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계속 적재되면서 발전하고, 선수들이 해야 할 건 늘어난다
칸나바로와도 안면이 있다 전해지는 만화가 쿠사바 미치데루의 만화 <환타지스타>에서는 50-70-100이 등장한다.
<만화 "환타지스타" 中>
지금에 와서는 전술이라 할 수도 없는 기본적인 축구 프레임이다. 동네조기축구만 가도 볼 수 있는, 그러니까 장기로 치면 초반 16수, 스타크래프트 저태전의 9드론과도 같은 프레임.
50-70-100은 크루이프이즘의 기초이기도 하다(당초에 작가가 크루이프의 극렬한 팬이기에). 여기에 투 터치 이내로 패스하는 것까지 합치면 영락없는 크루이프이즘이다(해당 만화는 그 조건까지 넣는다).
그리고 90년대 초에 드러난 50-70-100은 이제 카타르리그에서조차 기본적으로 볼 수 있는 축구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0년대에는 하나의 축구 천재 감독이 등장한다. 과르디올라다.
한준희 해설위원이 말했듯 아무리 과르디올라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그의 전술이 현대 축구에 미친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5초룰, 극단적인 포지셔닝을 빼면 현대축구를 말할 수도 없으니까.
이러한 과르디올라의 생각을 답습하는 이도 존재하고, 응용하는 이(위르겐 클롭, 크리스 와일더) 도 존재하고 대척되는 이(시메오네)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 피봇으로는 결국 과르디올라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한동안, 그러니까 2010년대 초중반 K리그에는 티키타카 흉내내기 열풍이 분 적이 있다. 패스 축구를 조금만 해도 ㅇㅇ타카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그리고 그 감독들은 전부 도태되어 멀리 개축 변경으로 가버렸다.
과르디올라가 말했듯 티키타카는 언론이 만들어낸 허상이다. 탁구공이 오가는, 혹은 메트로늄이 똑딱거리는 모습에서 비롯된 티키타카라는 용어가 조명하는 건 공에만 집중한 단어이지, 축구를 보는 단어가 아닌 것이다.
당시 K리그에서는 포메이션 변화만으로 전술 변화를 취했다는 말이 등장할 정도였으니 그러려니 할 수 있다(포메이션은 점점 허상이 되어간다).
그걸 알게 되어서일까. 이제 와선 ㅇㅇ타카 같은 말은 거의 하지 않는다.
과르디올라, 나아가 그의 축구에 근간이 됐던 크루이프의 철학을 살펴보면 공통분모를 볼 수 있다.
좋은 축구란 결국 공간과 시간에 대한 이해라는 본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크루이프로 가보자. 50-70-100이 기본이 됐듯이, 간결한 플레이가 기본이 됐듯이 2020년대 한국 축구에서 도드라지는 기본이 있다.
후방빌드업이 그것이다.
2010년대 티키타카라는 단어를 거의 쓰지 않게 될 때쯤, 그러니까 2010년대 후반부터 K리그에는 전방압박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K리그는 급격한 전술적 진화를 볼 수 있게 된다. 하프스페이스를 의도적으로 포착하고 포지션을 탈피하고. 전부 전방압박에 대응하거나, 전방압박을 응용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그 중 가장 도드라지는 건 후방빌드업이라 할 수 있다.
후방 빌드업이 더 이상 전술이 아닌, 기본이라 하는 이유이다. 이젠 어떤 팀이건 전방압박이 들어온다 한들 당황하면서 나몰라라 식 롱패스로 대처하지 않는다(하나 남아 있다 매북, 스쿼드 빨로 그걸 계속 커버해왔지만 올해는 드디어 한계에 도달한 것 같다).
이러한 후방 빌드업을 하지만, 그렇다고 50-70-100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여전히 센터백들은 간결하게 안정적인 패스 위주로 플레이를 하고 미들은 조금 더 도전적이고, 공격은 자유롭다. 또한 포지셔닝과 전방압박 역시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니까, 과거보다 축구선수들에게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건 필연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점점 축구는 어려워질 것이고,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많아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오지 못하는 선수들은 자취를 감출 것이다.
근데 내가 이 글 왜 썼지
맞다
불필요한 드리블링 작작 했으면 좋겠다
존나 안 멋지고 구린내 나니까 제발 좀
추천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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