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이 익수볼에 대응하는 방법, 이를 안익수가 다시 받아치는 방법

최근 4경기에서 모두 퇴장이 나올 정도로 항상 전술싸움보다는 양 팀 선수들과 팬들의 감정싸움이 우선이었던 경인더비가 오늘은 순수 100퍼센트 전술싸움으로 끝났는데,

일단 보닌은 익수볼에 대응한 인천의 경기 컨셉에 상당히 놀람.

조성환은 익수볼이 대구전에서 보여준 하프스페이스 공략을 막는 걸 최우선으로 했음.

상대방의 공을 중앙에서 놀지 못하게 하면서 서울 선수들을 최대한 측면으로 빼고, 서울의 세명이서 만드는 특유의 트라이앵글 패턴으로 안으로 파고 들어가는 움직임을 막기 위해서 무려 네 명이 압박에 들어가 있는 모습이 자주 포착됨.

전반전 하이라이트를 보면 서울이 하프스페이스를 공략하지 못하도록 인천 선수 4명이 압박에 들어가서 공을 잘라내는 모습이 보임.

후반전에도 이런 압박 시퀀스는 굉장히 잘 먹혀들어서 서울 선수들은 계속 U자형 빌드업만 반복하면서 공을 뒤로 뺐다 넣다만 반복함.

그렇다면 여기서 인천의 공격 패턴은 어떠했나?

다른거 없음. 이렇게 빈 공간을 확인하고 높아진 수비라인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롱볼을 주로 찔러줌. 인천은 롱볼을 뿌려서 전방의 김도혁-홍시후(송시우)-무고사에게 연결해주는 패턴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장면이 전반 내내 나옴.

비록 인천도 대구만큼이나 익수볼의 높은 옵사이드 라인 때문에 오프사이드가 많이 걸리긴 했지만, 어쨌거나 홍시후의 선제골도 이러한 롱볼 패스에서 유발되었으니 인천의 익수볼 공략은 결과론적으로는 상당히 성공적이었음.

이날 인천에서는 서울 출신의 두 미드필더인 이명주-여름의 활약이 좋았는데, 특히 실전 감각이 더 좋은 여름의 폼이 굉장히 좋았음.

인천은 마치 작년 시즌의 욘스처럼 서울이 하프스페이스를 공략하지 못하도록 패스 길자리에 선수들을 빽빽하게 심어놓고, 간단한 롱볼로 공격을 전개해나가는 방식으로 60분까지는 거의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서울을 고전하게 만듬.

이렇게 고전을 면치 못하던 안익수는 의외로 교체 카드를 굉장히 일찍 가져가면서 변화를 줬는데, 바로 팔로세비치와 강성진을 빼고 지동원과 김신진을 투입하면서 4132라는 무지막지하게 공격적인 포메이션으로 전체적인 운용을 바꾼 것.

지동원의 공을 받으러 내려오면서 반대쪽으로 공을 전개해주는 능력은 말할 것도 없고, 김신진이 찬스를 놓친 그 장면에서도 보면 빽빽한 인천 수비들 사이에서 볼 간수력을 보여주며 동시에 정확하게 우리 선수에게 연결해주는 걸 보면 ‘아 왜 그렇게 많은 해외 감독들이 이 선수가 결정력이 떨어짐에도 서로 쓰고 싶어 안달이었구나’라는 생각이 확신이 됨. 직관 가서 직접 느껴보니 그냥 클래스가 다른 선수.

김신진은 선문대 시절 익버지의 페르소나로, 익수볼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음. 특히 실제로 보면 상상 이상으로 피지컬이 무지막지하게 좋고 신체 밸런스가 상당히 잘 잡혀있음. 국대 조규성 느낌 물씬 남.

김진야의 동점골 장면에서 의외로 김신진이 기여한 게 있었는데, 바로 인천 수비수의 패스를 끊는 자리에 잘 위치해줘서 순식간에 전방 숫자 우위로 역습을 전개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준 것. 김신진이 그 자리에 없었다면 무리 없이 연결됐을 패스를 전방 숫자를 늘린 덕분에 끊을 수 있었고, 서울이 그 공격 숫자 우위 상황을 그대로 살려 들어가면서 아주 스무스하게 김진야의 동점골로 연결될 수 있었음.

직관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보느라 대충 직관하면서 느꼈던 전술적 포인트는 이 정도. 개씹창 잔디를 제외하면 둘다 확실한 전술 색깔을 보여주고 서로의 대응도 매우 좋았던 수준 높은 명품 경기를 보고 왔다는 사실만큼은 만족함.

P.S. 

https://m.fmkorea.com/4378615816 짤 있는 버전은 요기로 보러 가셈(짤이 안올라가 도저히ㅜㅜ)

개씹축알못이 직관 가서 직접 느낀 오늘자 경인더비 웅장한 전술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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