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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서울팬의 펜] 패륜놀이 고찰: 2004년론자들의 착오에 대하여

Seoulite title: POTM3 나상호Seoulite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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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fcseoulite.me/free/88453 복사

1.

엄청나게 긴 글을 써버렸네. 하지만 분명히 짚고 넘어갈 부분은 짚고 넘어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쓰고 보니 마치 특정 유저에 대한 저격글 비슷하게 되었는데 결코 혐오를 양산하려는 의도는 아니고, 디스라기보다는 설득하려는 글이라고 생각해주면 고맙겠어! 사실 2004년부터가 구단의 역사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하 "2004년론자")이 자신들의 생각을 글로 정리한 걸 본 적이 없어서, 사람마다 케바케인 건 잘 알지만 일단 여기에 올라온 글을 대상으로 적었음을 밝힐게!

 

 

2.

"재창단"이라는 용어가 괜히 있는 게 아니야. 지금까지 "재창단"이라는 용어가 언제 쓰였는지를 보면 다음과 같아:

(1) 전신구단의 기록은 승계하되 구단의 소유주가 바뀐 경우 (ex) 성남 일화에서 성남FC, 안양 LG에서 FC서울

(2) 전신구단의 기록은 승계하되 CI가 새로 바뀐 경우 (ex) 부천 SK에서 제주 유나이티드, 안양 LG에서 FC서울

연고지의 변경이나 구단주의 변경은 "재창단"의 강력한 유인인 것은 맞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거 보고 뭐라 할 수는 없지. 다만, "재창단"의 의미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어. "재창단"은 "창단"이 아니야. "창단"에 해당한다면 이전의 구단은 "전신구단"이 아니라 "모체구단"이라 부르는 게 정확하겠지. 왜냐하면 모체구단의 "해단" 과정을 전제하니까. 하지만 "재창단"에 해당한다면 전신구단의 "해단" 과정이 없어. 따라서 연맹의 구성원으로 남아있는 점은 그대로야. 단지 스스로의 이름이나 브랜드를 수정하는거지. 그렇기에 현실에서도 논리적으로 "재창단"하는 구단은 별도의 연맹 가입 절차를 거치지 않아. "재창단"은 말 그대로 새롭게 창단하는 구단처럼 쇄신하겠다는 의미일뿐이야. 비유하자면 학교에 다니던 어떤 아이가 개명했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 취급하지 않고, 다니던 학교에 입학 신청서를 다시 내야하는 일은 없어. 그냥 '아, 이름이 바꼈구나'하고 마는거지. FC서울의 경우 프로축구 초창기의 충청 시대, 동대문 시대, 안양 시대를 모두 거쳐 상암 시대를 연다는 의미에서, 그리고 LG와 GS의 기업집단 분사에 따른 소유권이 GS로 넘어간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 재창단을 선언한거야.

 

분명히 할 부분이 만약 1983년을 "창단연도", 2004년을 "재창단연도"라고 한다면 여기에는 이견이 없어. 오히려 그건 용어를 정확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 문제는 마치 "재창단"이라고 선언하면 기록승계가 바뀐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야. 위에도 적었지만 재창단 자체가 해단을 전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록승계 자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프로연맹이 삽질을 많이 하는 집단인 것은 확실해도 지금까지 구단의 기록승계에 대해서 만큼은 이 원칙을 한 번도 어긴 적이 없어. 락싸에 보면 가끔씩 재창단이라고 선언한 것을 이전의 역사를 포기하겠다는 의미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더러 있더라고. 전혀 그렇지 않아. 재창단은 기록승계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아. 성남FC가 재창단을 선언했다고 해서 기록승계를 안 하는 걸로 완전히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던데, 성남의 엠블럼부터 자세히 보고 성남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구단 연혁을 살펴보길 권할게. 성남 역시 재창단한 구단이기 때문에 동대문 시대, 천안 시대, 성남 일화 시대의 성과들을 고스란히 승계하고 있어. 성남이 전신구단과의 연계를 굳이 드러내지 않는다고? 본인이 너무 보고 싶은 것만 보면서 얘기하는 건 아닐까? 본인이 인정하든 않든, 본인이 인지하든 못하든, "재창단"을 통해서 기록과 역사의 아픈 부분만을 "버린다"는 발상은 일단 "재창단"이라는 용어 자체도 잘못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표현만 다를 뿐이지 그 기저에는 "착한 연고이전과 나쁜 연고이전"이라는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어.

