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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알쓸신설)👉 그리고 신의손도 있었다.

title: 루피서훈이 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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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도 쓸데없고 신기하지도 않은 서울이야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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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C서울의 수문장하면 누가 떠오르시나요? 양한빈, 유상훈, 유현, 김용대, 김호준, 김병지 등등 우리의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수 많은 걸출한 골키퍼들이 있을겁니다. 근데 이 쟁쟁하고 대단한 기량을 뽐내던 골키퍼들 사이에 '신의손'도 있었다는 것을 아시나요? 혹시나 신의손이라는 골키퍼를 이름만 들어봤거나 아예 '엥? 서울 코치로 온다더니 서울 출신이었어?'하시는 분들이 있었을까요? 아니면 아예 신의손이라는 선수의 존재를 몰랐을 수도 있겠네요. '신의 손 그거 마라도나, 수아레즈, 펠라이니 아니야?' 그래요 신의손 골키퍼 너무 오래 전 이야기니까요. 그래도 우리와 신의손 사이에는 아주 찐-한 낭만이 있는데 한 번 들어보실래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북붕이들 우리의 골문을 지켜주던 수호신에는 양한빈, 유상훈, 유현, 김용대, 김호준, 김병지 그리고 신의손도 있었습니다. 


 K리그는 외국인 골키퍼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 1999년도 부터요. 덕분에 J리그에서는 한국산 골키퍼에 대해 '믿고 쓰는'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하죠.  매년 좋은 능력을 가진 골키퍼가 쏟아지고 팀 별로 국대급 기량을 갖춘 NO.1들이 즐비합니다. 근데 이 규정이 생긴 것이 1999년도라고 했죠? 맞아요. 전에는 K리그에도 외국인 골키퍼들이 활약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당신 안양LG)에도 샤브첸코라는 선수가 잠시 뛰기도 했었죠. 근데 왜 갑자기 K리그에 '외국인 골키퍼는 안돼! 금지야 금지!'가 됐을까요. 네 다들 예상했겠지만 이 규칙 제정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선수가 바로 신의손 선수입니다. 


 신의손. 다시. 발레리 콘스탄티노비치 사리체프 선수가 일화 소속으로 K리그 무대에 첫 등장한 때는 1992 시즌입니다. 그럼 사리체프 골키퍼가 K리그의 첫 외국인 골키퍼 인가요? 아니요. 최초는 90년도에 역시 일화에서 뛰었던 마르첼 러저레아누라는 루마니아 골키퍼입니다. 사리체프 선수가 최초의 외국인 골키퍼 선수는 아니지만 사리체프 전과 후로 K리그 구단들의 용병 선발에 대한 기조가 180도 바뀝니다. K리그 역사의 한 획을 그은거죠. 이 소련 연방에서 날아온 (현재는 소련 연방 해체 후 타지키스탄) 골키퍼는 잘해도 너무 잘했거든요. 


 첫 시즌 사리체프의 기록은 40경기 31실점! 그리고 일화는 이 해 창단 이래 처음으로 리그에서 승이 패보다 많은 시즌을 보냈으며 30경기 21실점을 기록하며 골키퍼 한 명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체감하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리체프는 91년 이미 소련 최고의 골키퍼상을 받은 검증된 자원이었으며 33살이지만 골키퍼라는 포지션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전성기 한 가운데 있는 선수였습니다. 93시즌부터 95시즌까지 사리체프는 3시즌 연속 0점대 실점률을 기록하며 일화의 리그 3연패를 이끌어냈고 92년부터 95년까지 4년 연속 리그 베스트 11을 차지합니다. 이를 지켜본 유공이 93시즌 불가리아 국적의 골키퍼 토체프를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95 시즌에는 리그의 참가한 8개 구단 중 현대 호랑이와 LG치타스를 제외한 6개 구단이 외국인 골키퍼를 기용하게 되죠. 


 그래서 결국 연맹이 국산 키퍼의 실력 향상을 위해 리그에 외국인 골키퍼 출전 제한을 97년부터 도입하다가 99년에는 전면 출장 금지로 규정이 바뀝니다. 95년까지 왕조를 이룩했던 일화 천마는 96년부터 천안으로 적을 옮긴 이후 성적이 곤두박칠 치고 있었고 사리체프도 96~98년까지 팀 상황과 출전제한이 겹치면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가 외국인 골키퍼 전면 제한이 시행된 98년 시즌 이후 일화 천마를 떠나게 됩니다. 사리체프의 나이는 39살. 은퇴를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나이였죠. 


 하지만 여기서 서울과의 낭만이 시작됩니다. 사리체프는 한국이 너무 좋았고 떠날 마음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선수로서는 더 이상 한국에서 뛸 수가 없었죠. 외국에서도 더 이상 받아 줄 팀이 없었습니다. 이 때 안양 LG의 조광래 감독이 사리체프에게 연락을 해 팀의 '골키퍼 코치'를 제의합니다. 사리체프는 99년 안양 LG 치타스에 골키퍼 코치로 정식 합류하죠. 하지만 이 방법도 안양 LG에게 효과적이지는 못했습니다. 99시즌 안양 LG는 27경기 52실점을 기록하며 9위를 기록합니다. 실점이 대전에 이어 리그에서 두번째로 많았죠. 임종국 키퍼와 김봉수 키퍼도 흔들렸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이를 해결할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죠. 그러다 문득 한가지 수가 생각납니다. 


