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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록 title: 도지떡상윤일록 84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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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마르, 2014년부터 서울의 수비를 든든히 지킨 그가 떠났다. 중간에 임대를 다녀온 기간을 제외해도 9년을 서울에 헌신한 그다. 몇 년간 부진을 뒤로 한 감독 교체와 그에 따른 베테랑들과의 이별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으나, 당장 올해에도 주장으로 팀을 이끌며 35경기를 뛴 그와 이별을 맞닥뜨리는 일은 예상하기 어려웠다.

FC서울은 최근 여러 정겨운 이름들을 하나둘씩 떠나보내고 있다. 2021시즌이 끝나고 원클럽맨이 유력했던 유상훈, 그리고 10년 반을 서울에 헌신한 박주영과 이별해야 했다. 당장 올해 초에도 원클럽맨 후보였던 고광민을 말레이시아로 떠나보냈다. 이해할 수 없는 결정들은 아니었다. 냉정히 선수들이 당시 주전 멤버가 아니었고, 노쇠화된 팀을 '리빌딩'할 필요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2024시즌에 오스마르와 동행하지 않기로 한 결정 역시, '리빌딩'이라는 목적 하에서,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스마르의 이적 소식은 유독 씁쓸함을 남긴다.

오스마르가 누구인가. 오스마르는 2014년, FC서울 최고의 외국인 선수인 아디의 대체자로 한국 땅을 밟았다. 돌이켜보면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팬들이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수준이 낮은 태국에서, 그것도 아디의 대체자를 영입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실력으로 그의 가치를 증명했고, 꾸준히 주전으로 활약했다. 2016년에는 구단 최초의 외국인 주장으로 팀의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한편 2018시즌을 앞두고 황선홍 감독은 오스마르를 자신의 '빠른 축구'에 적합하지 않다며 일본으로 임대를 보낸다. FC서울은 황선홍 감독의 자진사퇴 속 승강플레이오프에서 겨우 잔류에 성공했고, 오스마르는 FC서울로 복귀해 재계약을 체결하며 2019시즌을 준비한다.


K리그를 그리워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FC서울과, 서울에서 뛰는 것을 그리워했다.

2019년 4월, FC서울 복귀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답하며

2019년, 서울은 돌아온 최용수 감독과 여러 선수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리그 3위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한다. 그 중심에는 오스마르가 있었고, 팬들은 돌아온 레전드 감독과 선수가 과거의 영광을 재현시킬 것에 이견을 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절망스럽게도 2020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서울은 9위-7위-9위-7위라는 암울한 4시즌을 보냈다. 그중에는 정말 강등이 코앞이었던 시즌도 있고, 성공을 달리다 나약하게 추락해버린 시즌도 있었다. 그 사이, 변화의 바람이 불며 많은 정겨운 이름들이 떠나갔다. 구단은 이제 오스마르도 그 바람을 따라가야 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

분명 오스마르가 올 시즌 보여준 모습은 과거의 그가 아니었다. 2로빈 (~22R)까지는 정말 철인의 모습이었으나, 3로빈(23R~) 즈음부터 뭔가 지친 기색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점차 태클 미스와 그로 인한 경고, 역습 허용이 잦아졌다. 점차 패스 미스까지 더해졌고, 37R에서는 서울 커리어 9년 만에 무리한 백태클로 첫 퇴장을 당하기도 한다. 오스마르가 3년, 아니 2년만 더 젊었더라도, 경고를 받는 선에서 무난하게 끊어냈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전성기의 그가 아니다. 오스마르는 분명 나이가 들었고, 노쇠했다. 팬들의 눈에도 몸이 따라주지 않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만 누군가가 오스마르가 노쇠했기 때문에 그를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서울은 이한범이 잠시 활약했던 기간을 제외하면 거의 1년을 내내 김주성-오스마르 조합을 가동했다. 1988년생의 선수에게 1년 내내 100%의 컨디션과 경기력을 기대하는 것은 과욕에 가깝다. 휴식을 취한 후, 분명 다음 시즌에 상암에서 활약하는 오스마르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쉽게도 내 생각이 현실이 되진 못했다.

FC서울에서의 시작과 끝을 모두 지켜봤기에, 오스마르는 내게 특히나 의미가 깊은 선수이다. 그래서 그와의 이별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하지만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팀이 성공하는 길에 레전드 선수가 도움이 되지 않거나 더 나은 선수가 있다면, 레전드 선수를 보내는 것은 분명 옳은 결정이다. 다만 서울은 최근 그러지 못했다. 성적도 놓치고, 전설들도 허무하게 떠나보냈다. 이번에는 그러지 않기를, 서울의 결정이 옳은 결정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하지만 언젠가 여기서 은퇴하고 싶다. 그게 내 꿈이다.

이곳에서, 그리고 한 클럽에서 10년을 뛸 수 있다면 행복하게 커리어를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2022년 2월, FC서울이 마지막 클럽이냐는 질문에 대한 오스마르의 답변.

이 팀이 계속 하위권에 있을 때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물론 300경기는 좋은 기록이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이 팀이 다시 좋아졌을 때 은퇴하고 싶을 뿐이다.

나에게 서울은 '모든 것'이다.

2022년 10월, FC서울 소속 300경기를 기념하는 구단 인터뷰 중.


오스마르는 FC서울에서 은퇴하지 못한 채 서울을 떠났다. 서울을 다시 정상으로 올리고 싶었던 그의 꿈도 이뤄지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오스마르는 서울의 마지막 전성기를 이끌었고, 또 긴 암흑기를 지탱한 선수였다. 팀이 망가져가는 상황에서도, 서울의 '믿을맨'과 '희망'은 항상 오스마르였다. 서울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고군분투한 선수였고, 또 진심으로 서울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인 선수였다. 무너져가는 팀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준, 그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하고 싶다. 그리고 이렇게 떠나보내서 미안하다는 말도 전해주고 싶다.


2018시즌을 앞두고 일본으로 잠시 떠나며 오스마르는 위와 같이 말했다.

그리고 서울을 떠난 오늘도, 안녕이 아니라고,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비행기에 올랐다.

부디 다시 서울에서 다시 마주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

그때는 지금과 달리, 서로가 서로를 진심으로 웃으며 바라볼 수 있길 소망한다.

지금의 작별이, 엔딩이 아니기를 바라며.

VAMOS. CAPTAIN.

I was aiming for the glory days that we once lived together, I really wanted to have those feeling again.

I feel ashamed that I couldn't deliver them to you and now the time is running out.

한때 함께 살았던 영광의 날들을 목표로 하고 있었는데, 그런 감정을 꼭 다시 갖고 싶었어요.

그때를 여러분께 전해드리지 못해 부끄럽고, 이제는 시간이 촉박해요.

2023시즌 FC서울의 하위스플릿이 확정된 후, 오스마르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It was my desire to retire here but football part us away for now.

Unbelievable experience you gifted me.

I wish I could say bye to all the people who texted me so I will just say

THANK YOU ALL FOR AN INCREDIBLE JOURNEY.

2023.12.21, 오스마르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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