 

 

3.

"제주가 부천에 했던 정도만이라도 도의적인 미안함과 도움을 줬다면 좋았을" 거라고?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우를 볼까? 제주는 엠블럼에 재창단연도를 넣지도 않았어. 어차피 창단연도는 하나뿐인데 불필요한 혼란을 막아버린거지. 제주가 부천에게 미안함과 도움을 줬다고? 부천FC 1995가 현명하게 제주의 도움을 받은 것뿐이지, 부천이 제주의 미안함을 받았다고 어떻게 알 수 있어? 오히려 FA컵에서 부천 서포터들이 보여준 적개심을 보면 미안함을 건내받은 사람과는 거리가 먼 모습인데? 설마, 일단 사과라도 하고 나중에 '우리는 최선을 다했는데 상대가 사과를 안 받아준다.'라고 생색이라도 내면 누가 이해해줄거라고 생각한거야? 그리고 애초에 서울도 제주와 마찬가지로 안양에 도움을 주려고 했어. 결국 2004년론자들 발상의 기저에는 상대적으로 "착한 연고이전과 나쁜 연고이전"이라는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는거야.

 

그리고 내가 지적하는 것은, 그런 프레임에 의한 사고방식이 필연적으로 수반할 수밖에 없는 "상대적으로 좋음"과 "상대적으로 나쁨"의 기준. 바로 그 기준 자체가 얼마나 자의적인지를 인식하라는 것이지. "AGAIN 1989"를 슬로건으로 버젓이 사용하면서 공식 홈페이지에는 1983년부터의 기록을 모두 올리는 제주와, 기록을 승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식 홈페이지에서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2003년 이전의 기록조차 올리지 못하는 서울 중에서 과연 어디가 더 "상대적으로 좋은" 것이고 "상대적으로 나쁜" 것일까? 서울이랑 붙었을 때 서울팬 보고 눈 하나 까딱 안 하고 '패륜 XX들'이라고 외치는 성남과, 연고이전으로 욕을 하도 먹어서 자발적으로 '설송합니다'하는 팬들마저 생겨난 서울 중에 어디가 더 "상대적으로 좋은" 것이고 "상대적으로 나쁜" 것일까? 패륜놀이 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착한 연고이전과 나쁜 연고이전"이라는 프레임에 본인 스스로 놀아날 것이라면, 그건 개인의 자유니까 뭐라 하지는 않을게. 하지만, 그걸 다른 사람에게 표출할 때만큼은 적어도 자신의 생각을 돌아봤으면 해.

 

 

4.

위에서 2004년론자들의 연고이전에 대한 진단부터가 자의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어. 하지만, 잘못된 진단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처방을 내렸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2004년론자들의 진단에 따른 처방을 검토해보자고. 적어도 내가 접한 2004년론자들의 처방은 ①안양 치타스 팬에게는 미안하다는 스탠스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랑 ②2003년 이전의 역사는 과감히 포기하라는 것이야.

 

우선, 부터. 이건 표현부터 정정해야 해. "안양 치타스 팬"이 아니라 "ASU RED 출신 중에서 지금 안양FC의 서포터인 사람"에게 미안하다는 스탠스겠지. "안양 치타스 팬"이라는 말은 서울을 응원하기 시작한 지점이 럭키금성 황소부터든, LG 치타스부터든, 안양 LG부터든 간에 잇달아 이 구단을 꾸준히 응원한 분들마저 포함해버리는 표현이니까 말이지. 사실 몇몇 서울팬들이 안양팬들에게 미안함을 갖는 부분을 크게 문제삼고 싶은 생각은 없어. 다만, 안양팬들에게 미안하다는 스탠스를 취할 수 있는 정도의 사람이라면 적어도 서울공동화정책으로 인해 연고지에서 쫓겨나야 했던 부당함 정도는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혹시라도 만약에 서울공동화정책의 부당함을 크게 못 느끼는 이유가 "안양 LG 이전에는 축구팬에게 연고의식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 부디 그런 오만함부터 내려놓길 바라. 신이 아닌 이상 우리가 다른 사람의 연고의식이 어떤지는 완전히 알 수 없어. 후대의 사람들이, 그것도 이미 편견과 잣대를 가진 상태에서 안양 LG 이전에는 연고의식이 없었다고 확언할 수는 없어. 당사자인 축구팬이 아닌 이상 말이지. 그리고 신문 기사나 당시 팬들의 발언 등으로 연고의식이 있었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고 인정하더라도, 그 "증거들"은 모두 당시 사람들도 멀쩡히 연고의식이 있었다고 가리키고 있어. "구단명에 연고명을 넣어라"는 일개 제도가 사람에게 없던 연고의식 만들 정도로 대단한 제도도 아니야. 이는 구단명에 연고명 없어도 잘만 연고의식 갖고 있는 프로야구 팬들이 잘 보여주고 있어.

