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코트컵 총선 '치타클로' 지지 호소문 : 치타의 눈물을 닦아주십시오
사랑하는 FC서울라이트 동지 여러분, 존경하는 서울 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번 마스코트컵 총선에서 서울 비운의 마스코트 '치타'와 함께하고 있는 박팀장입니다.
'비운'의 마스코트라니 무슨 소린가 하시는 분들이 꽤 있을 줄로 압니다. 그렇습니다. 밀림의 치타는 초원의 제왕이지만, FC서울의 치타는 흔들리던 역사의 피해자입니다. 황소는 구단의 원년 마스코트로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레트로 유니폼을 저도 갖고 있을 정도로 서울팬들의 황소 사랑은 지극합니다. 씨드는 상암 입성의 시대를 함께했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외모와는 별개로, 우리 구단의 전성기였던 2010년대 초중반 수많은 우승을 함께한 역사의 수혜자입니다. 서울이 또한 탄생 초기에는 2018시즌과 2020시즌 팀의 부진으로 힘겨웠지만 지금은 기성용 입단 기자회견에 출격하고 N석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팬을 제지하는 등 만점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치타는 연맹의 폭주와 그로 인한 구단의 혼란을 견뎌내야 했고, 그런 시대가 끝나자마자 구단과 더는 함께하지 못하게 된 불운한 마스코트입니다. 동대문 입성 후 원년 마스코트 황소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았던 치타는 축구연맹의 무리한 정책 때문에 안양으로 내려갔고, 이후 서울로 돌아올 수 없었습니다. 최용수와 윤상철, 이영표 그리고 신의손 같은 빛이 나는 스타들이 만든 성과를 영광의 자리에서 함께 기념했던 치타는 서울 복귀와 함께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씨드'라는 아이들이 보면 울 정도로 마스코트로서의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존재에게 바통을 강탈당하면서 말입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치타는 주류 후보가 아닙니다. 때문에 소수파의 고질적 피해인 단일화 압박과 당선 가능성을 묻는 음해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황소와 씨드, 두 좋은 시절은 다 가져간 거대 후보들은 고난의 세월을 견디고 버려진 우리 치타에게 협의 없이 함께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정의롭지 못합니다. 역사의 밝은 순간은 모두 가져간 후보들이 어두운 순간, 외로운 순간, 서러운 순간 팀을 지켜온 후보에게 단지 힘이 작아 보인다고 단일화를 요구하는 건 치타를 두 번 버리는 일이고, 스스로의 단독 경쟁력이 미심쩍다고 자인하는 일입니다. 이젠 사랑을 챙길 만큼 챙긴 그 둘이 아니라 외면받아온 치타를 봐주십시오.
서울 팬 여러분, FC서울라이트 유저 여러분.
치타는 구단의 염원이었던 첫 번째 서울 입성 후 탄생한 복덩이입니다.
우리 구단이 연맹에서 불어넣은 외풍에 의해 가장 힘들 때 팀을 지켜줬던 친구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친구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인데도 불구하고, 치타는 지금 상암에 없습니다.
돌아오지 못한 18년, 이제는 서러움을 끝내 주십시오.
팬 여러분이 마스코트컵 투표로 치타의 눈물을 닦아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1년 3월 24일 정오
치타클로 박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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