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아빠) 고기쌈 샐러드는 사드세요... 제발
오늘은 양푼과 프라이팬을 식탁까지 가져와서는 먹기는 접시에 덜어서 먹는, 스케일이 좀 큰 고기쌈 샐러드를 만들어 볼 거에요. 먼저 마트에서 파는 모듬 쌈채소를 흐르는 물에 잘 씻어줍니다. 겨울이라 너무 찬 물이 나와서 씻는데 손이 너무 얼얼했어요. 다음은 고기입니다. 소고기는 맛이 없지만 집에 있는 고기가 우삼겹뿐이니 프라이팬에 잘 구워 주도록 합니다. 우리 집에는 에어프라이어는커녕 김오븐도 없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자 그럼 고기를 굽는 모습입니다.
소고기는 맛이 없지만 비주얼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구우면서 중간중간 MSG에 필적하는 사기 재료죠, 마트에서 파는 스테이크 시즈닝을 신나게 뿌려줘서 짭짤한 맛도 좀 더해줬습니다. 이제 고기를 내놓고 어머님 친구분께서 주신 샐러드 소스를 쌈채소에 잘 버무려주면, 이런 녀석이 나옵니다.
나름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놈이 나왔습니다. 어머님이 직접 까주신 귤도 넣어서 상큼함을 좀 더해줬고요, 이제 개인 접시에 담아서 먹으면 끝입니다.
플레이팅이 좀 대충이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배가 너무 고파서 그만 허겁지겁 담아서 먹었거든요. 우삼겹은 아직 심심한 맛이어서 남은 샐러드 소스에 좀 찍어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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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쌈채소 한 팩을 다 담아서 내놓는 바람에 거의 절반이 남았거든요. 거기다 민들레잎은 얼마나 쓰던지... 에스프레소 쓰리샷보다 더 쓴 맛은 저는 살면서 처음 겪었습니다. 더군다나 고기도 망했습니다. 모양을 좀 내보겠다고 프라이팬째로 식탁에 갖다놨더니, 바닥에 기름이 남는 바람에 먹기가 좀 그렇더라고요. 실로 멍청한 선택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럼 여기서 문제점을 개선하자면 쌈채소는 민들레잎이 없고 양이 적당한 걸 골라서 사고, 고기는 접시에 따로 담아서 가져오고 채소 양을 잘 조절해야 하는데,
그러니까 여러분은 그냥 고기 샐러드 완제품을 레스토랑이나 편의점에서 사 드시는 게 낫습니다. 프라이팬과 양푼에 앞접시 4개로 설거지도 너무 늘었고 남은 쌈채소가 골칫거리가 된 것까지 생각하면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무슨 말인지 잘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오늘 준비한 글은 여기까지고요, 저는 다음 번에 더 재밌고 유익한 집밥북선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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