 

다시 돌아와서. 서울공동화정책의 부당함 정도는 제대로 인지하면서 안양팬들에게 미안함을 느끼라고 했지? 생각보다 서울공동화정책이 얼마나 부당한 지 간과하는 서울팬들이 있어서 그래. 정상적인 경우라면 프로구단은 한 연고지에 정착하기 위해서 해당 연고지의 지자체와 면밀히 협의를 하고, 그 결과 연고협약을 맺어. 하지만 서울공동화정책은 지자체도 아닌 청와대에서 연고지 내 인프라 구축을 위한 돈을 당장 대지 않으면 해당 연고지에 머물 권리를 박탈한다는 취지의 제도야. 이 발상이 행정적으로 터무니없는 것은 당연한거고, 여기에 해당되는 구단과 팬들은 "타의에 의한 연고이전"이라는 가혹한 처사를 받았어. 서울공동화정책 같은 제도가 현실성이 없고 머나먼 얘기인 것만은 아니야. 서울공동화정책만큼 개똥삽질은 아니지만 지금 프로배구에서는 수원 한국전력 빅스톰이라는 프로구단이 이거 비슷한 정치논리로 인해 광주로 연고지를 옮기라는 압력을 받고 있어. 그나마 이 경우는 연고지에 대한 최종선택권이 구단에라도 있지, 서울은 사실상 그런 것도 없었어. 연고이전에서 비롯된 감정을 마냥 억누르라는 게 아니야. 하지만 감정을 갖기 전에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본질을 직시하고, 그 다음에 감정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거야. 적어도 이 사건에 대해서 만큼은 감정이 본질을 호도해 왔으니까 말이야. 이것까지 생각했음에도 안양팬들에게 미안함을 느끼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 할 생각은 없어. 다만, 미안함을 나타내는 방법에는 지혜가 필요해. 적어도 처럼 역사를 버린다는 발상은 틀렸어. "안 좋은 거 같아" 같은 어물쩡한 표현이 아니라 역사를 버린다는 발상 보고 "틀렸다"고 답정너 표현을 썼어.

 

 

5.

자연스럽게 를 보자.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 구조는 대충 이런 거 같아.

명제1: 안양 LG 치타스의 역사를 FC서울의 역사로 인정하면 연고이전을 찬성하는 것이다. (A이면 B이다)

명제2: 연고이전을 찬성하는 것이면 패륜이라고 욕을 먹는다. (B이면 C이다)

 

명제1명제2에 따른 결론은 다음과 같아.

결론: 안양 LG 치타스의 역사를 FC서울의 역사로 인정하면 패륜이라고 욕을 먹는다. (A이면 C이다)

 

이 결론의 대우명제는 다음과 같아.

결론: 패륜이라고 욕을 먹지 않으려면 안양 LG 치타스의 역사를 FC서울의 역사로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 (C가 아니면 A가 아니다)

이렇게만 보면 결론이 아주 논리적인 처방인 거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 애초에 명제1이랑 명제2가 논리적으로 틀렸기 때문이지.

 

명제1부터 볼게. 명제1앞 부분(안양 LG 치타스의 역사를 FC서울의 역사로 인정하는 것)은 뒷 부분(연고이전을 찬성하는 것)과 엄밀하게 따지면 논리적으로 무관해. 아예 다른 차원의 문제인거지. 여기 있는 서울팬 아무나 붙잡고 "FC서울이 2019년에 연고이전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세요?"라고 물어봐 봐. 분탕이나 치러온 사람 아니면 당연히 전부 반대하겠지. 서울 팬들이 안양에서 서울로 돌아온 것을 굳이 "연고복귀"라고 하는 사람들은 "연고이전"에 찬성해서가 아니라 "서울공동화정책의 부당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그러는 것인데, 패륜놀이의 프레임에 빠진 사람들은 서울공동화정책이라는 맥락을 잘라버리거나 축소해서 '서울팬=연고이전 찬성론자'인 것마냥 생각하거나 그렇게 생각하게끔 만드는거지. 실상은 그런 사람 한 명도 없잖아? 