 바로 골키퍼 코치 '사리체프'였죠.


불혹의 나이였지만 사리체프는 팀 훈련에서 골키퍼를 자처하며 뛰면서 연습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등 꾸준히 기량을 유지하고 있었고 누구보다 경기에 뛰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그런 사리체프를 유심히 지켜보다 00시즌을 앞둔 어느 날 한 마디를 툭 건넵니다.


"헤이 체프 골키퍼 다시 할래?" 


사리체프는 당연히 '뭐라는거야...??'라고 생각하며 농담으로 넘겼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주일 후 조광래 감독이 다시 사리체프에게 '전에 말한거 생각해봤어?'라고 물어볼 때야 진담인 걸 느꼈다고 하죠. 하지만 문제는 규정이었습니다. 사리체프는 외국인. 타지키스탄 국적의 외국인이었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이를 타개할 묘수로 '귀화'를 권유했습니다. 사리체프는 경기에 뛰고 싶었기에 흔쾌히 허락했고 전지훈련단이 키프로스로 떠난 사이 한 달 동안 귀화시험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합격했습니다. 사리체프는 구리 신씨의 시조인 '신의손'이 공식 이름이 됐습니다. 별명이 진짜 이름이 된 것이죠. (**신의손 코치님은 아직도 한국말을 잘 못합니다. 본인은 귀화시험 통과의 원인을 방송국에서 귀화시험을 보는 자신을 취재왔고 면접관이 그걸 보고 긴장하여 쉬운 문제 두 개를 물어보고 붙여준 것 같다고 😅)


 00시즌 신의손은 부족했던 준비기간이 무색하게 대활약을 펼칩니다. 리그와 대한화재컵에서 32경기 35실점을 기록하며 2년간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활약하죠. 리그에서는 24경기에서 21실점만을 허락하며 0점대 방어율을 다시 찍습니다. 그리고 9위였던 팀을 우승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합니다. 전 시즌 52실점의 팀이 단 27실점만을 기록하며 리그 최저 실점 팀으로 변모합니다. 


 00시즌 말 십자인대 부상을 입지만 금세 재활에 성공하여 01시즌에는 다시 리그, 리그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등 무려 39경기에 출장해 단 32실점을 기록하며 0점대 방어율을 또 한 번 기록합니다. 신의손 활약에 힘입어 안양LG는 리그 준우승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달성(?)하죠. 


 이런 회춘한 활약을 인정받아 신의손은 41살과 42살의 나이에 00시즌과 01시즌 다시 한 번 리그 베스트 11을 수상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신의손은 이후 02년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다가 03년부터 점차 기량이 쇠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04년도에는 리그컵에만 나선 후 05년도 46살의 나이로 은퇴합니다. 은퇴식 장소는 05년 05월 01일 상암월드컵경기장. 파란만장했던 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신의 손'은 그렇게 서울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났습니다. 


 은퇴 이후 신의손은 제자들을 가르치는데 많은 힘을 쏟았습니다. 무료로 유소년을 지도하러 전국을 다니기도 하고 경남FC, 대교, U-20, U-23 대표팀, 부산 아이파크, 안양FC 등에서 골키퍼 코치를 지냈으며 현재는 김해시청 축구단 골키퍼 코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누군가가 서울의 대표 골키퍼를 묻거든. 한 번쯤(?)은 양한빈도 김용대도 유상훈도 있었지만. 신의손도 있었다고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의 이야기 끝-☆


**신의손 TMI. 

- 신의손은 한국인, 아내는 러시아인, 딸은 캐나다 국적, 아들은 미국인 모두 국적이 다르다😳

- 토르페도 모스크바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신의손은 1988년 소련 올림픽 대표팀으로 서울에 올 뻔 했으나 소속팀에서 자신의 후보였던 알렉세이라는 선수에게 밀려 오지 못했다. 이 알렉세이는 이 후 전북에서 4년간 활약한다. 이 당시에는 소련 내 민족정치로 이런 대표팀 차출 논란이 꽤 있었다고😅

- 93년 세운 8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이운재가 7경기로 깰 '뻔'했다.) 또 하나 깨지지 않는 기록은 PK 미실점율 32.4%

- 신의손은 연속출장기록 3위(136경기) 보유자이다. 2위는 이용발(151경기), 1위는 김병지(193경기)

- 최고령 출전 기록 (44년 7개월 6일), 무실점 기록(114경기) 는 모두 김병지가 처음으로 깼다.이 무실점 기록은 그 이후로 이운재, 김용대, 최은성이 넘어 현재는 5위에 랭크중이다. 

- K리그 30주년 베스트11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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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본인 격리중💦 다들 몸 건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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