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진의 장단점 분석
스트라이커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대부분 ‘득점력’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스트라이커는 무엇보다도 득점을 요구받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득점력이 좋아지려면 선수는 무엇을 노력해야 할까? 몸싸움이나 헤더, 속도 등 여러 가지 답이 나올 수 있지만, 필자는 공간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대 수비가 없는 공간에 들어간다면 편하게 헤딩을 시도할 수 있고 불필요한 몸싸움도 줄일 수 있다. 또한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공간을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FC서울에서 공간 이해도가 높은 스트라이커는 누가 있을까? 필자는 이 질문에 김신진이라고 답하고 싶다. 몸싸움을 피하지 않고 투쟁심 넘치게 부딪치는 김신진이 공간을 잘 이해하고 활용한다는 말이 와닿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35라운드 수원FC와의 경기를 통해 김신진의 공간 이해도와 단점을 알아보고자 한다.
1. 김신진의 공간 이해도
필자는 4개의 상황 속 김신진의 모습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전반전 6분 상황이다. 수비가 걷어낸 볼을 팔로세비치가 받았고 전진하고 있었다. 팔로세비치는 한승규 혹은 김신진에게 패스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었고 상대는 팔로세비치를 고립시켜 볼을 뺏으려 했다. 김선민(DM)이 한승규에게 패스하는 길목을 막는 동시에 신세계(CB)는 김신진에게 패스하는 길목을 막았다.
이때 신세계 뒷공간이 노출되었고 이를 빠르게 확인한 김신진은 빈공간으로 침투해 패스를 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김신진이 신세계의 뒷공간으로 침투하게 되자, 신세계는 역동작에 걸리며 김신진을 놓쳐버리게 된다. 신세계가 놓친 김신진을 막기 위해 우고 고메스(CB)가 따라가게 되었다. 이 뒷공간으로 한승규가 중앙으로 침투해 서울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두 번째 상황은 나상호가 패스를 받기 위해 안쪽으로 침투하는 상황이다. 윌리안도 중앙으로 좁혀 위치했다. 수원FC 선수들 앞에 3명의 ‘중앙’ 공격수가 생긴 격이다. 바로 밑에는 한승규가 위치했다. 팀 동료들의 위치를 파악한 김신진은 나상호가 위치해야 할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만약 김신진이 남아 있었더라면 중앙에만 4명이 위치하는 상황이었다. 수원FC가 좁게 수비하고 있는 상황 속 중앙에 선수가 밀집한다면 당연히 후방에서만 볼이 움직이게 된다.
오히려 김신진이 오른쪽으로 빠져주면서 사이드를 통한 공격이 가능했다. 윙어가 좁혀서 중앙에 위치하자 수원FC의 4백은 더 좁히기 시작했다. 기성용이 윌리안에게 패스할 때도 윌리안에게 2명의 선수가 붙어서 수비할 수 있었다. 좁힌 수비진을 상대로 김신진이 터치 라인까지 벌려있자 측면 공간이 노출되었고 윌리안의 긴 패스를 통한 공격이 시도되었다.
세 번째 장면이다. 측면에서 윌리안이 볼을 잡았다. 기성용이 오른쪽 측면으로 침투하자 김선민(DM)이 같이 따라갔다. 이러면서 수원FC의 수비진과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이 만들어졌는데, 김신진은 빠르게 파악 후, 볼을 받아주러 움직였다.
김신진이 이 위치에서 볼을 잡고 버텨줬다면, 서울에게는 더 좋은 공격 장면이 만들어졌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볼 장면은 비욘 존슨의 골 장면이다.
박수일이 언더래핑으로 들어가면서 우고 고메스가 따라 들어간다. 박수일의 움직임으로 두 센터백의 사이가 벌어졌고 김신진이 이 공간으로 찾아 들어갔다. 윌리안의 크로스를 원터치로 슈팅했지만 골 포스트 맞고 나왔고 비욘 존슨이 밀어넣으면서 득점에 성공한다.
김신진은 박수일의 움직임에 의한 공간이 생기는 것을 보고 바로 손을 들어 윌리안에게 패스를 요구했다.
이 움직임 하나로 왼발 슈팅을 이어갈 수 있었으며 비욘 존슨에게도 공간이 만들어졌다.
2. 김신진의 단점
모든 선수가 완벽하지 않듯, 김신진에게도 단점이 보인다.
첫 번째 단점은 기술력이 부족하다. 이번 시즌 26경기 5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김신진이지만 결정력이 부족하다. 전반전 39분에 찾아온 세컨볼 찬스를 놓치기도 했으며, 71분에는 윌리안이 올린 크로스를 놓치기도 했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세 번째 장면을 비롯해 불안정한 터치로 인해 공격을 이어가지 못하거나 애매한 크로스를 올리는 등 정교한 킥을 찰 수 있게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두 번째 단점은 수비 상황 속 판단력이 낮다. 9월 30일에 열린 수원FC와의 경기에서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해 PK를 헌납했다. 필요 없는 행위로 주지 않아도 되는 PK를 헌납해 서울은 경기를 놓쳤다. 이번 경기 첫 실점 장면에서 김신진의 판단이 아쉬웠다.
좁은 공간에 서울 수비들이 밀집해 있었다. 로페즈가 패스를 받고 원터치로 윤빛가람에게 내줬다. 이영재는 아무도 견제하지 않았고 압박이 없는 상황에서 이영재가 볼을 받아 스루패스를 넣어주게 된다. 이 스루패스를 통해 윤빛가람이 컷백 크로스를 올렸고 로페즈가 득점할 수 있었다.
서울 선수들은 이영재를 견제하지 않았고, 이영재에게 패스가 이어졌을 땐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필자가 이 장면에서 김신진을 비판하고 싶은 부분은 다음과 같다.
로페즈가 볼을 잡을 때 상황이다. 팔로세비치는 좁은 공간에서 함께 압박하고 있었고 기성용은 측면 선수를 견제하러 갔었다. 한승규는 오스마르의 뒷공간을 커버하려 움직이고 있었다. 이영재를 견제해주고 괴롭혀야 하는 선수는 김신진이었다. 김신진은 이영제를 견제하지 않았고 이 부분에서 실점이 이어졌다. 아쉬운 수비 판단력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3. 마무리
필자는 김신진을 높은 잠재력이 있는 선수라고 평가한다. 기술력이 부족하고 수비에서 판단이 아쉽다는 단점이 있지만, 김신진을 기용하면서 많은 공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떄문이다. 또한 이 선수가 가지고 있는 투쟁심과 몸싸움 능력 등 동나이대 선수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선수 생활을 이어가면서 기술력을 향상시킨다면 FC서울을 대표할 스트라이커로 성장하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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