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의눈] ‘심판 매수’ 단어가 쉬워진 K리그
문제는 이를 두고 FC서울이 심판을 매수했다는 말은 너무도 쉽게 내뱉는다는 점이다. FC서울이 심판을 매수했다는 근거나 정황은 없다. 그저 심판 판정에 이득을 봤다는 이유로 쉽게 헐뜯고 매도한다. 이 모두 명백하고 심각한 명예 훼손죄(형법 307조 공연히 구체적인 사실이나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나 법인, 단체를 훼손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에 해당한다.
이는 FC서울에만 국한한 것이 아니다. 최근 K리그 팬 사이에서 심판의 판정 또는 오심에 따라 특정 및 불특정 구단을 향해 ‘매수 구단’이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한다. 사실 여부나 정확한 근거도 없다. 그저 상대 구단을 비난하기 위해 내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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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도 쉽게 심판 매수라는 말을 꺼내서는 안 된다. 사실 관계 확인도 없이 쉽게 내뱉는 한 마디가 K리그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 명예를 깎아 먹는 팬을 과연 K리그 팬이라고 할 수 있을까. 비난을 위한 비난은 없어져야 한다.
최근에 유입된 리그팬들(특히 뉴비 대구팬들)은 매수경남과 매수전북의 '심판 매수' 때문에 K리그가 말 그대로 아작날 뻔했던 사실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는 거 같아.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뉴비에는 연령이 상관없어. 나이 적은 꼬맹이도, 나이 많은 어르신도 얼마든지 신규 유입팬일 수 있지. 이건 나 개인의 편견일 수도 있는데 나이가 너무 적거나 많은 신규 유입팬들이 특히 편파판정이랑 심판매수를 너무 안일하게 묶어서 보는 거 같아.
편파판정은 말 그대로 연맹의 심판들이 판정자질이 부족한 문제야. 그것이 편파적이라는 것 역시 그러한 자질의 일부이고. 문제는 심판매수는 자질의 문제가 아니라 범죄의 문제란 것이지. 즉, 아예 다른 차원의 이야기란 것이지. 최근에 울산전 리포트카드에서도 적었지만 편파판정이랑 심판매수를 구분하는 것은 중요해. 양자를 구분하지 않고 애매모호하게 근거도 없이 묶어서 비판하는 것은 가해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논의를 흐리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지. 편파판정의 경우는 책임이 문제의 판정을 내린 심판과 그런 심판을 관리하는 연맹에 있는 반면, 심판매수의 경우는 책임이 심판매수를 범한 당사자들에게 있어. 이건 아주 중요한 차이점이야. 부디 서울팬들은 양자를 구분하지 않는(혹은 구분할 줄 모르는) 이야기에 매몰되지 않기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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