 

그리고 보다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38년 구단사에서 8년 차지하는 안양 시대를 지우는 건 연고이전 재발 방지랑 아무 상관 없어. 차라리 중국 슈퍼리그에서 하는 것마냥  연고이전하면 구단 해체시킨다는 규정 때려박는 정도가 아니라면 말이야. 패륜놀이 프레임에 빠져 서울과 제주와 성남을 욕하느니 차라리 이런 식으로 추후의 연고이전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 보완에 힘쓰도록 프로연맹을 압박하는 게 훨씬 건설적일거야. 문제는 그러기 위해서는 건설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리그팬들의 합의가 필요한데  패륜놀이 프레임에 빠진 사람들 때문에 서울팬들이 사실은 연고이전에 반대하는데도 반대한다고 말하기 어려워졌어. 이미 서울을 까지 못해 안달난 사람들이나 2004년론자들 등 패륜놀이의 프레임에 빠진 사람들은 '1983년부터의 구단사 지지하는 서울팬=연고이전에 찬성하는 사람'이라고 선을 그어버렸으니까. 전자는 패륜놀이의 프레임을 만든 장본인이라면 후자는 인지하든 못하든 거기에 동조해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는 셈이야.

 

근데 이걸 떠나서 "역사를 버린다"는 발상 자체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도 지적하고 싶어. 프로축구의 기록과 통계에 어떤 "가치"가 개입되어서 임의적으로 조작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해. 승점 단 1점을 삭감하더라도, 임의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확립된 규정과 절차에 의해서만 이뤄져야 하고 오직 그것에 의해서만 기록과 통계가 유지되어야 해. 마음에 안 든다고 흑역사를 임의적으로 넣고 빼거나 지우면 그건 기록과 통계의 의의를 심각하게 손상시키는 행위야. 연고이전 반대라는 "가치"를 기준으로 특정 역사를 넣고 빼라는 것은 기록과 통계의 원칙을 침해하자는 것이고 본인이 인지하든 못하든 이것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지 보여줄 뿐이야. 이것이 추후의 기록과 통계 원칙에 나쁜 선례만 남길 뿐이라는 건 차치하더라도 말이야. 2004년론자들은, 나처럼 구단의 충청 시대의 역사 때문에 연결고리가 생겨서 서울을 지지하는 팬들을 의도했든 안 했든 무시하고 있으면서 그걸 인식하지 못 한다는거지. 난 결코 내가 특이한 경우라고도 생각하지도 않는 게 우리 부모님 세대 때는 프로야구의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가 과거 연고지가 충청도였다는 이유만으로 아직도 한화 말고 두산 응원하는 분들도 계시고 한화랑 두산 모두 응원하는 분들도 봤어. 제발 무슨 구단의 역사가 일기장도 아니고 본인의 주관대로 넣고 빼고 하는 것을 가볍게 여기지 않길 바라.

 

명제2를 볼게. 참고로 이 글을 쓰는 나는 고향이 충청도인 사람인데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게 명제2는 반례가 존재해. 연고이전을 찬성해도 패륜이라고 욕 안 먹는 경우 많이 봤어. 그런 경우가 어디있냐고? 알지 모르겠지만 대표적으로 충주 험멜 FC라고 지금은 해단한 프로축구단이 있어. 근데 이 구단의 역사를 보면 알겠지만 연고이전의 화신 그 자체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연고이전을 많이 했어. 이 팀에 관심과 애정을 가진 나는 당연히 연고이전에 대해 패륜놀이의 프레임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무슨 욕을 먹을까 조마조마했지만 결국 해단하는 그 순간까지 단 한 번도 경기장에서 연고이전으로 서울처럼 욕 먹는 일이 없더라고. 이게 뭘 의미하는 거겠어? 결국 아까 말한 상대적으로 "착한 연고이전과 나쁜 연고이전"이라는 프레임은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거야. 이걸 두 눈으로 본 이상, 무슨 뷔페도 아니고 선택적으로 까고 싶은 팀만 골라서 까면서 엄청난 명분이 있는 거마냥 말하는 사람들의 전제, 프레임, 논리 전부가 엉터리라고 생각하고 그저 역겨울 뿐이야.

