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고요한의 선택(選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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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인생에서 선택의 갈림길에 설 때가 있다. 고요한에게는 최근 은퇴를 결심한 순간이 그랬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 고요한은 오산고(FC서울 U-18팀) 코치로 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했다. 2004년 FC서울 입단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의 이름 앞에는 ‘20년 원클럽맨’이라는 타이틀이 훈장처럼 남았다. 돌아보면 선택과 선택의 연속인 날들이었다. 그 선택이 정답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그 선택을 확신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만큼 행복해질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Q 축구 인생을 통틀어 세 차례 결정적 선택의 순간이 있었다. 가장 최근의 선택이라면 은퇴 결심이었을 텐데?
A 30대 중반이 되면 슬슬 은퇴를 염두에 둔다. 사실 무릎 수술(2020) 이후 계속 부담을 느꼈다. 은퇴하면 어떤 삶을 살게 될지에 대해 고민했다. 혼자서도 많이 생각하고 은퇴 선수들의 영상도 찾아봤다. 몸을 회복하면서 서서히 그런 생각을 지웠는데, 아킬레스건 파열(2022) 후에는 몸이 좀처럼 좋아지지 않았다. 더 이상 뛰지 못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운동장에서 좀 더 집중하게 됐다. 할 수 있는 만큼 제대로 하고 싶었다.
지난해에는 마음을 많이 내려놓고 훈련했다. ‘플레잉코치로 뛰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했다. 막상 은퇴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오니까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열에 일곱은 더 뛰면 좋겠다고 했다. (박)주영이 형도 좀 더 뛰어보고 결정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해 주었다. 그때 한웅수 프로축구연맹 부총재께서 의미 있는 말씀을 주셨다. 언젠가 겪게 될 상황이라면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시기라는 말씀이었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하나씩 경험하면 또 성장하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하셨다.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다. 해외가 아닌 이상 서울이 아닌 다른 팀에서 은퇴하고 싶지는 않았다.
Q 한 팀에서 20년을 뛰는 것도 흔치 않다. 그 선택의 결과로 ‘원클럽맨’이라는 타이틀이 남았다.
A 선수로 뛰는 동안 몇 차례 다른 팀으로부터 이적 제의를 받았다. 서울에서 뛴 20년이 늘 좋았던 것도 아니고, 새로운 기회를 찾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답은 하나였다. 굳이 서울이라는 팀과 싸울 필요가 없었다. 서울은 나에게 축구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 팀이다. 내 재능을 인정하고 믿어줬다.
(오퍼가 있을 때) 구단을 등지면서 나가고 싶지는 않았다. 구단과 내가 함께 좋은 상황이 되길 바랐다. 이런 나를 구단에서 존중해줬다. 그래서 긴 시간 동안 동행할 수 있었다. 덕분에 ‘20년 원클럽맨’이라는 역사도 만들었다. 서울은 축구선수로서 내 꿈을 함께한 구단이다. 마지막까지 함께했다. 축구로 만든 첫사랑을 완성하게 해준 팀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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