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내 옆의 취객이랑 즐겁게 대화해본 적 있다
밖에 편의점 앞에 앉아
친구를 기다리는데
남정네 둘이 잔뜩 취한 채 내 앞을 지나치다가
뜬금없이 내 옆에 앉더니
한 사람이 아저씨, 혹시 여기 근처에 2차로 갈 만한 곳이 있나요...?
하는 겨
나는 2차는 모르겠고, ㅇㅇ식당 갈 예정입니다 ㅎㅎ
그러자 그 사람이 옆사람보고
ㅇㅇ식당? 야, 너... 편의점 가서 ㅇㅇ식당이 어딘지 물어봐줘라~ 하고
옆사람은 ㅇㅇ식당... ㅇㅇ식당... 중얼거리며 편의점에 드가는 거임
그가 편의점에 들어간 사이
말을 걸었던 취객은
헤헤 형, 형 옷 너무 멋져서 말 걸어봤어요 ㅎㅎㅎ
하며 헤실헤실거림
칭찬 들으면 좋지?
그래서 나도 네, 당신도 옷 멋져요 ㅋㅋ
하니까 낄낄거리며 좋아죽어 아주
그 사이 편의점에 드간 사람이 얼굴을 빼꼼 내밀더니
ㅁㅁ야, 점장님이... ㅇㅇ식당 모른다는데?
나도 들었는데 취객은
ㅇㅇ식당을 모른다고 하네요... 어떡하죠?
하고 내게 또 전달함
그래서 내가
아 ㅎㅎ 저기 사거리 쪽에 있어요 라고 하자
취객이 편의점에 간 친구한테
ㄹㄹ야, 사거리 쪽에 있대~
편의점에 있는 친구는
사거리... 사거리... 중얼거리며
또 편의점으로 들어감
그렇게 대화 좀 나누고 헤어졌는데
헤어지기 전 그 친구한테서 전화번호를 받았어
근데
없는 번호였음
도대체 편의점은 무엇이길래 휴대폰지도보다 선호됐는가
그들은 왜 내 식사자리를 2차로 간다고 물어보는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선천적 얼간이를 실사영화로 경험한 기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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