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시위 후기입니다.
모든 후기를 작성하기에 앞서, 급히 만든 피켓으로 준비도 계획도 없이 갑자기 한 일인시위에 많은 분들이 성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뭐 그런 대단한 행동하는 앞서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그냥 북붕이입니다 ㅎㅎ... 대단하다고 멋지다고 해주시는 댓글들 마음은 너무 감사드리고 영광스럽고 너무 겸언쩍습니다. 앞으로도 설라에서 뻘글 양산할 예정이오니 기대(?)해주세요(??)
우선, 시위를 시작한 이유는 그냥 개빡쳐서입니다.
요새 말하는 유행어로는 '긁혔다'고 하나요? '디그니티'라는 그 말에 너무 긁혔습니다.
어제도 긁혔는데 오늘 영상을 보니깐 더 너무하더라고요..?
여하튼 최근 할 일이 없었는데, 오늘 마침 면접이 있을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었기에 좀 기다리다가, 없게되어서 그냥 시위하러 갔습니다 ㅎㅎ
사실 어제 뻘글로 할 일 없으면 시위 한다고 간다고 했는데 진짜로 가게 될 줄은 몰랐네요 ㅎㅎ..
문구는, 그냥 생각나는대로 휘갈겼습니다. 집 나와서 그냥 집앞에 큰 문구점 가서 우드락 사고, 펜 두꺼운거 사고, 그냥 휙휙 썼습니다 ㅎㅎ... 길가에 쪼글시고 앉아서 쓴 거라서 다시 보니깐 너무 삐뚤삐뚤... '집에 들고와서 쓸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럴 일은 없어야겠지만 다음에 1인시위 할 일이 있으면 인쇄를 하거나 집에서 쓰거나 하겠습니다 ㅎㅎ..
그리고 시위는 원래부터 90분을 계획했습니다. 90분간 백종범 선수가 욕설 들으면서 힘들었던 것과 같은 느낌으로 90분동안 한다는 나름의 생각이었는데, 다른 멋진 분께서 나중에 오시면서 같은 사안에 대해 두 명이 거리를 두고 각각 시위를 하는 것이 그림이 좋을 것 같아서 조금 더 남아서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백종범 선수는 후반 45분만 그-응원석 앞에서 욕설을 들었겠군요...?)
시위 도중에 건물 안에서 직원들이 나와서 쓱 살펴보고 가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시민 분들 중에서도 지나가면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봐주시기도 하고, 화이팅을 해주시기도 하고, 많은 호응이 있었어서 감사합니다. 특히 한 서울팬 분께서 커피 주셔서 이 자리를 빌어 정말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어머니 손을 잡고 가는 어린 친구가 저를 보고 어머니께 "왜 저렇게 하는거야?" 라고 묻자 어머니께서 "부당한게 있다고 알리는거야" 라고 말해주시는 장면을 봤습니다. 어린 아이에게 축구는 멋지고 즐거운 존재일텐데 어두운 부분을 제가 보여주는 것 같아서 미안함과 동시에 어머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전에 연락을 드리지는 않았지만 상주하시는 분들인 것인지 설라를 보고 온 것인지 기자님들이 와서 각각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서울팬들의 분노한 마음과 부당함을 엄청 논리정연하게 말하지는 못한 것 같아서 조금 아쉬웠는데 기자님들이 기사를 워낙 잘 써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뭐 사실 부당함은 구단 측에서도 언론에 너무 잘 알리고 있어서, 우리 프런트 너무 멋집니다.
백종범 선수를 위해 우리 팬들이 이렇게 힘쓴다는 것을 백종범 선수가 알고 든든하게 여겼으면 좋겠고요,
연맹은 그딴 식으로 일처리하면 팬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일인시위나 트럭시위, 아니면 아예 시위를 기획이나 준비하시는 분들은, 앞길이 차 2대 겨우 지나다니는 골목길에 인도도 없는 협소하한 길이오니 지나다니는 차들 조심하시면서 1인시위 하시는 분들은 계단 한 칸 쯤 위에서 하셔도 괜찮으실 것 같고, 트럭은 잘 모르겠네요 ㅎㅎ.. 1인시위를 2명 이상 하게 되면 20미터 이상 떨어져야한다는 법규 때문에 아마 차도 가에서 하셔야 할 거에요..!
어떻게 마무리지어야 할 지 모르겠네요..? ㅋㅋㅋ FC서울 파이팅!
P.S. 아 맞다! 북뽕 주신 분들 제가 시위중에 빠르게 확인을 못했는데 확인해서 다 답신 드리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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