 

결론적으로 명제1은 논리적으로 무관하고, 명제2 역시 반례가 존재하기 때문에 진단에 대해 처방이라고 내놓은 결론 자체도 엉터리라는 것이지. 물론 그런 엉터리 논리를 본인 마음 속에 간직하고 싶다면 그것에 대해 뭐라 할 생각은 없어. 다만, 아까도 말했듯이 그걸 속으로 생각만 하는 거랑 말하는 거랑은 경우가 달라지지. 2004년론자들도 부디 인지하길 바라는 것이, 대개의 경우 본인의 의사나 의도와는 상관없이 패륜놀이의 프레임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동조한다는 것이야. 그리고 이따금 1983년부터 역사가 시작하는 것을 인정하되 패륜이라고 욕하든지, 2004년부터 역사가 시작한다고 주장하되 패륜이라고 욕하지 말라고 양자택일을 하라는 사람도 있더라고? 그런데 패륜이라고 욕을 하든 말든은 패륜놀이의 프레임에 빠져있는 사람들의 "도의적 잣대"가 기준이기 때문에 우리가 뭐라 할 수도 없고, 뭐라 해도 고쳐먹지 않을거야. 그럴거면 진작에 멈췄을 걸? 다만 창단연도가 1983년인지 2004년인지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야. 그건 사실(fact)에 따라서 당연히 1983년뿐인 거야. 이걸 계속 양자택일의 문제로 몰아가는 것도 문제가 있어. 1983년이 창단연도가 맞고, 그거 때문에 서울팬이 패륜이라고 욕 먹을 이유도 없는 게 맞는거지.

 

 

6.

그렇다면 누구도 보지 못했다는 전설 속의 안양팬들의 '피눈물'을 모른 채 하는 냉혈한인 서울팬만 남아야 하냐고?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 아까도 말했듯이 서울공동화정책의 부당성을 인식하고, 구단이 서울로 연고복귀한 것이 갖는 특수성을 이해한다는 가정 하에서 안양팬들에게 얼마든지 미안함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 여기서 나아가 서울팬들이 느끼는 그런 미안함을 나타내되 사실(fact)을 왜곡하거나 손상시키지 않는 방법에 대한 지혜가 필요한거지. 안양팬들의 슬픔을 헤아리되, 안티서울 자체가 목적인 사람들에게 휘둘리지도 않을 지혜 말이야. AFC의 슬로건이 One Goal, One Asia인데 패륜놀이의 프레임 때문에 K리그는 하나가 되기는커녕 혐오만 양산되고 있잖아? 이제 그걸 극복하기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여기서부터는 내 개인적인 제안이야. 앞선 내용들은 객관적 사실들을 다루기 때문에 무시하지 말고, 반박하고픈 내용이 있으면 내가 기꺼이 존중하는 마음으로 얼마든지 재반박할 수 있어. 하지만 여기서부터는 일개 팬의 생각이니 무시해도 좋아. 그냥 이 사건을 오랫동안 살펴본 1인으로서 떠오른 생각들의 정리 정도로 봐 줘.

1. FC서울 구단이 나서서 창단연도는 1983년이라고 명시한다. 상암 시대의 개막이라는 걸 의미하는 선 하에서 2004년은 재창단연도로 부르되,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엠블럼에서는 "1983"만 들어가도록 수정한다. 그리고 1983년 이후의 기록과 통계를 모두 공식 홈페이지에 업데이트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과거의 기록은 더더욱 과거의 기록이 되어 이 작업은 어려워지므로 가능하다면 기록과 통계의 업데이트를 우선적으로 한다.

 

2. FC서울의 상암 시대 이전의 기록 역시 구단의 역사임을 분명히 밝힌다. 따라서 각종 기록 및 우승 트로피는 구단 역사의 일부로 구단에 귀속된다. 다만, 이 때의 기록과 역사가 구단만의 배타적인 전유물은 아니며 당시 충청, 동대문, 안양의 팬분들의 역사이기도 함을 분명히 인정한다. 가령, 부천FC 1995가 니폼니시 감독을 초청하였듯이 안양FC 역시 안양 시절의 기록과 통계가 안양축구사의 일부라고 말할 수 있음을 존중한다. 또한, 이전에 있었던 연고지의 축구팬들에게 일관되게 우호적인 태도를 갖춘다.

 

3. FC서울은 연고이전을 반대하는 제도를 보완하는 데 선도하는 구단으로 활동한다. 또한 여타의 구단들보다도 서울 연고지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사회공헌활동에 힘쓴다. 이건 이미 구단이 꾸준히 해오던 것이지만 앞으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이 부분에 더욱 신경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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