기성용을 버렸다"고 탄식했다.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421&aid=000447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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